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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시완, 연기 10년 늘 배움의 장이었던 현장

입력 2022-03-29 14:48 수정 2022-03-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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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임시완
배우 임시완(33)이 웨이브 오리지널·MBC 금토극 '트레이서'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완주시켰다. 자체 최고 시청률 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고, 웨이브에선 신규 가입자 수가 시즌2 오픈 첫 주에 시즌1보다 약 204% 포인트 증가했다. 시즌1까지 덩달아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역주행하고 있다.


연기 생활 11년 차, 올해로 만 10년이 됐다. 지난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 아역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연기돌'로 우뚝 섰다. 영화 '변호인'(2013) 드라마 '미생'(2014)을 거쳐 배우로 발돋움했고 끊임없는 작품 활동으로 연기 실력을 다졌다. 발성과 발음 여기에 캐릭터를 섬세하게 살리는 기술까지 탁월해 임시완의 연기가 볼 맛이 난다는 호평 속 날로 발전 중이다. 특유의 뻔뻔함과 똘끼로 무장한 황동주 캐릭터 역시 잘 소화한 임시완은 "의외성이 많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출연을 선택하기 앞서 대본을 봤다. 기획의도부터 대본까지 빽빽하고 권수도 상당했다. 배우로서는 고생길이 훤한 작품이라 내게 출연 제의가 없었으면 좋겠다 싶더라. 글자가 빽빽하다는 건 외워야 할 것도 많고 할 것도 많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대본을 읽어보니 글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과 철두철미함, 몇 년간의 노력이 보였다. 이런 웰메이드 대본을 보고 선택하지 않는다면 배우로서 사명감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 할 수가 없었다. 작가님의 밀도 있는 시간이 온전히 담겼더라."

-극 중 황동주 캐릭터와 닮은 점이 있나.

"동주의 기본적인 성향은 불의에 있어 참지 않는다. 정의를 실현하는 것에 있어서 방법이 다채로운 것인데 어떨 때는 깐족거리고 어떨 때는 좀 과격하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이것이 실제로 발현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차이는 있는 것 같다. 동주는 늘 확신에 차 있기 때문에 그 점이 똑 닮았다고 표현하긴 어려울 것 같다. 지향하는 부분, 대리만족 되는 부분은 있었다. 시청자들 역시 대리만족을 했기 때문에 동주를 재밌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트레이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극단적인 예가 망치로 내려찍는 신과 회의장에 난입해서 쑥대밭을 만들어놓는 신이라고 생각한다. 그 신 두 개는 대리만족을 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황동주라는 사람의 재기 발랄함과 괴짜 같은, 똘끼 가득한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큰 매력이지 않았나 싶다."

-배우 고아성과 재회작이었다.

"영화 '오빠생각' 이후 아성이와 두 번째 작품이었는데 아성이가 이 작품을 선택해줘 고마웠다. 아성이가 이 드라마를 택해줘서 작품이 훨씬 더 고급스러워지지 않았나 싶다. 자연스러운 호흡들은 (아성이와의 연기) 경험에서 비롯됐던 것 같다."

-연기하며 집중했던 부분은.

"똘끼를 녹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동주는 언변도 화려하고 실력도 좋고 확신도 차 있고 윗사람을 대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너무 완벽한 사람이면 매력이 없지 않을까 싶어 감독님과 늘 그것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방향을 잡아갔다. 황동주를 소화하면서 마음 한편엔 외줄 타기 같은 불안함도 있었다. 이것이 정말 맞을까, 이걸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을까 이런 고민도 계속했다.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에서 국세청에 대해 다룬 첫 작품이었다.

"감독님이 국세청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라고 얘기해줬는데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아 열리더라. 어떤 일과 마주했을 때 정서들을 따라가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국세청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잦은 결방에 아쉬운 점은 없었나.

"대본을 여러 번 봤는데도 드라마를 봤을 때 한 번에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더라. 시청자들을 포함해 저도 그렇고 작품이란 끊지 않고 보는 게 이해할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웨이브 오리지널이었다. OTT에서 어떻게 송출되는지 궁금했고 MBC에서 방송된다는 얘긴 촬영 중간에 전해 들었다. OTT뿐 아니라 지상파까지 방송되는 건 보너스 같은 느낌이었다. 시청자분들이 많이 봐주셨다는 건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결방에 아쉬운 점은 크지 않다."

-연기 보는 맛이 난다는 호평을 받았다.

"진짜 운이 좋은 게 내게 배움의 장이 열려 있었다. 눈앞에서 연기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는 그런 대단한 선배님들의 연기를 봐왔고 호흡까지 맞춰왔기 때문에 큰 자산이 됐다고 확신한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췄을 때 얻어가는 에너지가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그걸 느끼려고 노력한다. 손현주 선배님과 박용우 선배님은 선배님들이 가지고 계신 에너지 자체가 많다. 테니스로 비유하자면 상대방이 얼마나 세게 치느냐에 따라 잘 받았을 때 더 강해지고 더 약해질 수 있다. 연기 역시 '핑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받아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면, 리액션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그것이 더 크게 표출이 된다고 믿고 있다. 최대한 연기를 할 때 상대방 이야기, 리액션을 잘 보려고 노력한다.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 연기를 잘했다고 평가해주시는 건 그런 이유에서인 것 같다. 선배님들이 잘 던져줬기 때문이다."

-본인만의 연기 노하우도 있을 것 같다.

"연기는 복합적인 것 같다. 처음에 연기를 접했을 때 어떻게 하면 진짜 일까 그 고민만 하는 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그것보다 숙제가 더 많은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진짜일 것 같은 걸 뛰어넘어 매력적일까. 진짜일까는 기본값이고 변칙도 있는 것 같다. 진짜 같은 것만 답이 아닌 경우도 있어서 늘 선택의 연속인 것 같다. 어떤 것이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올 수 있을까를 좀 더 중점적으로 생각한다. 사실적이지 않았을 때를 뛰어넘는 매력이 있다면 시청자분들이 좀 더 관심 있게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임시완임시완

-'미생' 때보다 직급이 많이 올라갔다.

"'미생' 때는 말단 직원이었기 때문에 상사가 내리는 지시를 잘 들으면 됐다. '예 알겠습니다'가 주된 대사였다면, 이번에 팀장이 되면서 이젠 진두지휘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만큼 대사가 많아져 해야 할 게 많았다. 정신이 없었는데 그 속에서 여유도 찾아야 했다. 새삼 (김)대명이 형과 (이)성민 선배님이 생각나면서 내가 정말 편하게 연기했구나 싶더라. 연기할 때 직급에 대한 욕심은 없다. 장그래보다 더 강등당해도 상관없다. 어떤 직업이든 어떤 직급이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트레이서'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어떤 매력을 더 끌어내기 위한 일환으로 위트 있는 모습, 유머러스한 모습을 더 많이 넣기 위해 노력하며 연기를 한 단계 더 가지고 노는 방법이 늘어난 것 같다."

-드라마 촬영 끝난 뒤 어떻게 지내고 있나.

"러닝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요즘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다. 복싱이 그렇게 재밌더라. 복싱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리고 복싱을 하고 나면 오히려 기운이 빠지는 게 아니라 충전되는 느낌이다. 집에서 요리도 좀 하면서 지냈다. 미뤄놨던 집안 일도 했다. 그동안 많이 바빴던 것 같다. 냉장고 안에 몇 년 전 닭가슴살이 있어 깜짝 놀랐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나.

"복싱이 너무 재밌어서 복싱이나 격투기를 접목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와 접합되면 더 재밌게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노쇼' 기부(2000만 원)를 했다.

"정말 감사하게 연기 생활을 하게 됐는데 연기로 인해 얻게 된 소득들에 대해 그게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느 날 뉴스를 보는데 그런 뉴스 중에 한 기사에서 에어비앤비로 기부를 하는 방법이 있다는 걸 보고 크게 공감했다.

-남은 3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

"30대를 최대한 빼곡하게 채워나가려고 한다. 20대 때는 아무것도 안 하고 유유자적하려고 그 안에서 여유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40대가 되기 전까지 하루하루를 빼곡하게 밀도 있게 살아가는 게 젊음의 의무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역할을 했을 때 내가 해야 하는 이유가 마땅한, 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의외성이 많은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플럼에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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