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에너지 인재를 키우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생긴 대학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입니다. 올해 건물 한 동만 올린 채 학교 문을 열어서 준비가 부족한데, 너무 서두른 거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건물이 올라가지 않은 땅 때문에 백억 원이 넘는 종합부동산세까지 낸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전남 나주에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첫 입학식을 열었습니다.
5년 전 이 학교 설립을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축하했습니다.
[에너지 산학연 클러스터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허브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대가 그 심장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 공약을 임기 안에 지키려고 개교를 서두른 게 아니냔 비판이 나왔습니다.
본관 건물 하나만 올린 채 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신입생 150명가량은 기숙사 대신 골프장 숙소를 리모델링한 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기숙사와 강의동,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은 2025년에 완공됩니다.
학교 이사장인 김종갑 전 한전 사장은 "미국의 올린공대, 코넬공대 같은 명문공대도 자체 건물 없이 시작했다"고 설명합니다.
건물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건물 없이 시작한 대가는 큽니다.
지난해 말 한전공대는 100억 원가량의 종부세를 납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축구장 48개 넓이의 학교 부지 가운데 완공된 4층 건물만 제외한 채 모두 종부세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한전공대가 지난해 6월 착공식을 연 뒤 건설 공사를 하는 와중에 개교한 게 원인입니다.
통상 학교 부지는 종부세 비과세 대상이지만, '건설 중인 부동산'은 이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세인 종부세와는 별도로 지방세인 재산세까지 더하면 한전공대가 지난해 낸 보유세만 118억 원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관계자는 "종부세 기준이 되는 재산세 부과부터 잘못됐다는 취지로 학교 측이 나주시청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