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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원인' 꽁초 아니라면 생수병? "빛 모여 불붙었을 수도"

입력 2022-03-16 20:23 수정 2022-03-1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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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급 피해를 남긴 울진-삼척 산불은 왜 일어났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는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때문일 걸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오늘(16일) 합동감식에선 전혀 다른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바로 '물이 든 페트병'입니다. 물이 담겼는데 웬 불이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과학적으론 충분히 가능한 추론입니다.

윤두열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차량 몇 대가 지나간 뒤 도로와 붙어 있는 산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금세 불이 산 전체로 확 번집니다. 당시 지나간 사람은 없었습니다.

[인근 주민 : 그날은 사람이 하나도 아무도 왔다 갔다 안 했어요. 삽시간에 불이 확 번지더라고요.]

이 때문에 지나가는 차량에서 던진 담배꽁초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불이 난 시각 즈음 지나간 차량 4대 중 운전자 2명은 직접 불러서, 나머지 2명은 전화로 조사했습니다.

모두 본인과 동승자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차량 블랙박스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직 담배꽁초가 원인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합동감식에서도 발화지가 심하게 훼손돼 원인을 밝히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 산불의 강도가 강했습니다. 강도가 강함으로 인해서 증거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합동감식에서 화재원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최초 발화지점에선 다 녹아내린 투명한 페트병이 발견됐습니다.

이렇게 물이 담겨 있었다면 이게 돋보기 역할을 해서 불이 시작됐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감식반원들이 물이 든 페트병을 이리 세워보고 저리 세워봅니다.

이걸 해본 시간이 11시 20분, 최초 발화 시간입니다.

산불이 났던 그 시간의 햇빛으로 불이 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겁니다.

[정우성/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 유리나 물은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게 뜨거워지면서 불이 붙을 수 있을 것이고…]

검찰 지휘를 받고 있는 울진군은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오면 산림청, 경찰과 함께 화재 원인에 대한 수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화면제공 : 경남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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