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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지자 '대통령 책임론'…이재명 "내 부족함 탓해라"

입력 2022-03-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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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했죠. 조금 전엔 의원총회를 열어서 윤호중 비대위 체제 중심으로 민주당의 수습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당 안팎에선 대선 패배의 여진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일부 지지자들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물론, 이낙연 전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나서서 "내 탓만 해달라" 이런 발언도 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민주당, 오늘(11일)은 의원총회를 열어, 수습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해 거듭 죄송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빠르게 재정비해서 더 많은 국민께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정기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까지 당을 이끌게 되는데요. 지방선거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 당 쇄신작업에 돌입할 걸로 보입니다.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꼴뚜기 뛰듯이 여기저기서 그냥 뭐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저희가 이제 비대위를 꾸렸지 않습니까? 정말로 제대로 성찰하고 있구나 빠트리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꼼꼼하게 챙기고 있구나 이런 모습들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선 먼저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는 게 중요하겠죠. 이재명 후보, 한마디로 내 탓이다, 모든 책임을 떠안았습니다.

[이재명/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못 채워서 진 것입니다. 모든 책임은 이 부족한 후보에게 있습니다.]

어젯밤엔 소셜미디어에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재차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당 지도부도 이 후보의 짐을 나눠지었죠?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대통령 선거의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우리 최고위원들께서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주셨습니다.]

0.73%p 차의 '석패', "졌지만, 잘 싸웠다"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 속에 후보와 당 대표가 '내 탓이오' 책임있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배종찬/인사이트K 연구소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재명 후보는 얻어낼 만한 표를 거의 다 얻어낸 것 같아요.]

[장성철/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정말 대단히 잘하셨어요.]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완전히 마른 수건을 짜가지고, 짜내가지고 얻을 것은 다 얻어 갔다고…]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에겐 '석패'가 아닌 '분패'였나 봅니다. 패배한 책임의 화살, 다른 곳으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타깃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였습니다. 심 후보가 얻은 2.37%의 득표, 이 표만 있었으면 이 후보가 승리했다, 왜 완주를 한 거냐? 윤석열 정부의 1등 공신이다, 거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애당초 다수 의석을 잡고 있는 민주당이 정치 개혁을 통해서 개헌을 하든 뭘 하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서 해결할 문제였던 거지. 심상정 후보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지지자들의 그런 행태가 질리게 만든 거거든요. 민주당의 문제도 있지만 그 지지자들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보거든요.]

일부 지지자들의 화살 촉은 당 내부로도 향했습니다. "이낙연 때문에 졌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조직적인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고 하는데요. 이낙연 전 대표 측은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전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까지 맡았었죠? 경선에서 진 후보가 이긴 후보를 이렇게 열심히 도운 경우는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의 마지막 '원팀' 유세에도 건강검진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죠. 반면, 이 전 대표는 끝까지 호남 결집 등에 최선을 다했다는 겁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1월 27일) : (이낙연! 이낙연! 이낙연!) 오늘의 주인공은 이재명 후보입니다. 앞으로 모든 연호는 '이재명 후보'로 통일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

하지만, 이 후보 지지자들은 여전히 이 전 대표의 '진의'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일부 인사들. 윤 당선인을 지지한다, 선언을 했었죠. 아무래도 '명낙대전'이 남긴 감정의 골에 고춧가루를 뿌린 듯싶은데요. 그래서일까요? 이른바 '이낙연 플랜B'라는 카더라 통신까지 돌고 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8일) : 민주당 사람들은 국민들의 지지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회 의석) 180석을 가지고 (제가) 제대로 정부를 운영할 수 없게 방해를 하거나 심지어는 우리 당의 이탈자들을 모아 저를 탄핵을 칠 수도 있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저는 하려면 하라 이겁니다.]

윤 당선인이 갑자기 꺼내들었던 '탄핵론', 탄핵 뒤에 이 전 대표가 등판한다,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겁니다. 글쎄요. 이토록 불신이 큰 걸까요? 이 전 대표에게 책임을 물으면서도 한편으론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쳐준 인사도 있습니다. 바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입니다. 여권에선 추 전 장관 책임론도 제기가 됐었는데요.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해 6월 17일) : 저만큼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가 꿩 잡는 매다…]

[김기식/더미래연구소 소장, 전 금감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쉽게 얘기해서 조국 사태가 없었다면 추미애 장관이 무리해서 윤석열 징계하고 내쫓지만 않았다면 그래서 윤석열 총장이 작년 7월까지 검찰총장 임기를 마쳤다면 이런 대선은 없었겠죠.]

추 전 장관이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는 비판까지 듣고 있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 측 변호인을 맡았죠. 정철승 변호사가 추 전 장관의 당시 소회를 밝히며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이른바 '추윤대전' 때 청와대와 민주당이 지원을 해줬느냐고 묻자, 추 전 장관이 이렇게 답변을 했다는 겁니다. "지원이 뭐냐, 저를 지뢰밭에 보내놓고 지뢰를 밟고 있는데 도와주기는커녕 피크닉을 하고 있었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당시 당을 이끌었던 이 전 대표와 함께 문재인 청와대도 겨냥을 했습니다.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 여권 성향 사이트에서도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왔죠. 대선 패배의 책임, 문 대통령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겁니다. 윤석열, 최재형 두 명의 국민의힘 당선인,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들이다, 날을 세웠습니다. 여기에 이 후보가 강하게 요구했던 자영업자 손실보상, 왜 청와대가 나서 교통정리를 하지 않았느냐,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이재명/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달 6일) : 국회가 합의해도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 홍남기 부총리의 태도는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일종의 폭거라고 생각됩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달 7일) : 왜 이게 민주주의 자체를 제가 부정한다고 평가를 하시는지. 35조, 50조를 합의해서 하면은 정부가 받아들여야만 하나요? 저는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그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선 패배를 둘러싼 '네 탓' 공방, 민주당 비대위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한동안 자중지란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을 듯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재명 후보 오늘 다시 메시지를 냈습니다. "혹시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부디 이재명의 부족함만을 탓해달라"고 말입니다.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이재명 후보. 한동안은 칩거에 들어갈 걸로 보이는데요. 얼마나 쉴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후보, 비록 대선에서 졌지만, 말 그대로 아쉬운 패배였죠. 이 후보 입장에선 확실한 정치적 자산을 쌓은 셈인데요. 이 후보의 대선 재도전은 이미 상수가 된 듯합니다. 문제는 정치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개하느냐? 방식의 문제인데요. 벌써부터 이 후보를 호출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장,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 이 후보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죠.

[이광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 후보가 6월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보시는 거고요?) 저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국민적 기대가 있는 것이고 결국은, 아직 나이도 있잖아요. 그렇기도 하고 아마 지방선거까지 역할을 하고 휴식을 하고 또 역할을 하고 그럴 수도 있다…]

지방선거의 역할, 선대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를 지휘할 수 있겠죠? 일부에선 아예 새 당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지방선거 출마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손혜원/전 국회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손혜원 TV') : 민주당 당대표로 추대하면 가시고요.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십시오.]

서울시장에 도전하라는 건데요.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했었죠?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내 선택지도 연동될 것"이라면서 말입니다. 박 전 시장이 3선에 도전해, 경기지사로 방향을 틀었지만 말입니다. 서울시장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의 성공 케이스가 있죠? 차기 대선을 꿈꾸는 입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이긴 합니다. 다만, 이틀 전 대선 결과, 이 후보가 서울에서 받아든 성적표가 녹녹지 않습니다. 5%p에 가까운 차이로 윤석열 당선인에게 뒤졌죠. 더욱이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오세훈 시장, 서울에서만 3번 당선된 관록을 자랑합니다. 이 후보 입장에선 쉬운 선택은 아닐 듯합니다. 지금으로선 문재인 대통령을 롤 모델로 삼을 거란 관측이 많죠. 당권을 거쳐, 대선에 도전하는 그림입니다.

[배종찬/인사이트K 연구소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보궐선거로 국회의원 그다음에 당대표 도전, 대선 재도전. 그 수순대로 간다는 거죠. 보궐선거로 원내 입성해서 이제 0선이 아니라 1선이 되는 거죠.]

[박재홍/진행자 (CBS '한판승부' / 어제) : 초선 의원이 돼서 그 이후에 당대표가 되고. 그다음에 대선. 3수네요.]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문재인 후보입니까?]

차기 대선, 아직 5년이나 남았습니다. 그만큼 변수도 많겠죠. 이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다만,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는 이 후보의 결심은 분명한 듯하죠?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 후보의 말로 대신합니다.

[이재명/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4일) : 저는 정치 끝내기에는 아직 너무 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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