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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산불보다 바람 약했는데 피해는 '10배'…결정적 이유는

입력 2022-03-07 20:01 수정 2022-03-0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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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이번 산불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3년 전 고성 산불 때에 비하면 바람 세기가 한결 약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 면적은 그 10배가 넘습니다.

이런 현상이 생긴 결정적인 이유 세 가지를 정영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불길은 나흘 동안 60km를 뻗어 나갔습니다.

불을 잡기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바람입니다.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 영동지역으로 내려오면 극도로 건조해집니다.

고온 건조한 데다 세기는 태풍 수준입니다. 이른바 '양간지풍'입니다.

그런데 이번 산불은 이 현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3년 전 고성 산불 당시 가장 센 바람은 초속 36m였습니다.

이번에 울진에서 분 바람은 그보다 약한 초속 25m였습니다.

문제는 방향이었습니다.

불이 난 첫날부터 어제(6일)까지 오전엔 서풍, 낮엔 남풍, 다시 북동풍으로 시시각각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건 뜨거운 공기 때문입니다.

올해 이례적으로 건조한 상황에서 일어난 울진 산불은 순간적인 불길의 열기가 3년 전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행동분석관 : 불이 발생하게 되면 이제 난류 현상이 발생해요. 뜨거운 공기하고 찬 공기가 만나면서 그게 이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예요.]

또 울진 특유의 산악 지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3년 전 불이 난 고성은 완만한 구릉지 형태의 능선이었습니다.

반면 울진과 삼척 산지는 경사도 40도가 넘는 급경사지입니다.

경사가 심하면 불길이 누워버리는데 평평한 곳보다 최대 78배 빨리 번집니다.

경사가 급할수록 더 빠르고 넓게 타들어 가는 겁니다.

이 지역 산지 80%가 송진을 품고 있어 불에 잘 타는 소나무 숲인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었습니다.

(VJ : 장지훈 /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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