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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협상 사실상 무산…대선 '4자 대결' 수순

입력 2022-02-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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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8일) 20대 대통령 선거에 쓰일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됐습니다.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 국면으로 가면서 투표용지에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 이름이 온전히 적히게 됐죠. 양측은 오늘도 협상 관련한 진실 공방을 이어갔는데, 관련 공방을 신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단일화 파국 > 20대 대통령 선거 D-9. 이제 한 자릿수 카운트다운입니다. 투표용지 인쇄도 시작됐죠. 따라서 이제부터는 누군가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사퇴'를 적는 건 불가능합니다. 막판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야권 단일화는 이렇게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여러 차례 우리 안 후보께 전화통화를 시도도 하고, 또 문자메세지로 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최종합의를 이루어서 저와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물밑에서 진행돼오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양측의 전권 대리인이 최종 합의에 이르렀고,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 알려주기로 한 상황에서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결렬을 통보했다는 겁니다. 윤 후보 측은 다섯 장짜리 문건도 공개했습니다. 단일화 물밑 협상이 시작된 이달 7일부터 어제 새벽 4시까지 있었던 마지막 회동 일정까지 담겼는데요. 양측의 누가, 언제 만났는지, 통화를 했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쭉 정리해둔 겁니다. 정권 교체 뒤 공동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 예를 들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지, 차기 행정부는 어떻게 꾸릴지도 협의했다는 겁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단일화 협상을 진행 전권대리인이 나갔지만, 글쎄 뭐 이유는 저희도 알 수 없습니다. 그쪽에서도 오늘 아침에 답이 오기를 이유가 뭐냐 하니까 그쪽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것 같다' 이런 답변을 받았을 뿐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즉각 반박했습니다. 자신의 전권을 부여받은 대리인도 없었고, 내용 면에서도 여론조사 방식 경선에 대한 언급이 없어 고려할 가치가 없었다고 일축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전해 온 내용을 듣고 '고려할 가치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 다입니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여론조사가 아예 협상 테이블에 없었다고 하는데.) 저희가 그것을 올렸는데 그것이 협상 테이블에 없었다고 하는 것은 그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죠.]

그러니까 전권 대리인이 있었는지 여부, 여론조사 경선을 논의했는지 여부를 놓고 양측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직접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다고 한 데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지금 이거 보세요. 이게 누군지 모르겠어요. 계속 전화가 옵니다. 계속 전화가 오고 문자가 3만 개가 넘는데 제가 이 전화로 어떤 통화나 어떤 시도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양측은 오늘도 단일화 결렬 책임 공방, 진실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안 후보 측은 국민의힘이 공개한 '협상 일지'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는데요. 안 후보 측 협상자로 나선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 : '뜻대로 안되면 깐다' 마치 수사기관의 허위 조서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선의를 가지고 손을 내밀었다가 손목이 잘려나간 그런 불쾌감과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조가 토론 테이블,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라는 부분이랑 입장이 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의사타진을 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전권을 가지고 거기 가서 협상을 하거나 이런 자격을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대선 D-9일. 누가 옳고 그러냐만 따지고 있기엔 시간이 부족합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후보의 완주, 즉 4자 구도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 수정이 필요한데요.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단일화의 끈을 놓는 일은 없다"면서도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 그동안 우리 당과 윤 후보가 단일화 야권통합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우리 국민들께서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의 흠집내기와 이간계에도 굴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통해서 더 큰 통합, 더 크게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향해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단일화는 더 이상 지지율의 '핵심 변수'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한국갤럽이 서울신문 의뢰로 실시한 조산데요. 단일화 없는 4자 구도에서 이재명 37.2%, 윤석열 42.3%. 윤 후보가 5.1%p차로 오차범위 안에서 앞섭니다. 안철수 11%, 심상정 3.5%입니다. 이번에는 단일화 가정 3자구도입니다. 소위 '윤일화'가 이뤄질 경우, 윤석열 44.8%, 이재명 40.4%, 심상정 7.8%이고요. 1,2위 격차는 4.4%p입니다. '안일화' 경우엔 안철수 41.9%, 이재명 38.3%, 심상정 9.0%로 1,2위 격차 3.6%p입니다. 이 세 결과를 종합해보면, 어느 쪽으로 야권 단일화가 되든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지만, 격차는 오히려 4자 대결일 때가 더 크게 벌어진다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금 뭐 아주 팽팽하게 초접전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제 서울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여기가 사실은 승부처라고 보여집니다.]

< 결사 항전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닷새째입니다. 이미 35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고, 수도 키예프 함락이 임박했단 소식도 들립니다. 탱크, 보병 장갑차, 자주포를 실은 5km 길이의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를 향해 진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민 (현지시간 지난 27일) : 이틀 전만 해도 내가 입대할 줄은 몰랐습니다. 난 총을 다룰 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러시아군이 우리 도시에 왔고, 저는 마음을 완전히 바꿔서 행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기자 (현지시간 지난 27일) : 아 저게 화염병, 화염병인가요?]

[우크라이나 주민 (현지시간 지난 27일) : 예.]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국경선 장면입니다. 잔뜩 겁에 질린 모자가 서로를 부둥켜앉고 눈물을 터뜨립니다. 지하철역에 대피한 아이들은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허기를 달랩니다. 전쟁의 참혹함이죠. 제2의 도시 하르키프의 한 유치원 놀이터에선 러시아군의 로켓이 발견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전쟁터로 변한 삶의 터전에서 무고한 어린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겁니다. 러시아군이 300발이 넘는 미사일을 쏘며 공세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는 국민들의 필사적 저항으로 버티고 있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시민들이 직접 화염병을 만드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고요. 한 맥주회사는 맥주 대신 '벌거벗은 푸틴' 라벨이 붙은 맥주병, 아니 화염병을 생산했습니다.

[유리 자스타브니/프라브다 맥주 양조장 직원 : 우리는 맥주가 아닌 화염병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할 수 있고, 할 줄 아는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미스 우크라이나로 선발됐던 레나 씨도 총을 잡았습니다. 수천 명이 자원 입대했고, 수도 키예프에서는 소총 1만8000정이 배포됐습니다. 과거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복싱 영웅' 출신, 비탈리 클리치고 키예프 시장은 도피를 거부하고 러시아 침공에 맞선 결사 항전을 다짐했습니다.

[비탈리 클리치코/키예프 시장 (현지시간 지난 24일) : 이미 많은 피를 흘리는 전쟁입니다. 이미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죽었습니다. 저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조건없이 회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측 대표단은 현지 시간으로 28일 아침, 벨라루스 남부 국경 지역에서 만나기로 했죠. 하지만 성과는 불투명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7일) : 나는 이번 협상에서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지 않지만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내가 전쟁을 끝내려고 노력했다는 걸 의심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핵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 돈줄 죄기에 나서자, 급기야 핵위기까지 거론하고 나선 건데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7일) : 국방장관과 총참모장에게 러시아군의 핵 억지력 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합니다.]

미국 백악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며, 추가 에너지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전 세계 원유의 12%, 천연가스의 17%를 생산하는 러시아에게 에너지 제재를 단행하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유엔은 긴급총회를 열고 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테이블에 올릴 전망입니다.

< 방역패스 중단 > 내일부터 QR인증이 사라집니다. 정부가 식당과 카페, 헬스장, 유흥시설을 비롯한 총 11개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되는 '방역패스' 시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전 대구 법원에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됐을 때 정부는 "즉각 항소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었죠. 그런데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꾼걸까요.

[박향/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방역패스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법원 판결에 따라 지역적 혼란도 발생하고 있고요.]

방역패스를 둘러싼 끊임없는 소송과 갈등이 이어진 데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보건소에서 방역패스용 음성확인서 발급에 많은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는 점도 고려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돌연 지침을 바꿔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박향/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정치권과 언론 등의 문제제기도 지속되어 왔습니다.]

또 이렇게 '정치적 고려'를 인정한 셈인데요. 그러고 보니 여야 대선 후보들, 일제히 방역패스 철회를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부의 방역패스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 밝혔습니다.

< 도발 마이웨이 > 한반도 안으로는 대선, 밖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이죠. 북한은 어제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또 한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고도는 약 620㎞, 비행거리는 약 300㎞에 달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과 궤적이 유사합니다.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주일미군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일본은 물론 미국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잠잠했던 북한, 다시 무력시위를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서욱/국방부 장관 :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우크라이나 상황 하에 국제사회의 관심 환기를 위해 '강대강' 기조를 시현한 것으로 보이며 우리군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야 합니다.]

< 시대의 지성 > 이어령 선생이 지난 토요일 향년 89세로 별세했습니다. 기성 문단을 강렬한 언어로 비판한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이었고, 언론사 논설위원, 초대 문화부 장관 등을 지내며 '시대의 지성'으로 불렸죠.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엔 쉬지 않고 쓴 160여 권의 저작이 남았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두려워 말라. 네가 올라타면 너는 천리마가 되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을 향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장례는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엄수되고, 오는 3월 2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영결식을 거행합니다.

[이어령/전 문화부 장관 (JTBC '뉴스룸' / 지난 26일) : 남들보다 나는 행복하다. 남들은 죽음이 끝이지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까. 죽음이 다가오더라도 죽음을 내가 글로 쓸 수 있지 않나. 한 발짝 더 갈 수 있지 않나.]

월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 꼽아보죠.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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