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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여론조사 결과 왜?...'정치 저관여층'에 달렸다

입력 2022-02-23 19:06 수정 2022-02-23 19:26

21일 나온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어느 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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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나온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어느 게 맞나

제20 대통령 선거가 1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혼전 양상입니다. 같은 날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양측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도 조금은 잘 이해가 안 됩니다"(2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중)

여론조사 결과는 왜 그런 건지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지난 21일 JTBC-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8.3%p,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TBS-KSOI 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p, 오차범위 내지만 더 높은 결과가 나온 겁니다.

                                            21일 발표된 두 개 여론조사 결과 21일 발표된 두 개 여론조사 결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가 뭘까요.

일단 '조사 방법'이 다릅니다.

글로벌리서치 조사는 전화 면접원이 직접 묻는 방식이고요. KSOI는 자동응답기의 음성을 듣고 응답자가 직접 번호를 누르는 ARS 방식입니다. ARS는 면접원과 대화가 아닌 녹음된 음성을 듣고 답하는 것이어서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ARS 조사에서 마지막 문항까지 듣고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주로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정치 고관여층'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지난 21일 조사로 돌아가 보죠.

ARS 방식인 KSOI 조사는 '정치 고관여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정치 고관여층은 현재 양쪽 진영이 각각 결집돼 있어 양강 후보가 팽팽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단 분석입니다. 반대로 전화 면접에선 정치에 '관심이 약간 있거나, 별로 없다'고 말하는 이른바 '저관여층'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을 수 있습니다. '저관여층' 사이에선 최근 윤 후보 지지가 더 많다 보니, 전화 면접에선 윤 후보가 우세하게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있는데요.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입니다. 전체 지지율은 윤 후보가 7%p 더 높았는데요. 응답자를 정치 관심도별로 나눠 보니, "정치에 관심이 많이 있다"고 답한 응답층 가운데선 양강 후보의 차이가 3%p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정치에 관심이 약간 있다"고 답한 층에선 윤 후보가 8%p 높았습니다. "정치에 별로 관심 없다"는 응답층에선 윤 후보가 12%p 높았습니다. 전화 면접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 이유입니다.

                                    한국갤럽의 정치관심도별 대선주자 지지율(%) 한국갤럽의 정치관심도별 대선주자 지지율(%)
그럼 어떤 조사 결과가 실제 대선 득표율과 비슷할까요.

관건은 '정치 저관여층의 투표율'입니다. 말 그대로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적은 유권자들입니다. 이들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전화면접 결과에, 이들 투표율이 낮을수록 ARS 결과와 비슷한 득표율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정치 저관여층은 현재 이념성향으론 중도, 세대별로는 젊은 세대, 성별로는 여성의 비중이 높습니다. 일각에선 이들이 정치 고관여층에 비해 투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쪽에선 대선은 투표율이 70%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이들 역시 투표율이 높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전화 면접과 ARS 조사 결과 중에 어느 쪽이 실제 득표율과 비슷할지는 정치 저관여층의 투표율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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