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 4년 동안 너무…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이번엔 꼭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던 김보름 선수,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고는 메달을 땄던 그때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은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는데요.
김보름 선수의 이야기, 오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 중반까지 김보름은 뒤에서 힘을 아꼈습니다.
바로 앞에서 네덜란드 선수가 넘어졌지만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질주를 위해 직선 주로에서 아웃코스로 나와 힘을 터트리려는 순간, 중국 선수가 오른 팔을 휘저으며 진로를 막은 게 아쉬웠습니다.
결국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보름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오늘 이렇게 그래도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인 것 같아요.]
4년 전 같은 날에도 빙판에 섰던 김보름, 팀추월 경기에서 뒤처진 노선영을 챙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비난의 중심에 섰습니다.
사흘 동안 햄버거 한조각만 먹고 매스스타트에 나서 은메달을 땄지만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 고통은 필연이지만 괴로움은 선택이란 말이 있는데 포기했을 때 오는 그런 괴로움이 더 크다고 생각했고.]
좌절도 컸습니다.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 다시 올림픽이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사람들이 아무도 나를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운동으로 얻은 상처지만 명예를 회복할 방법도 결국 운동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빙판은 정직하기에 내 마음을 알아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고, 메달을 땄을 때보다 지금 더 좋은 것 같아요, 기분이.]
김보름과 함께 마음고생을 했던 또다른 팀추월 멤버 박지우는 동료들의 응원 메시지를 적은 태극기를 머리에 묶고 경기에 나섰습니다.
넘어졌지만 재빨리 일어나 다시 뛴 모습은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박지우/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제일 감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