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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죽어라" 폭언한 엄마…의사단체 "정서학대도 엄벌을"

입력 2022-02-17 20:36 수정 2022-02-1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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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겨울에도 찬물에 씻고, 추운 방에서 잠을 자던 아이가 스스로 부모를 신고했단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 의사단체가 부모의 신체적 학대는 물론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도 엄벌해 달란 탄원서를 법원과 검찰에 전달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A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20년부터 원룸에 방치됐습니다.

한겨울에도 찬물에 씻은 뒤 냉방에서 홀로 잠을 잤습니다.

[A군 (2020년 상담 녹취록) : 바닥도 춥고 공기도 춥고 물건도 춥고 손도 춥고 보일러도 차고…]

매일 죽으라는 엄마의 욕설과 폭언에 삶의 의욕을 잃어갔고 이상행동은 심해졌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을 학대한 엄마는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아이는)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데 잡을 동아줄이 그것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면 학대하는 부모는 썩은 동아줄인 거예요.]

A군은 온몸이 멍이 들어 등교했던 초등학교 3학년 때 교사에겐 엄마에게 맞았다고 말했지만 정작 경찰에선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썩은 동아줄을 잡고 때로는 그때 머리 한번 쓰다듬어 줬던 게 사랑 아닌가, 이런 마음을 먹는다고요. 그러니까 진술할 때 '아니에요, 안 때렸어요' 했다가 이러면 아이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거죠.]

당시 경찰은 아이가 심리적 지배를 당한 것으로 봤지만 아이 진술을 받지 못한 채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들은요, 당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고립시킵니다. 사랑을 가지고 등판하기 때문에 어떨 땐 헷갈리죠.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의사단체는 오늘(17일), 부모의 잔혹한 학대에 대해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법원과 검찰에 전달했습니다.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 정서적 학대나 방임문제에 대해서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수사하고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재판 중인 이번 사건에 의사나 심리학자 진단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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