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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당해 8명 강제출산"…중국서 '묻힌' 기사

입력 2022-02-16 20:32 수정 2022-02-1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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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당해 8명 강제출산"…중국서 '묻힌' 기사

[앵커]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서 8명의 아이를 낳은 한 여성의 소식이 최근에 알려졌는데, 올림픽이 시작이 되면서 관련 기사들이 묻히고, 댓글들이 지워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대로 묻혀선 안 된다며 일부 중국인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박성훈 베이징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장쑤성의 한 시골 마을. 쓰러질 듯한 움막 안에 한 여성이 있습니다.

등 뒤로 쇠사슬이 보입니다. 목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짐승처럼 목을 묶어 도망가지 못하게 한 겁니다.

[여성 발견자 : 옷을 가져와서 입혀 줄게요. 지금 제 말 알아들으시겠어요?]

집안엔 8명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정신박약을 앓고 있던 여성은 지난 2013년 인신매매로 끌려와 강제로 아이까지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사 : (구조된 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이상한 말을 반복했습니다. 치료가 진행되고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지난달 말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당국은 10년이 다 되도록 뭘 하고 있었냐며 비난 여론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관련 소식은 금세 사라져 버렸습니다.

비판적인 댓글도 지워졌습니다.

대신 중국 매체들은 귀화한 미국 출신 스키 선수 아일린 구에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비췄습니다.

빈곤과 사회 문제가 아닌 성공적인 중국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서입니다.

묻힌 듯했던 사건은 일부 중국인들을 통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중국 여성은 "아일린 구를 응원하는 동안 우리는 그녀를 잊었나"라는 글을 통해 "만 명의 우승자도 여성 한 명의 치욕을 씻을 수는 없다"고 적었습니다.

해외 매체들도 이런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아일린 구와 쇠사슬에 묶인 여성 중 진짜 중국을 대변하는 건 누구인가"라며 실상을 감추려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저작권 관계로 방송 영상은 서비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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