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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 10년' 차학연 "배우로선 시작점, 단단한 필모 쌓고파"

입력 2022-02-12 09:00 수정 2022-02-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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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연차학연
빅스 리더 엔에서 배우 차학연(31)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 여기까지 왔다. 배우로서는 이제 시작점인 것 같다는 차학연은 "탄탄하고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다"라는 바람을 내비치며 한층 더 성장할 다음을 꿈꿨다.


지난 1월 28일 종영된 tvN 금토극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순박한 눈망울을 지닌 순경 오경태에서 목숨의 위협을 받은 뒤 반부패 수사계 2팀으로 발령, 팀이 추구하는 방향에 발맞춰 가려는 성장형 캐릭터로 활약했다. 차학연은 오경태의 성장만큼이나 이번 작품을 통해 훌쩍 자라난 모습이었다.

-종영 소감은.

"작품이 끝나면 보통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함께 들기 마련인데, 아직은 경태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그런지 서운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촬영하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고, 그래서인지 '배드 앤 크레이지'의 마지막 장면을 찍어야 하는 날이 점점 다가오는 게 아쉬웠다.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보살핌을 많이 받았던 현장이었고, 경태로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부족했지만 경태의 진심을 알아주고, 공감하며 응원해 준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경태란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경태는 진실된 올곧음에서 오는 인간적인 매력이 빛나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컵라면을 먹던 경태가 기어이 재선의 샌드위치를 얻어먹는 장면이나 정훈이를 미행하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즉흥적으로 재선에게 날아 차기를 하는 경태의 모습을 많은 분들이 귀엽게 봐줬다.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경태의 올곧은 모습을 어떻게 호감 있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경태라서 코믹함이 더 잘 살아난 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극 중 오경태가 문양청 반부패 수사계 2팀으로 발령받기 이전과 이후를 놓고 봤을 때 어떠한 차별점을 뒀나.

"반부패 수사계 2팀 합류를 기점으로 경태를 연기하는 톤에 있어서도 변화를 줬다. 이전에는 팀원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 무모하게 달려드는 경태였다면, 수사계 2팀으로 발령받은 후에는 좀 더 팀원들에게 의지하고, 그들을 서포트하려 노력하는 경태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수사계 2팀에 합류하기 전 경태가 좀 더 진중한 인물이었다면, 반부패팀으로 발령받은 후에는 수열, 재선 등 팀원들과의 끈끈한 팀워크 속에서 나오는 인간적인 모습,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경태가 어떤 리액션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머러스함을 전달하고 싶었다."

-오경태의 명장면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4부에서 도유곤에게 두들겨 맞으며 죽을 수도 있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내가 당신 어떻게든 잡을 거야! 다 밝혀 낼 거야! 끝까지 꼭 내가'라고 이야기하는 장면과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경태답고, 가장 경태를 잘 표현한 대사라 생각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인정사정없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도유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면서도 경찰의 본분을 잊지 않고, 마지막까지 도유곤의 자백을 받아내려 혼신의 힘을 다한 경태의 절박함을 저 역시 간절한 마음으로 잘 그려내고 싶었기 때문에 극 중 도유곤이 자신도 모르게 자백할 때 제가 느꼈던 쾌감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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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동욱이 형과는 제가 연기를 시작했던 '호텔킹'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그 이후 종종 연락하면서 인연을 이어오다 '배드 앤 크레이지'를 통해 더 가까워지게 됐다. 극 중 경태가 수열이와 붙는 신이 많아서 출연 배우 중 동욱이 형과 가장 많은 장면을 찍었는데, 형이 겉으로는 무뚝뚝해도 무심한 듯 세심하게 잘 챙겨줬다. 경태가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힘든 신이 있으면, 촬영 전 제가 그 감정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먼저 배려해줬다.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줘 현장에서 큰 힘이 됐다."

-실제 차학연 배우와 오경태의 싱크로율은.

"경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조금은 무모할 정도로 모든 걸 걸고 직진하는 인물이다. 실제 저 역시 제가 해야 하는 일이나 옳다고 믿는 것은 꼭 해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자신이 정해 놓은 목표에 포기하지 않고 도달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닮았다고 생각한다. 근데 현실의 차학연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 상황을 고려해 조금은 유연하게 대처하려 노력한다. 경태는 부딪히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직진하는 타입 같아서 이 점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배드 앤 크레이지'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온전히 경태로 지나온 현장이었다. 좋은 배우님들과 감독님, 그리고 너무나도 애써 주신 스태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부딪히게 해 주고, 시야를 조금 더 멀리, 넓게 볼 수 있게 해 준, 앞으로의 연기 생활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작품이었다."

-작품이 끝났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사실 촬영 여부에 관계없이 작품에 들어가면 일상을 잘 즐기지 못하는 타입이다. 워낙 '집돌이'라서 촬영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잘 때도 대본을 옆에 두고 자고, 자려고 누웠다 가도 갑자기 장면이 떠오르면 곧장 확인을 해야 마음이 놓이는 편이다. 그런 의미로 이번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일상을 즐기고 싶다. 그리고 작품 때문에 그간 체중과 체력 관리를 하느라 평소 먹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들을 몸 생각하지 않고 많이 먹고 싶다."

-작년 한 해 단막극 '더페어'와 '마인', '어사와 조이', '배드 앤 크레이지'까지 정신없이 달려왔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배역이 있다면.

"모든 장르의 작품이 다 매력 있지만, '어사와 조이'에 특별 출연하게 되면서 사극의 매력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호흡이 긴 사극에 도전해보고 싶고, 또래들과 함께 연기하는 청춘물에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

"근래에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이쪽으로 관심이 옮겨간 것 같기도 하다. 소품들을 찾아보거나 가구 배치 관련해서도 공부를 하게 되더라. 최근에 필름 카메라에 관심이 생겨서 사진을 종종 찍고 있다. 아직은 초보라 드릴 말씀이 많지 않지만,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제가 찍은 사진들을 팬분들께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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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10년이다.

"지금은 무대 활동보다 연기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고, 배우 차학연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배우 차학연으로서는 아직 시작점에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작품이 끝났을 때 사람 차학연보다는, 그 역할로 기억되는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마음으로 단단하고 견고하게 배우로서 차학연의 필모를 쌓아 나가고 싶다."

-새해 목표가 있다면.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힘든 시기가 다 지나갔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가 좀 안정화된다면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고, 하루빨리 팬분들과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평소에 약속을 하면 꼭 지키는 편이었는데, 제대하면 제일 먼저 팬미팅을 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켜서 내내 마음이 무겁더라."

-마지막으로 시청자분들께 한마디.

"'배드 앤 크레이지', 그리고 경태와 함께 웃고, 울고, 즐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청자 분들이 아껴줬기에 더욱 스스로를 믿고 연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끝까지 행복하게 작품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배드 앤 크레이지'와 오경태를 응원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차학연도 많이 기대해 달라."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피프티원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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