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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터뷰③] 신하균 "연기 늘 어려워…'하균神' 아닌 것 같다"

입력 2022-01-31 10:20 수정 2022-01-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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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신하균
배우 신하균(47)은 '연기신 하균신(神)'으로 통한다. 출중한 연기력을 갖추고 있어 시청자들이, 관객들이 그를 부르는 애칭이다. 지난해 JTBC 드라마 '괴물'에서도 믿고 보는 연기력을 자랑했고 이에 힘입어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그를 향해 '하균신'을 언급하며 반기자 손사래 치기 바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겸손함이 묻어났다.


2022년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데뷔 25년 차 호랑이띠 대표 연예인 신하균을 만났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올해 더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하자 "아직까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제 막 티빙 오리지널 '욘더' 촬영을 마쳐 오랜만에 여유를 찾은 신하균은 무엇을 할지 이제부터 고민해봐야겠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내내 스스로를 "백수"라고 칭하는 모습에서 신하균이란 사람 자체의 소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당시 '괴물'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보다 많은 시청자를 만날 수 있었죠. 티빙에서 공개되는 '욘더' 또한 그렇고, OTT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나요.

"저희 입장에선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이 (OTT 플랫폼에서)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다양하고 독창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요. 그런 환경이 주어진다는 건 환영입니다. 물론 내실 있게,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느냐는 제작진에게 달린 것이고요. 저희는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보는 분들이 선택하는 것이에요."

-덕분에 배우들의 강제 해외 진출도 이뤄지고 있죠.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이 있나요.
"저요? 계획도 안 세우는 사람이 (해외 진출 같은)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 하하하. 상상도 안 해봤어요. 한 치 앞의 미래도 모르는데.(웃음)"

-반면 영화계는 계속 위축되고 있어요. 영화 '앵커'도 찍은 지 오래인데 개봉을 못 하고 있잖아요.
"팬데믹 전에 촬영이 다 끝난 작품이에요. 그렇다고 앓는 소리를 할 순 없어요. '앵커'뿐 아니라 워낙 많은 작품들이 개봉을 못 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기대는 해요. 언젠가 상황이 좋아져서, 극장이란 곳에 모여서 다 같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니까요. 언젠가 다 같이 모여 극장에서 영화를 볼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팬들의 댓글 반응도 살피나요.
"작품을 하고 있을 때나,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혹은 드라마를 하고 있는 중에는 (댓글을) 보게 돼요. 블로그에 올라온 리뷰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 '이 리뷰 잘 썼더라'라고 하면 보게 되고요. 한 작품을 놓고도 다양하게, 또 개인적인 해석이 가능하니까요. 그런 다양한 시선이 좋아요."

-팬들은 신하균 배우의 '떡밥'에 목말라하는 것 같던데요.
"그런 걸 원하는 분들이 있을까요? 정말요?(웃음) 저는 SNS를 안 하니까, 저랑 소통할 창구가 없어서 그런가 봐요. 그래도 '괴물' 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서 촬영장에 커피차가 많이 늘었어요. 손편지도 보내주시고, 그럴 때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인증샷을 찍어서 소속사 SNS 계정에 올리곤 해요."

-SNS 계정을 개설할 생각은 없나요.
"전혀! 없어요. 원하시면 회사 SNS로 오세요. 하하."

-이정재·박희순·박해수 등의 배우들과 함께 '지금 가장 핫한 아저씨'로 꼽혔더라고요.
"제가요? 하하하. 고맙죠. 어린 팬분들이 '귀엽다'는 댓글도 남겨주시더라고요. 관심을 가져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박희순 배우가 '중년계 섹시 스타'가 됐잖아요. 절친의 경쟁인가요.
"'마이 네임'으로 그렇게 됐더라고요. 보기 좋아요. 저는 그냥 조용조용히 살래요.(웃음) 하던 것이나 하겠습니다."

-언젠가부터 고난도 인터뷰의 대명사가 됐어요.
"이렇게 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워요. 말주변도 없어요.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니까 최선을 다하고는 있어요. 제 이야기를 어렵지만 꺼내 보는 것이 팬분들에게 보답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없는 말주변에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원래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타입인가요.
"어릴 때는 더 심했어요. 이 일을 하는 이유는 '평소에 조리 있게 말을 잘하거나, 내 이야기를 잘 표현하지 못해서'예요.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에 제가 가진 감정으로 참여해서 재밌게 만들어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일을 배우로서 하고 있는 것이죠. 그 이야기에 담긴 주제나 말하고자 하는 바에 같이 공감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이 일을 정말 좋아해요. 지금도 연기는 새롭게 느껴져요."

-배우란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보이네요.
"어렵고 항상 막연하고 그래서 그렇지, 정말 좋아해요. 잘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요. 새 작품과 만날 때 무섭고 떨리는 마음이 큰데, '내가 해야 할 몫을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공동 작업이니 다른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하고요."

-'연기신 하균신'도 연기를 어려워하는군요.
"늘 어려워요. 세월이 지나면서 어렵지 않은 척하는 거예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할 때 늘 쉽지 않아요. 연기는 늘 어렵죠. '하균신'이라는 그 말, 아닌 것 같아요.(웃음)"

-'신하균은 당연히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부담되기도 하나요.
"솔직히 말하면, 연기를 잘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뭐가 잘하는 연기고, 이 작품에 잘 맞는 연기인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이 이야기에 이 인물이 잘 녹아들어서, 방해가 되지 않게 잘 전달될까요. 또 어떻게 하면 그간 보여드렸던 모습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새로울 수 있을까요.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이야기가 온전히 들어오는 게 좋아요. 어떤 캐릭터가 특출 나게 튀어 보이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해요. 캐릭터가 이야기 안에 있어야죠. 그러면서도 정서를 잘 담아내야 해요. 그게 항상 어렵고 고민이 돼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해요.
"새로움이죠. 새로움이란 것은, 제가 해보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고 해보지 않은 캐릭터일 수도 있어요. 혹은 그간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사람들과의 작업일 수도 있고요.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가 중요해요."

 
신하균신하균
-팬들은 로맨틱 코미디를 원하더라고요.
"그런가요.(웃음) 저도 제가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당기는 작품이 오고, 또 서로가 맞으면 하는 것이죠. 방금도 말했지만, 장르가 중요하지 않아요. 이야기가 중요하고, 그 이야기가 담고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이 중요해요."

-신인 감독이나 신인 작가와의 작업도 꺼리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혹여 제작진이 경험치가 없더라도, 서로 의견이 잘 맞고 그러면 도전하는 편이에요. '괴물'도 그랬잖아요. 그런 식의 작업도 새로운 자극이 되니까요. 저는 현장에서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많이 들으려고 해요. 연기자는 현장에서 연기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표현 방법에 있어 제작진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디렉션을 주고 의견을 전달하며 맞춰가는 것이죠."

-요즘 연출이나 제작으로 영역을 넓히는 배우들도 있어요.
"저는 그럴 계획 전혀 없어요. 연기도 잘못하고 있는데, 무슨.(웃음) 다른 분야는 생각해본 적 없어요. 연기만 하기에도 항상 어렵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예능에 잘 나오지 않는 배우인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서 깜짝 놀랐어요.
"(출연을) 결정하기도 어려웠고 녹화 전날까지 힘들었어요. 너무 떨려서요. 예능을 해본 적도 많이 없으니까요. 근데 정말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출연하게 된 이유는 그 마음뿐이었어요. 그나마 (유)재석이 형과 아는 사이니까, 조금 더 편하게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간 거예요. 아무래도 앞에 카메라가 여러 대 있으면 긴장해서 단답형으로 말하게 돼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네 모습 그대로 나와 재밌더라'고들 하더라고요."

-톱 배우인데도, 주목받는 일을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주목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뭐가 됐든 주목을 받게 되면 그 순간부터 긴장해요. 물론 연기는 텍스트 안에서 표현하는 것이라 괜찮아요. 직업으로서, 일로서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다거나 누군가 집중해서 혹은 카메라가 지켜보면 긴장돼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도 귀와 목이 빨개져 있었을걸요."

-MBTI가 무엇인가요.
"I 성향이에요. 나머지는 안 밝힐래요.(웃음)"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촬영을 끝냈으니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욘더'가 올 하반기에 공개될 것 같은데, 그때 많이들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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