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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비건' ①"채식 매일 못해도 죄책감 안 느끼려고요"

입력 2022-01-31 09:10 수정 2022-01-31 09:58

'비건 한 끼' 함께 만들고 먹는 세 친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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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한 끼' 함께 만들고 먹는 세 친구 이야기

비건(Vegan)은 고기나 해산물은 물론이고 우유나 치즈, 달걀도 먹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채식하는 사람 중에서도 식단을 좀 더 제한하는 이들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자신을 '비건 지향', '플렉시테리언'(유연하다는 플렉스와 채식주의자라는 베지테리언을 합친 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끼니마다 철저하게 비건 식단을 지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힘닿는 대로' 해보려는 이들입니다.
20~30대가 중심인 이런 '때때로 비건'이 등장하면서, 금방 데워먹을 수 있고 맛있는 '간편한 채식'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때때로 비건'으로 사는 대학생 세 친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지요.
매주 모여서 함께 비건 식사를 하는 세 친구. 왼쪽 앞부터 조새연ㆍ양혜리ㆍ황유하씨. 매주 모여서 함께 비건 식사를 하는 세 친구. 왼쪽 앞부터 조새연ㆍ양혜리ㆍ황유하씨.

매주 월요일은 '고기 없는 날'

안녕하세요. 저는 외식 경영을 전공하는 대학생 양혜리입니다. 매주 월요일을 '고기 없는 날'로 정하고 친구들과 셋이 함께 밥을 먹습니다. 채식 도시락을 집에서 싸 오기도 하고, 시켜 먹기도 해요. 요즘은 배달 앱이나 온라인몰에도 '비건' 항목이 따로 있고, 정확한 설명도 나와 있어요. 1~2년 사이에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2년 전만 해도 채식에 별 관심이 없었거든요. 조별 과제 주제로 '비건 음식'을 선택했는데, 그때 시장 조사를 했더니 뭐가 너무 없는 거예요. 사찰음식 정도?
심지어 템플스테이를 갔는데 햄이 나와서 놀랐어요. 방문객들이 고기 없는 밥상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서 스님들 밥상하고는 다르게 했다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따로 비건 음식만 모아서 팔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거잖아요.

'때때로 비건' 양혜리씨.'때때로 비건' 양혜리씨.
"주 7일이든, 한 끼든 채식을 했다는 게 중요"

저는 재작년 9월 정도부터 채식을 시작했어요. 조별 과제 하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공장식 축산 영상을 봤거든요. 동물에 대한 연민이 생기면서 고기 섭취를 조금씩 줄여보려고 했거든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비건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일주일에 두 번을 목표로 세웠어요.
그런데 이걸 열심히 하다 보니까 막 주 7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매일매일 지키다가 그 다음 주에 채식을 많이 못 하니까 괜히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괜히 내가 핑계 대면서 안 한 것 같고….
지금은 생각을 많이 바꿨어요. 내가 못했을 때 괴로워하기보다는 반대로 내가 채식을 한 날 '오늘 환경에 참 좋은 일을 했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계속 채식을 해나갈 수 있더라고요.

친구 집에 슬쩍 '비건 만두'… "크림소스도 만들어 팔아요"

비건 식사 모임 친구들이 함께 개발한 비건 크림소스. 비건 식사 모임 친구들이 함께 개발한 비건 크림소스.
요즘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비건 제품이 진짜 많이 나오잖아요. 만두가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월요일마다 밥 먹는 친구들 말고 다른 친구들도 채식을 많이 하면 좋겠지만, 제가 강요할 순 없잖아요. 채식 안 하는 친구 집에 놀러 갈 때 괜히 비건 만두를 사서 갔어요. "이거 진짜 맛있다?" 그러면서 에어프라이어에 막 데우고요. 한 번만 먹어봤으면 하고요. 근데 친구가 맛있다고, 또 먹고 싶으니까 남은 만두는 두고 가라고 그랬어요. 하하.
처음에 콩고기 먹을 때는 풋내도 많이 나고 그랬거든요? 익숙해진 것도 있겠지만 정말 맛있게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소스를 많이 써서 콩 냄새를 가리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사실 저희 셋도 비건 소스를 팔고 있어요. 비건들은 크림소스가 참 아쉽거든요. 우유나 생크림, 달걀 같은 유제품이 들어가는 거니까요. 고소한 캐슈너트를 중심으로 식물성 크림소스를 만들었는데, 창업 경진대회에서 입상해서 얼마 전에 제품으로 내놓았어요. 지금 드신 크림 떡볶이가 그 소스 넣고 만든 거예요. 브랜드 이름은 '베브리웨얼'로 지었어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채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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