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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공사 현장 '안전 비상'…"무자격 외국인이 폭파 작업"

입력 2022-01-24 08:12 수정 2022-01-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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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종자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는 매번 반복이 돼도 여전한 안전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고였습니다. 전국의 터널 공사 현장에서 어떻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조보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의 한 터널 공사 현장입니다.

암반에 구멍을 뚫는 점보드릴기사 10여 명이 한달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대중/한국노총 점보드릴지회장 : 너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이렇게는 우리가 할 수는 없다. 제대로 된 노동자의 삶을 살아보자.]

터널 공사는 점보드릴로 먼저 암반에 구멍을 뚫고, 이 구멍에 화약을 설치한 다음 발파를 합니다.

이후에는 천장에서 돌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뿌리는 콘크리트인 숏크리트를 치는 순서 등으로 진행됩니다.

[조대호/점보드릴 기사 : 사망 사고도 제가 목격도 했었고 터널에서 낙석돼갖고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었고. 팔이 잘린다든가…]

[A씨/점보드릴 기사 : 포클레인 기사분하고 옆에 신호수가 두 분 다 이제 돌아가시는 걸 봤거든요. 그때도 제가 위험하다고 철골 구조물을 세워 가자고 얘기를…]

하지만 공사비 절감과 기간 단축을 위해 규정을 지키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한 터널 공사 현장 사진입니다.

바닥에는 화약이 놓여 있고 노동자 두 명이 화약을 넣을 구멍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CCTV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했던 한 기사는 자격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화약을 설치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씨/점보드릴 기사 :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그 업무를 많이 맡아서 그때까지 했었거든요. 그 부분은 누가 봐도 비전문가들이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법에 따라 화약은 자격이 있는 사람만 다뤄야 하고, 아예 터널 공사 허가 조건으로 외국인을 화약 취급보조원으로 고용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 곳도 있습니다.

[하홍순/'발로 쓴 터널이야기' 저자 :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된 사람 등을 일부러 쓰지 말라는 이야기예요.]

발주처인 서울시는 "시공사 측이 화약을 넣을 구멍을 확인하는 장면일 뿐 설치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낙석 방지를 위해 천정과 벽 등에 콘크리트를 뿌리는 '숏크리트 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작업에 들어간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조대호/점보드릴 기사 : 송풍기가 있는데 그걸로 현장을 먼저 순환을 시키고 난 다음에 해야 하는데. 그 숏크리트 한 게 끝나기도 전에 장비를 부릅니다.]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린 현장 사진들도 있습니다.

[하홍순/'발로 쓴 터널 이야기' 저자 : 지금 여기 보이는 장면은 운이 아주 좋았던 거예요. 시멘트 구조물 같은 게 없었으면 여기는 폭삭 내려앉았을 거예요.]

부실한 숏크리트 작업으로 붕괴 위험 속에서 다음 작업이 이어진단 겁니다.

[조대호/점보드릴 기사 : (광주 사고를 보면서) 남 일이 아니라고 제가 생각을 했어요.]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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