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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살해한 10대 손자…형량 줄이고 '책' 쥐여준 판사

입력 2022-01-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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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에게 재판장이 형량을 줄인 선고를 하고 나서 책 한 권과 편지를 건넸는데요.

어떤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건지, 윤두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주변 어른들은 잘했다고 했지만, 수남이는 자전거를 훔친 걸 이내 후회합니다.

도둑질만은 하지 말라고 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은 삶인지 아이 시선으로 바라본 박완서 작가의 동화집 '자전거도둑'입니다.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와 이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두 형제에게 판사는 편지와 함께 이 책을 건넸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도 하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8월, 당시 18살이었던 형은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같이 사는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 했습니다.

부모가 이혼한 이후 2012년부터 자신을 키워준 조부모였습니다.

재판부는 어제(20일) 형에게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형에게 구형한 무기징역보다 많이 줄어든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비가 오면 우산을 챙겨 데리러 가곤 했던 할머니를 살해한 건 용서받지 못할 죄라고 꾸짖었습니다.

하지만 두 형제가 부모 이혼과 폭행으로 균형 잡힌 인격을 형성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했습니다.

형이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있지만, 불안감 때문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면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늘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을 보여줬고 원만하게 학교생활을 해 온 점도 참작했습니다.

[황형주/대구지법 공보판사 : 피고인들의 타고난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성 때문에 이뤄진 것도 아니고 교화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재판을 본 시민단체는 "장애인, 노인, 청소년이 함께 사는 수급자 가구였다"며 "이처럼 위기에 노출된 가구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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