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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쳤으니 쉬라더니 해고"…해고 금지 기간인데도 '무혐의'

입력 2022-01-20 17:58 수정 2022-01-20 18:00

근로복지공단, 노동위 판단 뒤엎고 회사 손 들어준 노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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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노동위 판단 뒤엎고 회사 손 들어준 노동청

허리를 다친 노동자에게 쉬라고 한 뒤 쉬는 동안 해고한 회사가 노동청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앞서 노동위에선 부당해고가 맞다고판단했지만, 노동청이 뒤집었습니다.

◆쉬라고 해서 쉬었는데 출근 안 한다고 해고…. 유 씨, "배신감 느껴"
담당 과장-유씨 메세지담당 과장-유씨 메세지
대표-유씨 메세지대표-유씨 메세지

지난해 2월 23일, 청소업체에서 운전 업무를 하던 유 씨는 10kg이 넘는 청소기를 들어 올리다 허리를 다쳤습니다. 병원을 다녀왔지만, 다음날 출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관리과장에게 보고했습니다. 관리과장은 메시지를 통해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몸조리하면서 쉬시라고 합니다"며 "3월 2일부터 출근하면 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나흘 뒤 대표는 "허리를 다쳤으면 운전은 불가능합니다" 며 "운전은 다른 사람으로 배정하겠다"고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그 후, 회사는 근로자가 무단결근을 했다며 2월 24일 날짜로 해고한다는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다친 것에 대한 납득할만한 증거가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진단서를 내라고 한 적은 없었습니다.

유 씨는 "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고통지서를 보내서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진단서 역시 병원에 계속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 치료를 마친 후에 내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인정하고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라 판단했는데 '무혐의' 처분한 노동청

근로복지공단 조사 결과근로복지공단 조사 결과
노동위원회 판정서노동위원회 판정서
노동청 결과 통지노동청 결과 통지

같은 해 3월, 근로복지공단은 유 씨가 다친 것이 산재라고 판단했습니다. 약 40일가량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고도 봤습니다. 의료 기관 역시 한 달간은 일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6월에는 노동위원회에서 유 씨가 다쳐서 쉬는 기간에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고 사유가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 해고 금지 기간에 해고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근로 복지법 제23조2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하다 다쳤을 때 그 후 30일 동안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다쳤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입니다.

그런데 정작 노동청은 올해 1월, 해고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유 씨의 해고는 법 위반 요소가 없다는 것입니다.

◆노동위 결정 뒤엎는 노동청…. 전문가, "어제오늘 일 아니야"

유 씨 측을 대리하는 김승현 노무사는 노동청의 판단은 법이 정한 해고금지 기간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동청 근로감독관은 판단 이유에 대해서는 '요양의 필요성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입원하지 않았고 치료 횟수가 많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승현 노무사는 "'요양의 필요성을 '입원'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의학적 판단이 함께 이뤄진 근로복지공단의 판단도 뒤집은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 노동위원회, 인권위원회에서도 문제라고 본 것을 유독 노동청만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해석을 내놓을 때가 많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노동청은 지난 2018년 'KT 링커스 부당해고 사태' 때도 노동위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당시 노동위에서는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단했는데 노동청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행정 종결을 한 것입니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유씨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유씨

"사람을 그냥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업주가 더는 있으면 안 됩니다"

유 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전문가 역시 '산재를 당하면 법이 보호한다'는 전제가 반복해서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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