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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개월 전 '학동 참사' 공소장 보니…그때나 지금이나

입력 2022-01-13 19:47 수정 2022-01-1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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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정말 할 말이 없어 보입니다. 7개월 전, 이 회사가 시공하다 벌어진 '광주 학동, 붕괴 참사'의 수사 결과 자료를 저희가 면밀히 분석해봤습니다. 이번 사고와 그때가 비슷했다는 정황들이 포착됐습니다. 그땐 현장에 나와 사과했던 정몽규 회장, 이번엔 안보입니다.

김필준 기자입니다.

[기자]

JTBC 취재진이 입수한 광주 학동 사고 관련 공소장입니다.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등 재판에 넘겨진 10여 명의 공소 사실이 담겼습니다.

모두 71쪽에 달합니다.

공소장엔 학동 건물 자체가 붕괴 위험이 높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건물 마감자재가 유리로 되어 있어 하중을 견디는 내력벽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겁니다.

이번 외벽 붕괴 사고도 비슷합니다.

벽식 구조가 아닌 이른바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기둥이 모든 무게를 감당하는 구조인데, 아파트 미관을 위해 기둥을 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 기둥이 있고 보가 없는 구조예요. 상당히 좀 취약한 현재 그런 구조이거든요. 내력벽이 없다고 보시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좀 무너지기 쉬운 그런 무량판 구조를…]

학동 건물 철거 작업 당시 먼지가 많이 발생하자 작업자들은 건물 안팎에 물을 90톤가량 뿌렸습니다.

검찰은 이 때문에 지반이 약해지고 흙이 물을 머금어 하중이 더 증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콘크리트 강도가 문제로 지목됩니다.

겨울에는 콘크리트가 굳는 데 적어도 2주 정도는 걸리는데 작업에 속도를 내다 양생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 양성 기간을 지키고 강도를 다 지켰다고 하면 무너져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무너진 부분은 현재 상당히 강도가 안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사고 이후 현대산업개발의 대응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학동 사고 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이 현장에 나와 사과했습니다.

[정몽규/현대산업개발 회장 (2021년 6월) :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이번엔 현장에 머물며 사태를 수습하면서도 정 회장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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