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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머거리라 대화 안되니 그만두라"...세브란스에서 '직장 내 괴롭힘' 증언 나와

입력 2022-01-11 17:44 수정 2022-01-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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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가운데 일부가 장애인 동료에게 비하 발언과 폭언, 금품 갈취를 했다는 주장입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은 오늘(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엄청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오늘 회견에는 피해자가 직접 나와 괴롭힘당한 내용을 증언했습니다.

피해자인 40대 여성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세브란스 병원에서 청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A 씨는 출근 첫날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고음 난청으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사정을 말했더니 근무 조장이 “장애인 대접 못 해준다. 우리랑 일하다 안 맞으면 나가야 한다” 고 했다는 겁니다.

또 다른 동료에게선 “병원 일은 서비스직이라 소통을 해야 하는데 말을 못 알아들으니 안된다" 며 "청소만 하는 다른 직종에 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귀머거리라 대화가 안 되니 그만두라"라며 청각장애를 문제 삼고 퇴사를 종용하는 발언도 일부 동료들에게 자주 들었다고 했습니다.

A 씨는 간식비 결제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동료가 “첫 월급으로 대접하는 게 관례”라며 A 씨의 신용카드를 가져가 통닭 등 간식비로 23만 원을 결제했다는 겁니다. A 씨는 “(관례라 다른 직원도) 다 했다고 하는데 저만 싫다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오늘 오후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세브란스병원 내 직장 내 괴롭힘 엄정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해당 사업장이 이미 직장 내 다른 괴롭힘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근로 감독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이 같은 괴롭힘이 또 벌어졌다는 겁니다.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세브란스 병원은 이미 부당 노동 행위로 수년간 몇 차례 조사를 받은 곳이고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방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신촌 세브란스 측은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해당 내용을 모른다" 며 "앞으로도 내용을 파악하려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 없다" 고 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해당 용역업체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왜곡돼 있다고 생각한다" 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민재 기자(kwon.minja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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