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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티스트 착취되면 안돼" 유쾌한 조진웅, 성실한 고민

입력 2022-01-10 18:24 수정 2022-01-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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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소신 빼면 조진웅(47)이 아니다. 평소의 고민과 생각을 말하기도 바빠 거짓은 끼어들 틈도 없다. 같은 말도 더 재미있게 만드는 유쾌한 입담은 솔직함에 진정성마저 더한다. 혹여 아직은 발설하면 안 되는 '대외비' 발언을 할까 관계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지만, 해프닝의 경계 또한 귀신 같이 파악한다. '경관의 피(이규만 감독)' 직진 본능 박강윤이 조진웅이었기에 더욱 빛난 이유다.

찍어 둔 영화는 수두룩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첫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비대면 화상 인터뷰 역시 처음. "이렇게는 또 처음 뵙는다"며 다소 생소하고 낯설어 하는 듯 했던 조진웅은 "이래 뵈도 얼리어답터"라며 자신하더니 텍스트로 쏟아지는 질문을 스스로 요약하고, 빠르지만 정확한 장문의 답변을 통해 기승전결 완벽하게 꽉 찬 50분을 완성했다.

배꼽 잡는 순간은 부지기수였다. 빵빵 터진 웃음과 긍정의 끄덕임을 함께 공유할 수 없는 것 만이 아쉬웠던 시간. 연기와 영화에 늘 진심인 조진웅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아주 좋은 영화, 콘텐트를 만들어 힘든 시기 잠시나마 행복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작업을 해내자'가 내 새로운 신념이 됐다. 앞으로 더 더욱 대충은 없을 것이다"는 무서운 약속도 건넸다. 해내고야 마는 성미와 올곧음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2022년이다.

-오랜만의 영화 개봉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도 느꼈지만 관객 분들을 직접 눈 앞에서 뵙게 되니까 울컥하더라. 확실히 개봉 자체에 의미가 큰 시기다. 사실 2022년까지 이렇게 개봉할 줄은 몰랐다. 또 다른 영화도 개봉이 돼 관객을 만나겠구나 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에 첫 개봉하는 내 작품이 됐다."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겠다.
"아직 개봉 못한 수 많은 걸작들도 많다. '야, 이건 극장에서 꼭 봐야 돼!' 하는 영화들이 즐비하다. 여러분들은 즐기실 일만 남지 않았나 싶고, 거기에 '경관의 피'가 포문을 열게 된 것은 기분 좋다. 예전에는 '여러 분 극장 많이 와주세요~'라고 했는데, 코로나 이후 습관이 생긴 것이 사람 많은 곳은 불편해졌다. 그것이 습관이 된 게 무섭기도 하다. '극장 많이 찾아주세요!' 슬로건 보다는 '방역 수칙 제대로 지켜서 '경관의 피'라는 맛있는 영화 즐겨 주십쇼'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연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박강윤은 기존 범죄물·형사물에서 봐 왔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애초 시나리오에서부터 기존 형사, 경찰 이미지와는 다른 이미지로 그려져 있었다. 날이 서 있는 캐릭터를 고집하셔서 거기에 부합하지 않았나 싶다. '범죄를 수사함에 있어서 위법은 될 수 없다' 하는데, 박강윤은 아니다. 실제로 나도 뭘 하게 되면 아주 끝까지 들어가 보는 캐릭터라서 이해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그렇게 안 하면 뭔가를 안 한 것 같다."

-'독전'과도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둘 다 일방통행이기는 한데,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강윤은 경계를 잘 활용한다. 아주 감각적으로 약간 뱀 같은 모습도 보인다. 어려울 때 이야기 하는 부분도 보면 자기 상황을 적절하게 잘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필요할 땐 타협도 하고. 능수능란한 능력이 확실히 있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비주얼도 눈에 띄었다.
"그것 또한 감독님이 그림을 잘 짜오셨다. 나도 거기에 맞춰 음성과 외형적인 이미지, 강윤이 가져가야 하는 목표에 대한 설계를 미리부터 했고 그게 최종 캐릭터로 완성됐다. 사실 나와 수트핏은 좀 언발란스하다. 평소에도 트레이닝 복만 입고 다니는데 현장에 가면 예쁘게 꾸며 주시는 것이다. 이번 영화도 적응할만하니까 끝나더라."

-스스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시선에 주안점을 뒀다. 강윤은 시선이 중요했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응시하고 있다? 그 시선을 확 돌린다?' 여기에 따라 호흡이 엄청나게 차이난다. 재미있었다."

-차별화 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 같기도 하다.
"엄청 부담스럽다니까요?(웃음) 나 스스로 '언발란스하다'고 하지 않았나. 실제로도 럭셔리한 캐릭터는 아니어서 참…. 하하. 그래도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이정표를 모두가 잘 따른 것 같다. 나도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지키려고 했던 지점들을 잘 꼽아서 갔군요?'라고 했다. '지가 출연해놓고 뭐 그렇게 말하냐' 할 수 있는데, 관객의 심리를 속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 매일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회의했던 기억이 난다. 요새 관객 분들이 어떤 관객이냐. 드러나면 영화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상당히 많이 했고, 그것이 지켜졌다는 것에 만족한다."


-결과적으로는 높은 싱크로율이 빛났다.
"진짜냐. 살면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다. 하하. 그걸 위해 수 개월 간 고민하는 것이다. 그런 평을 들으면 한 시름 놓게 되고 너무 행복하다. 준비 과정에서는 그런 느낌이 잘 안 온다. '이거 나랑 아닌가? 안 맞나?' 계속 의심한다. 때론 '이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리는 대한민국 배우는 누가 있지?' 생각하면서 실제 추천하기도 한다. 내가 연기하게 되면 그런 감정이 안 들 때까지 캐릭터에 매진한다. 지금까지 포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당연하겠지만 매 작품 엄청난 고민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작업할 때 안 풀리면 너무 괴로워서 현장을 못 간다. 감독님을 따로 찾아가서 막 이야기 하고 풀리지 않는 것을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한다. 현장에 가서 분장하고, 미술팀이 다 세팅에 놓은 공간 안에 들어가면 오롯이 그 캐릭터가 되어야만 한다. 그 과정에 보여지는 스트레이트함? 직진? 그런 지점은 '경관의 피' 박강윤과 상당히 비슷하지 않나 싶다."

-원작 소설도 읽어봤나.
"'경관의 피' 원작을 쓴 사사키 조 작가님이 우리 현장에 직접 왔다. 본인 사인이 돼 있는 원본 책도 줬다. 근데 그 책이 굉장히 두껍다. 내가 그렇게 두꺼운 책은 손대지 않는다. 코로나가 끝나고 먼 거리 여행을 가게 되거나, 영화도 보다 보다 새로운 것이 보고 싶을 때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읽지는 않았다.(웃음)"

-시나리오에 집중한 것일까.
"맞다. 감독님께서 축약하고 집요하게 만들어 낸 시나리오는 당연히 꼼꼼하게 봤다. 사실 시나리오 보는 것도 힘들다. 인쇄된 활자를 보는 것 만큼 괴로운 것이 없다. 다만 이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애착은 크게 느꼈다. 친히 오셔서 말씀도 해주시고 내가 출연한 작품도 좋아해 주시더라. 나는 '아가씨' DVD에 사인해 드리고 그랬다."

-영화가 속편을 예고하는 듯 끝난다.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너무 좋다. 정말 행복한 일이다. 감독님께서도 촬영 중간에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던진 적이 있다. 원작도 '경관의 피' 다음에 '경관의 조건'이 있다고 언급을 하시더라. 감독님이 지금 당장 (속편) 집필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 어쨌든 1편이 잘돼야 2편 만들어지지 않겠나. 1편 망하면 누가 보겠나. 이야기 된 바는 없지만. 하게 된다면 나는 당연히, 행복하게 작업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관의 피'가 정말 세련되게 나온 것 같다. 이 영화에는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영화, 드라마 등을 통틀어 한번도 시리즈 물을 해본 적 없다. 그래서 '경관의 피' 시리즈 가능성이 더 기대된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최우식이 조진웅을 함께 연기하고 싶은 선배 버킷리스트로 꼽을 만큼 애정을 표했다.
"난 리스트 중 한명인건가 보죠? 하하. 최우식 군이 굉장히 미소년 같은 느낌이 있더라. 처음엔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촬영을 해나가는 순간 순간 성장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최우식이라는 배우는 이 작품에 대한 관통성이 높았다. 노림수가 있다. 박희순 선배, 명훈이 형, 권율,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 역할들을 기능적으로 해내는 요소가 있는데 최우식은 그것을 조금 더 뛰어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데 내가 없는 신에서 등장하는 최우식을 보고 '아, 이 친구 성장해 있구나'가 확 느껴졌다. 같은 배우지만 상당히 멋있었고 거기에서 오는 시너지도 훌륭하지 않았나 싶다. 최우식이 이 영화를 빛냈다."

-권율은 휴대폰을 내리치는 장면을 찍으면서 조진웅에게 감동 받은 사연을 털어놨다.
"처음에는 애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야, 너는 왜 그렇게 이성적으로 못하고 그래?'라고 했다. 근데 가서 보니까 피가 철철 나더라. '뭐야 다친거야? 진짜 다친거야? 빨리 병원 가'라고 했고 실제로 꼬매고 왔다. 아직도 흉이 있더라. 그런 상황이 생기면 안타깝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격렬한 현장이고 연기였다. 저녁에는 술도 한잔 사줬다. 애가 볼 때는 젠틀한 느낌이 있는데 작업에 들어가면 뭘 그렇게 던진다. 짠하기도 하고 '그래, 그렇게 해야지 생각도 들고 그렇다."


-브로맨스는 정말 그만하고 싶은가.
"당연히 농담이고 유머다. 브로맨스, 로맨스 모두 시켜만 주면 잘 할 수 있다. 하하. 다만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면 여배우 분들과 호흡을 맞춰도 좋을 것 같은데…. 브로맨스 이미지가 정형화 되면….(웃음) 여배우 분들이 나를 참 좋아하실건데. 내가 덩치가 커서 옆에 있으면 아주 왜소해 보일 수 있다. 좋아하실텐데…. 그게 참 그렇다. 뭐가 됐든 작업자로서 작업을 꾸준히 하고 싶다.

사실 지금도 우리 여배우 분들과 좋은 작업은 함께 하고 있다. '데드맨'이라는 작품을 찍고 있고, 김희애 선배님과 (이)수경이와 호흡 맞추고 있다. 최근에도 양수리에서 촬영했다. 오프닝 시퀀스를 찍었는데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잘 나왔다."

 
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규만 감독은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대학 동문이자 선배다. 나는 작품할 때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이규만 감독은 좋은 사람이다. 대학 다닐 때 감독님은 약간 천재과라고 해야 할까? 4차원적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현명한, 현자 스타일의 선비 같은 분이었다. 그의 단편영화를 봐도 상당히 홀릭이 된다."

-믿음이 컸을 것 같다.
"맞다. 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매무새는 의심하지 않았다. 감독님의 상업영화는 이번이 세번째인데, 어느 날 나에게 '시나리오 보낼게'라고 하시더라. 너무 흥분이 됐다. '감독님이 나를 채용해 주시는구나?' 했다. 근데 바로 '좀 준비가 덜 된 것 같아'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얌전히 기다렸다. 몇 개월 후에야 수정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이정표가 짜여져 있나? 여기에는 투입돼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실제 호흡도 잘 맞았나.
"좋았다. 처음에는 캐릭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을 따로 만나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는 학교 선배의 위계 같은 건 1도 없었다. 그저 작업자로 만났다. 감독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상당히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괴롭고 힘든 것을 아주 현명한 잣대를 들이밀어서 해결해 보자는 방식이 첫번째 원칙이라 잘 맞았다."

-이규만 감독은 '대학 시절 조진웅을 떠올리면 모델 같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뭐라고요? 그냥 연극쟁이일 뿐이지 모델 같기는 뭐. 하하. 군대 갓 제대하고 당시 선배인 감독님을 봤다. 아마 귀여운 후배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술도 많이 먹고 뭘 계속 먹는 애니까.(웃음) 이건 여담이기는 한데, 스무 살 때 일인데 뭐 어때.

내가 군대에서 여자친구에게 차였다. 차여도 군대 안에서 차이니까 더 비참하지. 부대 내에 '복장단정'이라고 쓰여져 있는 전신 거울이 있다. 지나가다가 그 거울을 봤는데 그 때가 여름이었다. 반바지에 다 나눠주는 초록색 티를 입고 있었는데 너무 초라해 보이더라. '너는 걔한테 차여도 돼' 싶었다. 진짜 못생기고, 뚱뚱하고….

충격 받아서 '체력단련장 만들어 주십쇼' 요청을 넣고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다. 다이어트 쫙 하고, 근육도 엄청 많이 만들었다. 애가 어렸으니까. 그렇게 제대를 하고 나왔을 때 이규만 감독님이 계셨다. 그 때의 나를 봐서 (모델 같다)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 수도 있다. 그리고 1년 있다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유지하기 힘들더라."

-지금도 몸 관리는 필수일 것 같은데.
"많은 선배님들, 배우들이 계시지만 운동하고 유지하는 분들을 보면 '나와는 DNA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난 그렇게 관리하면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웃음) 그게 생활이 된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물론 나도 작품에서 원하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놓아줘야 한다."

 
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배우 조진웅이 2022년 새해 첫 영화 '경관의 피' 개봉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극중 박강윤처럼 조진웅의 신념이 있다면.
"처음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도 '금방 끝나지 않을가?' 했던 것이 1년, 2년 넘게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극장에서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는데 2시간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는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감내하고 극장에 와 주시고 영화를 관람해 주신다.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아주 좋은 영화, 콘텐트를 만들어 힘든 시기에 잠시나마겠지만 버틸 수 있게 끔, 행복해 질 수 있게 끔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해내자'가 내 새로운 신념이 됐다. 앞으로는 더 더욱 대충은 없을 것이다."

-2022년 새해, 새로운 목표나 희망은 무엇인가.
"코로나가 없어지는 것. 아주 지겨워 죽겠다. 무슨 역병이 창궐해서 전 인류를 괴롭히고 있지만 이건 뭐 누구의 잘못도 아닐 것이고. 단지 빨리 없애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하면 되나 머리가 아프다.

음…. 그리고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많은 아름다운 콘텐트가 무언가에 도용되거나 방치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크래치 날 이유가 없는 작품들이다. 그것이 유지되고 지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아티스트들이 착취 되어서도 안된다. 그들의 예술성이 하나의 콘텐트로 나타나는 것인데, 단순한 무언가에 이용되고 도구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어떻게 하면 일조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된다. 보호할 수 있는 기구들도 생겨났으면 좋겠다. 어깨동무 해서 나란히 정진해 나가고 싶다."

-지난 8월에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에 국민 특사로 참여했다.
'나 같이 깜냥 안되는 사람이 장군님의 유해를 봉환하는 일에 참여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근데 어떻게 추천을 해주셨더라.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님이 추천 하셨고, 너무나도 영광 되게 국민 특사라는 타이틀도 붙었다. 막중한 책임을 주셨는데 안 할 이유는 없었다. 항간에서는 정치적 해석을 하는 부분도 있더라. 하지만 이 일은 그런 범위, 차원, 결에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많은 독립군들, 우리들에게는 영웅들이 아직도 해외에 많이 있다. 그분들을 찾아서 기리고, 그 분들의 의를 받들고, 그 분들이 지킨 나라에서 잘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이번 봉환식이 그 시발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이게 나라다'는 마음이 들더라. 영접 하는데 정말 뭉클했고 '잘 오셨다' 생각했다. 함께 애써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고려인 분들께도 감사했다. 현지 묘소가 공원처럼 돼 있다. 묘 방향은 동쪽으로 향해 있었다. 그렇게 배려를 해주신 것 같더라. 강제 이주로 카자흐스탄까지 흘러갔던 고려인들, 지금의 카자흐스탄 젖줄을 만든 분들이 바로 고려인들이다. 홍범도 장군은 그들에게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다. 그런 분을 '모셔가겠다' 했을 때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는데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갔다. 하지만 또 우리가 모시는 것이 맞다.

복합적인 마음을 갖고 돌아와 대전 현충원에 모셨다. 가슴 뭉클한 일이고 한편으로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이런 움직임은 계속적으로 있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 내가 여건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홍범도 장군님이 '나는 장군으로 유명세가 있다. 하지만 이름없이 죽어간 많은 동지들이 있다. 나는 그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말씀을 남기셨더라. 그 염원도 함께 담아내기 위해 기념사업회에서 공원 조성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나도 같이 움직이고 있다."

-연기 외 연출, 제작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과거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OTT와 협업을 계획 중이라고 했는데.
"좋은 이야기거리가 있다면 언제든지. 시리즈, 영화, 연극이 되었건 상관은 없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OTT 플랫폼 찾고 있고, 좋은 배우들, 최고 스태프들과 작업하는 날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많이 도와 달라. 개인 투자를 해주셔도 된다. 하하.

연기 할 때와 연출, 제작 파트는 그리 많이 다른 부분은 아니지만 과정은 다르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공부가 된다. 카메라 뒤에 많은 것들에 대한 인지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 그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하며 열심히 일하는지 느끼고 반성하는 것도 많다. '이 쇼트를 찍기 위해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구나? 난 정말 그저 연기만 했네' 수 없이 배운다. 그 과정이 신명나고 재미있지만 얻어지는 것이 더 많다. '그 동안 너무 단면만 보고 달려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어쩔 땐 너무 수고하는 것이 짠하기도 해 혼자 집에 가서 울기도 한다. 감사해서. 그래서 '꼭 이것을 완성 시켜야겠구나' 각오를 다지게 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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