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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담패설 쏟아낸 국어교사…학생들은 '속앓이'만

입력 2022-01-05 20:17 수정 2022-01-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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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수업에서 음담패설을 일삼아왔습니다. 저희가 녹음 파일을 쭉 들어보니 너무나 심각했습니다.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은 무려 3년간 이어졌다고 하는데, 학생들은 입시를 앞두고 불이익을 받을까봐 어디다 얘기도 못 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의 한 사립고등학교 국어 수업 내용을 녹음한 파일입니다.

국어 수업으로 보기에도, 성교육 수업으로 보기에도 적절치 않은 표현들이 이어집니다.

[국어 교사 (수업 내용 녹취) : 여러분을 만나는 여자는 이미 다른 남자를 겪어봤을 겁니다. 어떤 여자의 처녀성 가져올 수 있는, 획득할 수 있는 남자는 여기 없어.]

'정절'이란 한자어를 설명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입니다.

또 다른 한자어를 설명하면서는 성행위를 암시하는 은어를 사용합니다.

[국어 교사 (수업 내용 녹취) : 남녀상열지사란 한자 뜻을 풀이해보면 남녀가 서로 열을 낸다는 이야기예요. XXXX.]

고등학교 수업 내용으로 적절치 않은 설명들은 이어집니다.

[국어 교사 (수업 내용 녹취) : 청각적인 자극이 얼마나 중요한데 야동 소리 끄고 봐봐, 재밌나. XXXXXX(성인물 배우) 아무리 예쁘면 뭐해, 소리를 들어야지.]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말도 스스럼없이 합니다.

[국어 교사 (수업 내용 녹취) : 예쁜 애가 욕하면 당돌하고 귀여운 건데, 못생긴 애가 욕하면 XXX 없는 거지. 예쁜 애가 밝히면 개방적인 건데, 못생긴 애가 밝히면 XXX 겁니다.]

이 교사의 이상한 수업은 3년 동안 계속됐지만, 누구 하나 문제 제기를 못 했습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학생 : 이런 성차별적이고 성희롱적이고 조롱 섞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 시간에 우리보고 무엇을 배우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지 너무 당혹스럽고 화도 나고 수치스러웠어요.]

청소년기 교사의 이런 수업은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조철현/세종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부스터 역할을 하는 거죠. 선생님도 저러시는데 이 정도는 괜찮은 거구나. 잘못된 인식이 쌓이게 되고요.]

대전교육청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서 진상조사를 벌였고 성희롱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잘못을 느끼고 죄송하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학교는 해당 교사 징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단 내 다른 학교로 보내기로 해 교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사립학교 교사의 징계는 국공립 학교와는 다르게 이사회에서 별도로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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