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창고 한 개, 마스크 한 장을 무려 5만 원에 파는 약국이 있습니다. 가격 안 보고 결제했다가 뒤늦게 영수증 보고 놀랜 손님들이 환불해달라고 했는데, 소송을 걸라며 해주지 않았습니다.
"합법"이라고 우기기까지 했는데, 정영재 기자가 대전에 있는 이 약국에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이 모 씨는 지난주 대전의 한 약국에서 반창고를 샀습니다.
그런데 영수증에 5만 원이 찍혔습니다.
당황한 이 씨는 곧바로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약사는 안 된다며 종이 한 장을 건넸습니다.
[이모 씨/반창고 구매자 : A4용지에 갑자기 볼펜으로 뭘 쓰시더라고요. 절 주시면서 법원에 가져가서 소장 접수하세요. 그러고 나서 판결문 나오면 환불해 드릴게요.]
이 씨가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고른 경우 환불에 대한 법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약국에서 같은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2주 사이에 5건이나 접수됐습니다.
마스크 한 장에 5만 원, 숙취해소제 3병을 15만 원에 샀다는 겁니다.
약국으로 가봤습니다. 문제의 반창고도, 진통제도 모두 5만 원입니다.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황당한 얘기를 합니다.
[김모 씨/해당 약국 약사 : (5만원으로 하신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오징어 약국 이런 게 또 인기니까 오만원, 오징어 비슷하지 않나?]
오히려 소비자에게 주의를 줍니다.
[김모 씨/해당 약국 약사 : 약국에 들를 때는 가격표를 꼭 확인하시고 약사가 가격을 고지하는지 안 하는지를 필히 꼭 확인하세요.]
비싸게 파는 건 불법이 아닙니다.
일반 의약품은 가격을 표시하고 알리면 약사가 정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약사는 천안과 세종을 옮겨 다니며 이렇게 약국을 운영하다 지난달 24일 대전에 문을 열었습니다.
약국에 성인용품을 전시했다 처벌을 받는 등 가는 곳마다 논란이 됐습니다.
대전시약사회에서 윤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영업의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제재할 방법도 없습니다.
경찰은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