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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2년간 7번의 수술 버텨낸 수연이…'성탄절의 기적'

입력 2021-12-27 20:33 수정 2021-12-2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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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아 엄마 가야 해. 다음에 또 보자. 고마워…]

[앵커]

성탄절은 지났지만, 기적을 남겼습니다. 자그마한 수연이가 온 힘을 다해서 견뎌줬고, 가족과 이웃들이 온 마음으로 돌봐준 덕분입니다. 심장병을 안고 태어나서 7번의 수술을 마친 3살 수연이를 밀착카메라로 만나보시죠.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빨랫감을 어깨에 짊어집니다.

동네 세탁소에서 걷어온 옷들을 들여다봅니다.

세탁업체에서 일하는 수연이 아빠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이날 새벽까지 수연인 일곱 번째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현호/수연이 아빠 : 6시간 수술했는데 결과가 안 나오는 거예요. 혈압이 내려가서…]

수연이가 태어난 날, 아빠는 행복했습니다.

[신현호/수연이 아빠 : 2019년 10월 26일. 원숭이인 줄 알았어요. 조그맣고 새까맣고.]

품에 안아보지도, 생일을 함께 하지도 못했습니다.

[신현호/수연이 아빠 :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중환자실로…수연이가 병원에 있었을 때가 10월 26일인데 그때가 생일이거든요. 다음 생일에는 잘해줘야죠.]

같은 시각 수연이 엄마가 버스에서 내립니다.

인형을 자리에 펼쳐놓습니다.

[후엔/수연이 엄마 : 유튜브에서 보고. 아기 한복도 있어요. 배워서 만든 거예요. 아기 들어오면, 집에 오면…]

엄마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후엔/수연이 엄마 : 처음에 태어날 때부터 아프게 만들어서…임신했을 때 밥도 못 먹고 입덧 때문에. 그것 때문에 수연이 아픈 것 같아.]

수술을 마친 아이를 만나러 왔습니다.

삼십 분만 볼 수 있고 한 명밖에 못 들어갑니다.

영상통화에 아이 얼굴이 보입니다.

[신현호/수연이 아빠 : 수연아 졸려? 수연아 아빠야. 수연아 힘내줘.]

아픈 아이를 지켜보며 아빠는 기다리고, 엄마는 견뎌냈습니다.

어느 날 수연이가 한 달쯤 다닌 어린이집 앞엔 상자가 놓였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수술비를 모은 겁니다.

[이경순/어린이집 원장 : 다른 거 안 바라요. 딱 그거 하나. 다시 원에 와서 또래 친구들하고 똑같이 놀고 걷고… 다시 한번 보고 싶어요.]

동료들도 나섰습니다.

[김태욱/세탁업체 사장 : 수연이 엄마가 만든 거예요. 수서역에서 팔았다는 이야기 듣고 진짜 눈물이…직원들도 다 샀어요.]

한 단체가 만든 아이 통장엔 열흘 만에 7백만 원이 모였습니다.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고,

[전치만/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 절망적이었고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시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고…그런데 아이가 진짜 잘 버텨줘서요.]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전치만/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 아이 컨택도 되고 눈빛이 뭔가 말하려고 하는 것 같은…눈을 움직이면서 어떤 시선을 바라보고. 희망을 봤거든요.]

오늘(27일) 수연인 한 달 만에 중환자실을 나왔습니다.

수연이는 가족의 사랑과 주변의 관심으로 지금도 올곧이 버텨내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와닿는 순간입니다.

(VJ : 김원섭·김대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조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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