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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유족 "실무자였을 뿐…이 나라 이 정권 다 원망스러워"

입력 2021-12-22 16:14 수정 2021-12-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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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가운데, 김 처장의 유족은 "고인은 실무자였을 뿐"이라며 "이 나라, 이 정권, 모든 게 원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사진=JTBC 캡처〉〈사진=JTBC 캡처〉
김 처장의 동생 A씨는 오늘(22일) 김 처장 빈소가 마련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서장이라고 하더라도 위에 결정권자 없이는 힘이 없다"며 "(형은) 실무자였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A씨는 김 처장이 숨지기 전날 함께 점심을 먹었다며 "당시 밥을 떠먹여 줘야 할 정도로 형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형은 줄곧 '실무자로서 일한 것밖에 없다'며 억울해했다"면서 "특히 사측이 중징계하는 것도 모자라 형사고발하고 손해배상청구까지 한다는 얘기를 해줬었는데, 회사의 이런 조치로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A씨는 "형이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을 언급하며 그분이 돌아가신 이유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어서'라고도 했다"며 "사측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부서장이었던 형에게 대외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검찰과 경찰이 몇 번씩 참고인 조사를 하다 보니 형이 실무자로서 중압감을 크게 받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며 "자세한 조사 내용은 모르지만, 수사 기관이 형의 업무 영역이 아닌 것까지 '하지 않았냐'는 식의 질문을 한 걸로 안다"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그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형이 가족을 등지고 세상을 등졌다는 건 마음이 아픈 일"이라며 "형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형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나라, 이 정권, 모든 게 원망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처장은 어젯밤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 처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는 데 관여했다는 핵심 인물로 분류돼 왔습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사람이 숨진 건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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