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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이래서 홀로서기 했나…이제훈 흥미로운 행보

입력 2021-12-20 17:40 수정 2021-12-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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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엔터뉴스〉〈사진=JTBC엔터뉴스〉

어느 때보다 꽉 찬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 브라운관과 OTT 활약에 이어 하반기에는 최초의 도전들로 조금은 특별한 스크린 행보를 보인 배우 이제훈(38)이다. 의미있는 홀로서기에도 성공했다.

지난 4월 SBS 드라마 '모범택시'를 통해 또 하나의 브라운관 대표작을 탄생 시킨 이제훈은 5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로 배우로서는 깜짝 변신을 꾀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했다.

또한 6월에는 매니지먼트 컴퍼니온(COMPANY ON) 설립 소식을 알리며 새 출발에 나섰고, 하반기엔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언프레임드'로 감독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가 하면, 오는 29일에는 네이버 바이브에서 공개되는 국내 최초 오디오 무비 '층(임지환 감독)'으로 인사한다.

일찌감치 인정받은 본업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은 물론, 보기만 해도 신선한 프로젝트로 단순 연기를 넘어 색다른 도전에도 아낌없이 스스로를 투자하고 있는 모양새다. 흥행 혹은 성적을 떠나 하고 싶은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과감히 문을 두드려 보기 위해 홀로서기를 감행했나 싶을 정도로 이제훈의 최근 근무 환경은 꽤 높은 만족도를 엿보이게 한다. 즐겁게 일하는 것이 모두의 눈에 보인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정의가 실종된 사회를 바라보고, 또 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공감대를 높였다. 극중 택시기사 김도기로 분한 이제훈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캐릭터 변주를 통해 원맨쇼 활약을 펼치며 흥행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와 그의 후견인이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이제훈은 날선 격투기 선수이자 후견인 상구 역을 맡아 거친 비주얼과 감정의 성장을 보였다. '무브 투 헤븐'은 최근 2021 아시안 아카데미 크레이에티브 어워즈(Asian Academy Creative Awards·AACA)에서 최고의 드라마 시리즈상을 수상, 이제훈은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왓챠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스틸 〈사진=왔챠〉 왓챠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스틸 〈사진=왔챠〉
 왓챠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스틸 〈사진=왔챠〉 왓챠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스틸 〈사진=왔챠〉

왓챠 숏필름 프로젝트로 제작된 '언프레임드'는 매니지먼트 컴퍼니온 공식 설립 훨씬 전인 2019년 이제훈이 김유경 대표, 양경모 감독과 공동 설립한 제작사 하드컷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주목도를 높였다.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가 마음속 깊숙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 이제훈이 주축이 돼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의 감독 데뷔를 실현시켰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였고, 왓챠 공개 후에도 호평 받고 있다.

최초의 도전은 또 있다. 콘텐트 범람의 시대, 글로벌 MZ 세대에게 각광 받고 있는 오디오 콘텐트를 국내 최초 '무비' 형식으로 제작한 '층'에도 참여했다. 프로파일링 오디오 무비로 소개되는 '층'은 알 수 없는 층간소음이 계속되는 무광 빌라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두고 용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프로파일러와 사건 담당 경위가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제훈은 '시그널'에 이어 다시 만나게 된 프로파일러 역할을 이번엔 목소리로만 연기해 차별화 된 매력을 담아냈다.

 
프로파일링 오디오 무비 '층' 예고 스틸 〈사진=네이버 바이브〉프로파일링 오디오 무비 '층' 예고 스틸 〈사진=네이버 바이브〉

'최초의 도전', '최초의 시도'에 거리낌이 없다. 창작자로서 흥분되는 일, 배우로서 재미가 담보 된 경험이라면 일단 발을 들이고 본다. '층'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제훈은 "큰 선례가 없다 보니 시행착오가 분명히 있을텐데도 밀어 붙여 앞으로 나아가는 부분이 멋있었다. 자극이 되는 부분도 컸다"고 밝혔다. 부담감과 책임감은 능력치로 상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기에 가능한 행보가 아닐까.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배우라는 점 역시 올해 발자취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어마어마한 흥행이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 희망하지만,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과정의 즐거움과 그것에서 비롯될 언젠가의 결과물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훈은 2017년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연기만 할 것이다'는 마음은 아니다. 연기를 하지 않게 되더라도 영화 일은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던 바 있다. 오래 전부터 꿈꾸고 준비했던 새로운 꿈. 목표의 현실화는 그래서 더 대단하다.

광고계 반응도 남다르다. 작품의 연타석 홈런과 소속사 설립 등 이슈로 광고계 러브콜에 호의적으로 응답하고 있다. 박서준, 조정석, 이정재 등과 함께 최근 광고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로 꼽히고 있다. 상업성의 척도가 되는 매체인 만큼 나쁘지 않은 수순이다. 한 광고 관계자는 "이제훈은 모범적인 이미지로 다수의 연령층에서 호감도가 높은 배우다. 몸값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본인도 예상 못 했을 콘텐트로 이슈몰이 중이다. 바로 구교환을 향한 공개 러브콜. 이제훈은 지난 10월 부국제 행사에서 구교환을 언급하며 "'구교환 배우와 함께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D.P.'와 '모가디슈'를 보고 너무 좋아 흥분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엔 구교환과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 이후 지난달 개최 된 청룡영화상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선 이제훈은 후보로 자리한 구교환에게 "같이 작품 하고 싶다"며 공개 하트를 날렸고, '언프레임드' 영상 콘텐트에서도 구교환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네티즌들은 이제훈과 구교환이 함께 출연해줬으면 하는 작품의 장르, 스토리까지 생산해내며 기분 좋은 밈 현상을 잇고 있다. 재치와 센스로 스스로 콘텐트가 됐다.

이제훈은 컴퍼니온 설립과 함께 "컴퍼니온은 '따뜻하다'의 온(溫)과 '온전하다'의 온(穩), 그리고 '켜다' ON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동행을 뜻하는 '컴페니언(COMPANION)' 발음과 유사한 점에 착안,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동행하는 곳'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홀로서기의 이유와 명확한 목적을 보여준 2021년. 2022년에는 어떤 신선한 동행을 관객들과도 함께 할지, 허물어진 벽과 함께 더 큰 기대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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