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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 11살 요한이 방에 먹다 남은 햄버거...화물차 사고 그 후

입력 2021-12-16 09:00 수정 2021-12-27 17:08

유족 "횡단보도 보행 중 사망사고 발생시 가중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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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횡단보도 보행 중 사망사고 발생시 가중처벌해야"

고 정요한(11)군고 정요한(11)군
지난 4일 경남 창원의 한 교차로에서 초록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이가 우회전하던 대형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11살 정요한 군입니다. 그리고 불과 나흘 뒤 인천에서 9살 아이가 같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요한이는 축구선수가 꿈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 녀석이 자기보다 축구를 잘해서 매일 연습할 정도였습니다. "언제쯤 OO이의 축구 실력을 따라잡을까?" 삐뚤빼뚤 쓴 일기장엔 축구 이야기로 꽉 채워졌습니다. 요한이가 사고를 당한 날도 축구를 하고 집에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평소 부모님과 형에게 잘 조르지 않던 요한이는 그날도 방에 남겨둔, 먹다 남은 불고기버거와 콜라를 다시 먹을 생각에 들떠있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를 좋아했던 평범한 아이였고, 그런 멋진 선수가 돼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에게 꼭 보답하고 싶었던 따듯한 아이였습니다.
고 정요한(11)군 일기장고 정요한(11)군 일기장

지난 13일 JTBC 뉴스룸은 〈'초록불'에 건너다 숨진 아이...우회전 화물차 여전히 쌩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취재진은 사고 이후 현장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지켜봤습니다. 그대로였습니다. 오히려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신호위반은 더 심해졌습니다. 아이들의 등하굣길은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습니다. 요한이의 친형 정병욱 씨는 "동생이 하늘나라로 떠난 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얼마 뒤 인천에서도 초등학생이 또 숨졌다"며 "보행자가 보호받아야 할 횡단보도에서의 사고가 왜 점점 늘어나는지 슬프고, 원망과 분노가 가득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량은 의무적으로 멈춘 뒤 출발해야 하고, 횡단보도 보행 중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기사 40대 남성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요한이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JTBC 보도 이후 경찰은 취재진이 지적한 현장 곳곳에 단속반을 배치했고, 암행순찰차를 투입해 연말까지 집중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발만 걸쳐도 무조건 멈춰야 하는 걸로 법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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