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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굴뚝에 초록칠 하면 친환경? 그린워싱 황당 마케팅

입력 2021-12-11 19:21 수정 2021-12-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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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기업들, 어떤 제품을 내놓든 '친환경'을 강조하죠.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져서 그런 건데, 무늬만 친환경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그린워싱', 친환경으로 위장하려고 녹색으로 분칠했다는 말까지 새로 나왔을까요.

그린워싱의 상술,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딱 2주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카페 안에 진열된 산타 인형과 형형색색 컵이 분위기를 돋웁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쁜 텀블러, 컵 같은 게 많이 나와 있어요.

[이동이/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이 제품 구매하려고요? (선물하기도 좋고, 이걸 사면 리사이클 가방도 준다는데요.) 플라스틱 제품을 사야 리사이클 가방 주는 건 아이러니 아닌가요? 그린워싱입니다.]

그린워싱이란 매연이 나오는 굴뚝에 녹색 페인트를 칠하는 것 같이 친환경 코스프레를 하는 걸 말합니다.

[한승지/서울 송파구 : '또 새것 나왔네' 하면서 갖고 싶은 마음이 없다가도 사게 되더라고요. (친환경적 이미지가) 있으니까. 다른 데보다 여기서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죠.]

또 다른 커피전문점입니다.

매장 들어오자마자 상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텀블러, 머그컵은 물론, 캡슐커피, 블루투스 스피커도 있습니다.

고양이 털실도 있는데 이런 게 커피전문점에 왜 있는지 모르겠네요.

여기는 연말 한정판 다이어리, 볼펜, 수첩, 에코백도 판매 중입니다.

전등과 화로, 칫솔을 상품으로 내놓은 곳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커피와 상관없는 제품들인데, 빠지지 않는 홍보 문구는 '친환경'입니다.

시즌 상품이라고 해서 저도 사 봤습니다.

[박정음/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이건 뭐예요? (에코백이라던데요.) 에코가 왜 들어가죠? 그냥 가방인데요.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은데요.]

우리가 무심코 쓰는 단어에도 그린워싱이 스며든 겁니다.

서울시내 한 대형 백화점입니다.

의류매장 마네킹 옆에 생수통이 잔뜩입니다.

버린 페트병으로 만든 실을 옷에 썼다며 친환경 브랜드임을 강조합니다.

친환경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겁니다.

[의류매장 직원 : 좋은 취지니까 손님들도 더 많이 보시죠. (매출에 큰 영향을 주나요?) 그럼요.]

그런데 매장 안에는 정작 이런 제품은 많지 않습니다.

[의류매장 직원 : (바지, 셔츠) 한 품목당 한 개 정도…많은 건 아니에요. 일부 콜라보한 거예요.]

진열대 맨 앞은 친환경 제품을, 바로 뒤부터는 일반 제품을 진열합니다.

[장지혜/기후변화청년모임 : 광고에서는 다 친환경 상품 라인처럼 해놨는데 막상 가보니까 몇 개 있지도 않고 점원들도 잘 몰라서 당황스러워요.]

[유승권/이노소셜랩 이사 : 의류산업 환경문제는 거의 수백, 수천 가지입니다. 페트병 원사 하나 바꾸고 '우리는 친환경 지속가능 기업이다'라고 광고하는 건 과장인 거죠.]

실제 독일에서는 아디다스 광고가 문제가 됐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끝내겠다는 광고 속 운동화가 실제로는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50%만 했다며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취재지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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