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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영변 원자로서 온수 배출"…북한, 재가동 흘리기 전략?

입력 2021-12-09 15:12 수정 2021-12-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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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는 정황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습니다. 각종 북한 연구기관들은 물론 우리 정보당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인데요. 이번에 또 다시 드러났습니다.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다보니 북한이 실제로 핵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 말고도 다른 목적이 있어 의도적으로 영변을 노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 “영변 핵시설 온수 배출…원자로 가동 증거”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현지시간 8일 위성사진 3장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9월 12일, 10월 23일, 11월 16일에 찍힌 위성 열영상 사진입니다.

 
9월 12일 영변 단지의 야간 열영상 위성사진. 차가운 육지와 따뜻한 강물이 뚜렷하게 대조된다. '분단을 넘어'는 냉각시설에서 흘러 나간 온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CSIS '분단을 넘어'〉9월 12일 영변 단지의 야간 열영상 위성사진. 차가운 육지와 따뜻한 강물이 뚜렷하게 대조된다. '분단을 넘어'는 냉각시설에서 흘러 나간 온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CSIS '분단을 넘어'〉
사진에는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배출된 온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온수가 원자로의 냉각 시설에서 나왔다는 게 '분단을 넘어'의 분석입니다. '분단을 넘어'는 “물이 분산되는 패턴을 보면 가장 따뜻한 온도가 배출구에서 발견된다”며 “원자로가 가동되는 명확한 징후”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9월 12일 야간 위성사진에서는 차가운 육지와 따뜻한 강물이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이 5㎿ 원자로를 가동해 폐연료봉을 얻은 뒤 이를 영변 단지 내 방사화학실험실로 옮겨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0월 23일 영변 단지의 야간 열영상 위성사진. 배출구 근처 온도가 유난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분단을 넘어'는 이를 온수 배출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사진=CSIS '분단을 넘어'〉10월 23일 영변 단지의 야간 열영상 위성사진. 배출구 근처 온도가 유난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분단을 넘어'는 이를 온수 배출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사진=CSIS '분단을 넘어'〉

■ IAEA·우리 정부도 영변 재가동 확인

이는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적한 것과도 일치합니다. IAEA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5㎿ 원자로에는 2018년 12월 초부터 21년 7월 초까지 가동 징후가 없었지만, 이후 냉각수 배출 등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사화학실험실의 경우 “실험실을 가동하는 화력발전소가 올해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약 5개월 간 운영됐다”고 했습니다.

5개월이라는 기간은 폐연료봉 재처리에 드는 시간입니다. 올해 상반기 5개월 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남아 있던 폐연료봉을 활용해 플루토늄을 추출한 뒤 7월부터 다시 5㎿ 원자로에서 새 폐연료봉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 성명에서 영변을 거론하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지난달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5㎿ 원자로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발전시설 중 최소 하나가 가동 중임을 시사한다”고 전했습니다. 구룡강으로 물이 계속 배출된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분단을 넘어'가 열영상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이 물이 냉각 시설에서 흘러나갔다는 점을 규명한 것입니다.
 
11월 16일 영변 단지의 야간 열영상 위성사진. 높은 강 수온이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사진=CSIS '분단을 넘어'〉11월 16일 영변 단지의 야간 열영상 위성사진. 높은 강 수온이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사진=CSIS '분단을 넘어'〉

정부도 이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2018년 말 가동을 중단했던 5MW 원자로를 최근 재가동했고, 핵연료봉 재처리 작업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 북한의 의도적 '영변 띄우기' 분석도

전문가들은 최근 영변이 자주 노출되는 사실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영변 띄우기' 나섰다는 시각입니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꺼낸 영변 폐기 카드는 미국이 '영변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된 적 있습니다. 이후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위한 카드로 영변이 가지는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하노이 정상회담 때부터 영변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북한도 알고 있다”며 “영변을 통해 '우리도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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