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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우리 고3이 우월" vs "갈라치기"

입력 2021-12-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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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대선에서는 고3 학생들도 투표권이 있죠. 여야는 고3 학생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표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여야 간의 뜨거운 설전까지 오갔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548986, 이게 뭘 가리키는 숫자일까요? 가수 윤하씨의 '비밀번호 486' 같은 건 아니고요. 교복 입은 유권자들의 숫자입니다. 지난 2019년 말 선거권 부여 연령을 만 18세로 내렸죠. 만 18세 유권자들은 지난해 총선부터 처음으로 선거에 참여했는데요. 당시 유권자 수가 54만 8,986명이었다고 합니다. 내년 대선은 만 18세가 표를 행사하는 첫번째 대선이기도 한데요. 이번에도 만 18세 유권자 수는 50만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여야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죠. 이 추세대로면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50만명에 달하는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도 결코 놓쳐선 안 될 부분일 겁니다. 이미 여야간 치열한 고3 쟁탈전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줌 인'이 선정한 오늘(8일)의 인물은 2명인데요. 둘 모두 고3입니다.

[남진희/더불어민주당 광주 대전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지난달 28일) : 더불어민주당 광주 대전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18살 고등학생 남진희입니다. 이틀 전만 해도 제가 여기에 나올 줄 몰랐습니다. 참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지난 6일) : 국민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작품 만들 때 참고하시라고 아껴두던 김민규 표 한정판 비단 주머니를 공개합니다.]

여야가 전면에 내세운 고3의 대표 얼굴들입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지난달 말 광주 지역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파격적인 인사 소식을 알렸는데요. 고3 수험생인 남진희 양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겁니다. 고3이 여당의 대선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남 양은 광주여고 학생회장과 광주 고등학교 학생의회 의장 출신인데요. 민주당 광주시당이 영입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입니다.

[남진희/더불어민주당 광주 대전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지난달 28일) : 저는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에 청소년, 청년의 목소리를 내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내년 3월 9일, 뚜렷한 철학과 비전이 있는 대통령을 바랍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달 28일) : 무려 만 18세 여고생이시고요. 광주 고등학교 학생의회 의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확장을 위해서 정말 애써오신 청소년 활동가입니다.]

이에 맞선 국민의힘 고3 대표는 김민규 군이었는데요. 김 군은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에 참가해 8강까지 올랐던 바 있죠.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6월 27일 / 화면출처: 유튜브 '오른소리') : 그럼 이렇게 적자액의 대폭 상승에 기여한다고 주장하시는 노인 무임손실을 도출하는 방법도 알고 계십니까? (설명해 주십시오) 네. 서울시 기준으로 기본요금 1250원인데요…]

사상 최초에는 사상 최초로 맞불을 놔야 하는 걸까요? 김 군이 남진희 양처럼 어떤 직책을 맡은 건 아니었지만요.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시민대표로 연설대에 올랐는데요. 주요 정당의 선대위 출범식에서 고등학생이 대표로 연설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지난 6일) :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실정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이렇게 호소합니다. 어제의 잘못된 세력을 비판하되, 미래를 설계하는 데 더 몰두해 주십시오.]

김 군의 연설에 크게 감동을 받은 분이 있는데요. 감동을 넘어 스스로 반성까지 하게 됐다고 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깊은 감명을 받았고. 우리 청년들이 이렇게 똑똑한 줄… 제가 다음에 가서 연설을 하려니까 조금 부끄럽더군요.]

윤석열 후보, 자신을 낮추며 겸손하게 김 군을 치켜세웠는데요. 연설 내용이든 제스처든 자신과 대비했을 때 배울 점이 많다고 본 것 같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6일) :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합니다.]

물론, 윤 후보도 과학기술의 힘으로 콤플렉스를 일부 극복하긴 했지요.

[AI 윤석열 : AI 윤석열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방방곡곡 국민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고개를 좌우로 젓지 않고 있죠. 방금 말한 인물은 실제 윤석열 후보가 아니라 AI 윤석열인데요.]

이렇게 시작된 여야 고3 대전, 그런데 애들 싸움이 부모 싸움이 되는 걸까요? 자식 자랑을 하다가 그만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음성대역) :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입니다. 김민규 당원, 꼭 언젠가는 후보 연설문을 쓰고 후보 지지 연설을 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김 군의 연설을 홍보하면서 올린 페이스북 글입니다. 당장 민주당 측에선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탄희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젠더 갈라치기를 넘어 이제는 고3도 '우리 고3′과 '민주당 고3′으로 나뉘는 것이냐"고 직격했는데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이준석 대표의 갈라치기 DNA가 느껴진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 고3 당원 기 살려주는 게 왜 갈라치기냐"며 민주당도 자신 있으면 자랑하란 취지로 반박하긴 했지만요. 이미 민주당 고3 당원들의 기분은 상한 뒤였습니다.

[이정인/더불어민주당 당원 : 국민의힘 고3과 민주당 고3은 모두 우열의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성숙한 민주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반민주적 사고방식을 성찰하고 해당 발언을 철회하여 민주주의의 덕목인 공존의 참뜻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내 자식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부모의 우열론(優劣論), 사실 자식 입장에서도 마냥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듯합니다.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지난 6일) : 우리에게는 국민의힘의 국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민주당의 국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오직 위대한 대한민국의 국민만 남아있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격한 자식 자랑 탓일까요. 김민규 군의 연설이 화제가 되면서 노래 가사 표절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김 군의 연설문 문구 일부가 래퍼 '머드 더 스튜던트'의 '불협화음'이란 가사와 겹친다는 겁니다. 김 군 연설을 관통하는 핵심 단어 역시 '불협화음'이었죠.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지난 6일) : 대선이라는 이번 항해의 여정에서 우리의 컨셉은 불협화음이어야 합니다.]

정회원분들은 이미 잘 아시겠지만 다정회의 유일무이한 '힙합 보이', 바로 박 마커인데요. 힙합 보이로서 랩과 연설문이 어떤 부분에서 겹치는지 직접 한 번 살펴봤습니다. 먼저 이 구절인 거 같습니다.

[잘 들어보세요]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 사람들이 정말 열광하는 지점은 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입니다.]

[불협화음/머드 더 스튜던트 (화면출처 : 유튜브 '알파') : 중요한 건 평화 자유 사랑 My Life, 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

[다시 한번 들어보세요.]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 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

[불협화음/머드 더 스튜던트 (화면출처 : 유튜브 '알파') : 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

'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라는 문장이 서로 일치하지요. 비슷한 부분은 또 있습니다. 이어서 다음 파트 들어볼 텐데요. 이번엔 한 번만 들려드립니다.

[잘 들어보세요]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 "어느 새부터 정치는 멋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직이라는 트로피보다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철학을 먼저 하는 대통령"]

[불협화음/머드 더 스튜던트 (화면출처 : 유튜브 '알파') :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 이건 하나의 유행 혹은 TV쇼. 우린 돈보다 사랑이. 트로피보다 철학이]

'어느 새부터', '트로피', '철학'이란 단어들이 겹치죠. 김 군은 법적인 검토도 거쳤다며 표절이 아닌 '오마주'라고 해명했습니다. 자식이 궁지에 몰리자 부모도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이준석 대표는 "과도한 지적"이라고 김 군을 감쌌습니다. 그럼 자신도 노래 가사를 표절한 거냐고 따져 물었는데요.

[박준우/정치부회의 (지난 6월 11일) : 임재범 씨가 부른 곡 중에 '너를 위해'란 곡이 있습니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6월 11일) :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쳐질 것이고…]

이 대표, 지난 6월 11일 당대표 수락 연설문에서 가수 임재범씨의 노래 가사를 인용했던 바 있죠. 바로 그 장면인데요. 김군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이디어 차원에서 가사를 인용했을 뿐이란 주장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여야의 고3 대표들과 그를 둘러싼 설전을 살펴봤는데요. 앞으로 고3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도 궁금해집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우리 고3 우월" vs "갈라치기" 설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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