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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무서워 시설 못 가"…떠돌던 60대 노숙인 동사

입력 2021-12-07 20:31 수정 2021-12-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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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에 갑자기 영하로 떨어져서 추웠던 날이 있었죠. 그즈음 길에서 잠자던 60대 노숙인이 숨을 거뒀습니다. 시설에 들어가자는 주민센터 직원의 권유를 거절하고, 밖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요즘 이처럼 시설을 꺼리는 노숙인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의 도림천 부근을 찍은 사진입니다.

신발과 짐들이 흩어져 있고 기둥 옆엔 이불더미가 보입니다.

추위를 피하던 60대 노숙인 A씨 모습입니다.

내내 영상을 웃돌던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 다음날 아침, A씨는 숨을 거뒀습니다.

[여도현/기자 : 노숙인은 산책로 옆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체감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진 날이었습니다.]

A씨는 시설에 들어가라는 주민센터 직원의 권유를 거절해왔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한 3개월 이상 있었죠. 시설이든 아니면 안전한 따뜻한 곳으로 자진 이동 권유를 수차례 걸쳐서 해왔어요. 노숙하시는 분들이 시설에 들어가는 걸 원치 않으세요.]

해가 저물 즈음 한 노숙인 시설을 찾아가봤습니다.

낮동안 거리에 머물던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황모 씨/노숙인 : (코로나 검사 어떻게 받으셨어요?) 선별진료소 여기서. 확인서 받고 일주일 동안 쓰고 다시 검사하고. 이게 없으면 급식소 가서 밥을 못 먹어요.]

바로 옆에 시설이 있는데도 들어가지 않는 노숙인들도 있습니다.

[우모 씨/노숙인 : (왜 시설은 잘 안 가세요?) 코로나 무서워가지고. 한방에 20~30명 들어가죠.]

추위 피하자고 시설에 갔다가 코로나에 걸릴까 걱정된다는 얘깁니다.

노숙인들은 오늘도 추위와 코로나 사이에서 살얼음판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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