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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미얀마에 "법 꺼져라" 저항 운동…'포스트 아웅산 수지'는?

입력 2021-12-07 18:08 수정 2021-12-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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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월클뉴스〉에서는 국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전 세계를 두루 또 깊이 있게 담아 '월드클라스' 기사를 선보입니다.

미얀마 군부 정권의 재판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는 소식을 하루 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징역 4년형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어젯(6일)밤 늦게 국영 TV를 통해 "사면 차원에서 감형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이 지난 5월 법정에 출석한 모습(왼쪽)과 수지 고문에 대한 선고 이후 미얀마 네티즌들이 올린 '#법 꺼져라' 해시태그. 〈사진=로이터ㆍ트위터 캡처〉 미얀마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이 지난 5월 법정에 출석한 모습(왼쪽)과 수지 고문에 대한 선고 이후 미얀마 네티즌들이 올린 '#법 꺼져라' 해시태그. 〈사진=로이터ㆍ트위터 캡처〉

재판부가 선고한 당일, 사면은 아무래도 맞지 않습니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결국 군부가 형량도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네티즌들은 SNS에서 '#법 꺼져라' 해시태그를 달고 군부 결정에 저항하는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부는 형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수지 고문이 "감옥이 아닌 현재 구금된 모처에서 복역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배려'의 제스처를 취하는 건 안팎의 비난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 수지 징역형에 국제사회 맹비난…군부는 '마이웨이' 외교

 
현지시간 6일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운나 마웅 르윈 외무장관(좌)과 캄보디아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우)가 회담하고 있다. 〈사진=DVB〉 현지시간 6일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운나 마웅 르윈 외무장관(좌)과 캄보디아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우)가 회담하고 있다. 〈사진=DVB〉
미얀마 군부의 외무장관은 수지 고문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 다음 날 캄보디아 총리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캄보디아는 내년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의 의장국입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4월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미얀마를 대표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10월 회의에서는 배제됐습니다. 미얀마 쿠데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4월 회의에서 합의했던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최근 "미얀마도 아세안의 가족이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미얀마 군부는 캄보디아처럼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나라와 접촉하며 고립되지 않으려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수지 고문에 징역형을 결정한 군부에 거센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UN) 등의 국제기구뿐 아니라 미국과 EU에서도 규탄 성명이 쏟아졌습니다. 미첼 바첼레트 UN 인권 최고대표는 "군부가 통제하는 법원에서 비밀리에 진행 중인 가짜 재판"이라며 "유죄 판결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치적 동기에 따른 판결이자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민주주의의 또 다른 큰 후퇴"라고 규탄했습니다. 미국 백악관도 대변인 브리핑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최근 미얀마 군부는 주 UN 미얀마 대사 자리를 두고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경쟁하고 있었는데요. 이날 유엔 자격심사위원회가 초 모 툰 대사의 지위 유지를 승인하고 군정의 유엔 가입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초 모 툰 대사는 쿠데타 직후 유엔 총회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면서 군부에 맞섰던 인물입니다.

 
지난 2월 초 모 툰 주 UN 미얀마 대사가 유엔총회에 참석해 '세 손가락'을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월 초 모 툰 주 UN 미얀마 대사가 유엔총회에 참석해 '세 손가락'을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포스트 아웅산 수지'는? "미얀마에 민주주의 희망 계속"

수지 고문의 재판은 이제 시작입니다. 이번 판결에서는 2가지 혐의에 대한 선고만 내려졌을 뿐, 나머지 10개 혐의는 남아 있습니다. 모든 혐의에 유죄가 인정되면 100년형이 넘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군부가 또다시 형량을 절반씩 깎는다고 해도 적어도 수십 년, 올해 76살인 수지 고문의 나이를 생각하면 일 년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그만큼 '포스트 아웅산 수지' 시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아웅산 수지 고문에 대한 선고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군부 시위의 모습. 〈사진=트위터〉   아웅산 수지 고문에 대한 선고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군부 시위의 모습. 〈사진=트위터〉
같은 날 뉴욕타임스는 "수지 고문에 대한 첫 판결이 내려지면서 위태로운 민주주의의 한 장이 마무리됐다"면서 "수지를 넘어 미얀마에 새로운 민주화 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주목하는 건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입니다. NUG는 수지 고문이 외면했다는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수지 고문과는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최근 채권을 발행해 7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했고, 이들이 창설한 군대(PDF)도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군부와의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예단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외신의 분석대로 "수지가 무너져도 미얀마의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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