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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연 사퇴 후폭풍…이재명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입력 2021-12-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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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조동연 상임선대위원장 사퇴에 대해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했습니다. 조 위원장의 사퇴 의사를 수용했지만, 정치권 후폭풍도 상당한데요. 이재명 후보는 어제(2일)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혔는데, 추미애 전 장관이 반발하면서 당내에서 논란이 불붙은 모양새입니다.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연일 몸을 낮추고 변화를 꾀하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 오늘은 삼성경제연구소를 찾았습니다. 공식 1호 공약 '공정성장'이 주제였는데요. 본인은 '친 노동 인사'가 맞지만, "친기업과 친노동이 양립불가능한 게 아니"라면서 "노동과 자본이 협력적이지 않으면 경제성장이 가능하지 않다"고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 기본 소득을 얘기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도 기본소득 도입을 말하는 이유를 살펴보자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삼성이나 이런 데서 기본소득 얘기도 좀 해보는 게 어떻겠냐' 제가 사실 이재용 부회장님한테 그 얘기 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히 이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감소에 대비해야 될 시대에 하나의 대책으로. 완벽한 대책은 아니고 하나의 대책으로 그런 고민들도 하지 않습니까.]

이후엔 주말까지 2박 3일 매타버스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했는데요. 지난 주 광주 전남 방문에 이어 2주째 호남 민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겁니다. 전북이 고향인 정세균 전 총리도 일정에 함께하면서 '원팀'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취약한 산업, 열악한 경제 기반으로 서운하셨을 도민들의 말씀을 경청하겠습니다. 서운한 말씀, 뼈아픈 말씀을 듣는 시간도 충분히 갖겠습니다.]

이런 민주당의 변화와 노력, 지지율에도 반영됐는데요. 한국갤럽 조사 결과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36%로 똑같았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율도 똑같이 5% 였는데요. 2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요. 42%였던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31%)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었는데, 윤 후보는 떨어지고 이 후보는 올라서 지지율이 같아진 겁니다. 오차범위 안팎에서 윤 후보가 앞서는 조사결과들도 나오고 있는데, 추이 상으론 양강 후보 격차가 좁혀지는 경향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에 논란이 생겼습니다. 영입인재 1호, 조동연 상임선대위원장 얘깁니다. 앞서 신체커가 전해드렸지만, 조 위원장, 사생활 의혹이 불거졌고 당에 사퇴 의사를 밝혔죠.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 조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습니다. 이 후보,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습니다. 조동연 위원장님과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더 이상 아픔이나 상처가 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영길 대표는, 앞서 사의수용을 주말까지 미루겠다고도 했었죠. 그만큼 조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한 당내 의견이 분분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인사검증 실패라는 의견부터, 큰 문제가 아니란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과열된 인재 영입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사 검증 실수다, 실패다. 아무리 외부 영입이 중요하고 급하더라도 바늘허리에 실 꿰어 쓸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어제) : 2030에게는 영향은 저는 없다고 보고 있고. 요즘 저희 세대 같은 경우는 사실 뭐 이혼이 흠이나 문제라고 보는 세대는 아니거든요. 더 당당하게 본인의 꿈과 도전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이미 혹평이 나왔죠. "예쁜 브로치" 같은 논란의 발언도 있었지만요. 조 위원장의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이후의 민주당의 대응이 잘못됐단 비판도 나왔습니다. 정확한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 채 "확인결과 거짓"이라고 하면서 야당 공격에만 열을 올렸다는 겁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의 의원들과 당의 대응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고 보여져요. 이 뉴스를 잠재울 수도 있었습니다. 일찍 조치를 잘했으면. 그런데 안민석 의원 같은 경우가 가짜뉴스 운운을 하면서 어마어마하게 야당을 공격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공격했단 말이죠.]

앞서 민주당에서 "여론을 지켜보겠다"고 한 대응도 문제 삼았습니다. 영입인재를 보호하거나 아니면 분명한 결단을 내렸어야 하는데, 시간을 끄는 사이에 오히려 여론 심판만 더 가혹해졌다는 겁니다.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이재명 후보가 좀 더 이 사실을 알았을 텐데, 그걸 자기가 용단을 내려서 처음부터 정리를 하든지 아니면 이왕에 데려왔다면 끝까지 보호를 해줘야지 국민에게 심판을 하겠다, 국민 여론을 듣겠다, 이 얼마나 비겁한 후보로서의 얘기입니까.]

정의당은 조 위원장의 사생활 공격에 반대하면서 민주당을 향해 "조 교수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막아서도 모자랄 판에 국민 정서 운운하며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혼외자가 있는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되나"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선거 시기 외부인재 영입, 정책과 이미지 쇄신을 통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모으고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거죠.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논란을 키우면서, 사람들의 의견을 분열시키고 영입인재에게도 상처만 남긴 듯 한데요. 사실 이런 문제들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논란이기도 합니다. 급하게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선거때만 반짝 쓰고 버린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은 20대 남성, '이남자' 표심을 얻겠다며 원종건씨를 영입했지만 '미투' 의혹으로 물러났죠.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도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영입하려다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저번 선거에선 아예 같은 인물을 두고 여야가 앞다투어 영입 경쟁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죠. 나중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허술한 인재 검증에 부실한 인재양성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인재영입이 되고 있단 지적이 내부에서부터 나옵니다. 

[홍수민/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본부 팀원 (어제) : 청년들은 '이 사람이 정말 그 일에 맞는 사람인가' '집권 여당의 선대위에서 일할 만한 사람인가'를 판단하고 이를 통해서 공정성을 평가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에게 박탈감, 의문, 보여주기식이란 반감만 안겨 주는 인재 영입 말고 납득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인재 영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이 후보, 어제 '조국의 강'을 건넜습니다. 조국 사태에 대해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한다"고 한 겁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해 거리를 둬왔던 이 후보, 분명히 입장을 정리한 건데요.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에 등을 돌린 2030 청년 층과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제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그간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에 하나인데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립니다.]

야당은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곧바로 반박이 나왔는데요. '명추 연대'로 대선 경선을 치렀던 추미애 전 장관이 등을 돌린 겁니다. 조국 사태는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면서 프랑스의 반 유대주의 정서를 드러낸 드레퓌스 사건에 빗댔는데요. 조 전 장관과 가족에 가한 공포는 언급하지 않고 사과를 말한다, 참 무섭다고 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지도자가 옳고 그름에 대해 '예, 아니오'를 분명하게 가르마 타지 않고 애매하게 흐리면 국민이 희망을 갖지 못합니다. 그것으로 중도층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조국에 대한 사과는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입니다.]

조국 사태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마다 당내 열성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왔죠. 당내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조국의 강'이라고 까지 불렸던 이유일 듯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은 지금 당내 지지자들 간 갈등으로 당원 게시판도 닫은 상태인데요. 여기에 또다른 당내 갈등의 불씨가 생겨났습니다. '나는 꼼수다'의 멤버였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이재명 후보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하위 80%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한 겁니다. 열심히 한 의원 21명, 글이 적게 올라온 순서대로 80명을 실명으로 썼는데요. 김 이사장이 앞서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이후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실제로 이 후보와 관련한 글들을 올렸었죠. 김 이사장의 이른바 '진명 감별사' 활동에 당내 비판도 나왔습니다. 박용진 의원인데요. 오히려 민주당의 분열을 가져오고 이재명 후보에게 부담이 될 거라면서 본인이름을 빼달라고 한 겁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원하신다면 앞으로 이런 일하지 않으시길 당부드립니다. 김용민 씨가 그건 시민의 권리라고 주장하시고 계속하시겠다면 앞으로 이런 평가에서 저는 빼주시길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김용민 씨는 박용진 의원을 향해 "대선 경선 망신스런 꼴등의 의미를 되새겨 보라", "민주당 의원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된다는 말이냐"면서 그럼 탈당하라고 했는데요. 이런 홍보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단 얘기도 나오죠.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지난달 24일) : 송영길 대표가 뭐라고 했냐면 '이재명 따라배우기' 운동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거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거든요. 제가 볼 때 이거 NL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그다음에 이제 홍보하는 것도 보면 뭉클, 울컥, 이런 거. 왈칵, 이런 거. 약간 신파 쪽. 이런 것들이 굉장히 우리한테 뭐랄까, 이질적으로 느껴진단 말이죠.]

'이재명의 민주당'을 외치며 쇄신 행보중인 이재명 후보, 당내 갈등 혹은 논쟁 앞에서도 유연한 변화와 추진력을 보여주면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고요. 조동연 상임 선대위원장 사퇴로 인재영입을 통한 선대위 쇄신 움직임엔 변화가 좀 있을 듯 한데요. 논란과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그 방법과 태도도 국민들이 유심히 지켜보는 대목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조동연 사퇴 후폭풍…'조국 사과' '진명 감별사' 논란, 갈등 재점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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