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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솥밥 안철수·손학규, '과학기술' 고리로 만날까

입력 2021-12-0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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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제3지대 소식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과학기술을 이번 대선의 핵심 화두로 삼고 있죠. 대선 후보 토론이 시작되면 과학기술 콘텐츠 토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마찬가지로 과학입국을 강조하고 있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날지도 관심사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청문홍답', 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하다라는 뜻입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만든 2030 청년들을 위한 플랫폼이죠. '청년의 꿈' 홈페이지에 있는 게시판 이름인데요. 저는 막연하게 2030들만 질문 권한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입 절차에 생년월일 확인은 빠졌나 봅니다. 갑자기 60대 형님이 불쑥 홍 의원에게 질문을 던진 건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3일)의 첫 번째 인물, 준표형에게 질문을 던진 의문의 60대 남성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더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어서 그 일 (청년 소통)을 먼저 그렇게 열심히 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찰스형이 묻고 준표형이 답하다', '청문홍답'이 별안간 '찰문준답'이 됐는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찰스형'이란 아이디로 글을 올린 겁니다. 질문 내용은 "왜 청년들은 홍준표 의원님을 좋아하고 열광할까요?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였습니다. 본인 인증까지 거쳤는데요. 안 후보가 '청년의 꿈'에 글을 남기는 모습을 찍은 인증샷까지 같이 올린 겁니다. 질문자가 안 후보임을 확인한 홍 의원, 답글을 달았는데요.

[홍준표 (음성대역) : 저도 잘 몰라요. 다만 진심으로 대하고 거짓말 안하고 공감하니까 그러는거 아닐까요.]

MZ세대, 이번 대선판 캐스팅보터로 떠올랐죠. 안 후보는 지난 국민의힘 경선에서 2030의 마음을 얻은 홍 의원의 노하우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청년의 꿈'이란 플랫폼 자체도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요. "기성세대 공간에 방 한 칸 내주듯 청년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오롯한 청년의 생각과 대안으로 함께하는 공간", 안 후보의 관람평입니다. 별 5개 만점에 4.5개 이상은 준 셈이죠.

홍 의원도 안 후보에게는 상당한 호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안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The good'이라는 답을 남겼었는데요. '안 후보를 정치판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취지의 비판글에도 "안 후보는 좋은 사람"이라고 옹호했던 바 있습니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도 안 후보와 손잡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고 장담했었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10월 28일) : 안철수 후보하고 연대하는 문제는 우리 당 후보 중에서 홍준표만 가능할 겁니다. 나중에 제가 후보가 되면 보여드리겠습니다. 안 대표와 나름대로의 신뢰 관계도 있습니다.]

사실 홍 의원, 한 때는 안 후보에 대해 이런 야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었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7년 5월 7일) : 자꾸 처음에 저희들이 어려울 때 안철수, 안철수 이랬는데 (안 후보는) 어린애야! 어린애. 토론을 해보니까 '나 괴롭히지 마세요~' 그래요. 내가 (보기에) 초등학교 반장선거하는 것도 아니고 (안 후보는) 어린애야. 그래서 거기 (안 후보) 찍으면 전부 사표 됩니다. 사표.]

지난 2017년 대선 때입니다. 아마 이 장면 때문일 겁니다.

[안철수 (화면제공 : KBS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 ) :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홍준표 : 이것이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내가 참 알 길이 없습니다~]

안 후보의 정치 인생 10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뼈아픈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홍 의원도 어느덧 안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성장했다고 느낀 모양입니다.

안 후보 스스로도 이제 자신의 토론 능력에 대해선 자신하고 있는데요. 오늘 한 언론 인터뷰에서 "콘텐츠 토론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밝혔죠. 지난 대선 토론을 돌아보며 부족함을 인정하기도 했지만요. "오히려 사람들의 기대 수준 낮아서 제가 제일 유리하다"며 능청을 떨기도 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이긴 하지만요. 안 후보가 이렇게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뭘까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달 11일) : 제일 첫 번째 공약이 바로 5-5-5 공약입니다. 즉 원자력 발전 기술을 포함해서 5개의 과학기술을 가지게 되면 우리나라는 5개의 삼성전자 급의 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우리는 세계 5대 강국 G5에 들어갈 수 있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인데요. 어느 때보다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과학기술 공약이 전략이자 무기 그 자체라고 본 듯합니다. 후보 TV토론 때 누가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지로 경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두 사람은 법조인 출신이죠. 두 후보에 대해선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달 12일) : 평생 법만 공부하고, 법이라는 게 과거의 일을 정리하는 거여서요. 과거 지향적일 수밖에는 없거든요. 그리고 세계의 흐름에 대한 게 둔해서요. 우물 안의 개구리는 하늘이라도 보는데, 동굴 안에 개구리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죠. 안 후보는 두 후보가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읽을 수 있는 눈이 없다고 봤는데요. 후보들끼리 본격적으로 맞붙으면 내년 2월까지는 양강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3강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안 후보가 간과한 후보가 한 명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후보들 중에 안 후보와 제일 비슷한 비전을 제시한 분이 있는데요.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달 29일) :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하여 우리는 더 높은 성장을 통해 더욱 많은 분배를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국운 융성의 기운이 충만해 있습니다. 과학 입국, 테크놀로지 강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 오늘의 인물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입니다. 손 전 대표도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과학기술 분야 관련 업적을 틈날 때마다 어필하고 있습니다.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30일) : 손학규 그러면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 만들었지, 판교 테크노밸리 만들었지…]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경기도지사를 하면서는 판교 테크노밸리 만들고 LG디스플레이 단지 만들고 평택항이나 평택의 미군 국제도시,수원의 광교 신도시…]

안철수 후보와 손학규 전 대표, 그렇다면 과학기술이라는 공통점을 고리로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사실 두 사람, 과거에도 여러 차례 손을 맞잡았던 적 있죠.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2018년 5월 3일) : 안철수는 서울에서 혁신경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2018년 5월 3일) : 손 전 대표님께서 함께해 주시면 서울은 저녁이 있는 삶이 이뤄질 것입니다.]

지난 2018년 안 후보가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죠. 손 전 대표가 당시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는데요. 저때도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었군요. 하지만 안 후보, 이번만큼은 결연한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죠. 자신으로 단일화하지 않는 이상 단일화는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일) : 지금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를 해 주신다면 (예.) 그러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게 되겠죠.]

손 전 대표도 아직은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오늘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보면요. 안 후보 등 제3지대 후보들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선 답을 피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답변할 질문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이죠.

오늘은 제3지대 후보들 중에서 비교적 색깔이 비슷해 보이는 두 후보를 추려서 '줌 인'해봤는데요. 제3지대 연대의 장이 열리면 조만간 두 사람도 따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안철수·손학규, '과학기술' 고리로 만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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