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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사흘째 이준석 "선대위 직책 내려놓을 생각 없다"

입력 2021-12-02 18:41 수정 2021-12-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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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소식 차례로 전할텐데 먼저 국민의힘입니다. 이준석 대표이 잠행이 오늘(2일)로 사흘째입니다. 오늘은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오지 않더라도 선대위 출범을 무기한 미룰 수 없다고 했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17살 천재 사기꾼과 그를 쫓는 베테랑 FBI요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죠. <캐치 미 이프 유캔>의 한 장면입니다. 번역하면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여기까지"를 선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비공개로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 오늘로 당무 중단 사흘째죠. 어제 부산을 거쳐 순천과 여수를 방문했는데, 오늘은 제주로 갔습니다. 여수에서 배를 타고 갔다고 하는데요.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를 만났습니다. 순천에서 이 대표를 만난 천하람 변호사는 '호남민심'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 대표가 '이대로면 대선에서 진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했는데요. "빈손으로 서울에 가진 않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천하람/변호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호남에서 기존 대선들에 비해서 큰 지지를 얻지 않으면 어렵다,라는 얘기를 지속적으로 했고, 그래서 호남 민심과 관련한 여러 얘기를 나눴습니다. 저희가 여순사건 유족 분들도 만나서 간담회를 하고 저녁식사도 유족 분들을 모시고 저녁식사도 같이 하면서 지난번에 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취약한 지역을 찾아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식 일정과 당무는 중단했지만, 당 대표로서 해야할 민심다지기 역할은 하고 있다고 할까요. 언론에선 '잠적' '잠행'이라는 표현을 썼죠. 과거 정치인들이 산속이나 오지에 칩거했던 것과는 달리, 전화만 꺼놓은 채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동선을 계속 공개하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후보의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한 것도 화제가 됐죠. 주인없는 사무실에서 활짝 웃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민주당은 갈등을 빚고 있는 장 의원을 우회 저격한 거다, 국민의 힘은 애정표현이다, 이렇게 분석이 엇갈렸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장제원 의원이 이준석 대표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 그것에 대해서 의식적인 행보가 아닌가. 두 번째는 권성동 의원이 그 전날 노원구에 있는, 저희 옆 지역인데 이준석 대표가 없는 노원구의 사무실에 또 방문했단 말이에요. 그것에 대해서 맞불 성격이 아닌가…]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좋은 일 아니겠어요? 그렇게 환한 웃음으로, 그것은 또 시간이 지나서 분명히 좋은 뜻으로 찾아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그런 의미도 될 수 있죠. 안 좋게 보는 분들은 우리 당이 망하기를 기대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밝힌 윤석열 후보, 이 대표의 잠행, 큰 문제는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지금도 당무와 선대위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 겁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이준석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고 지금 뭐, 부산에 좀… 뭐라 그럴까…좀 리프레시 하기 위해서 간 것 같은데… 부산에서도 계속 지금 선거운동 계획과 실행 방안에 대해서 계속 지금 보내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도 급하게 접촉하기 보다는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제일 답답한 건 윤 후보일 거라면서 이 대표를 향해선 대표로서의 역할을 하라고 압박했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 6일로 예정된 선대위 발족식까지 이 대표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선대위 구성을 무한정 늦출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갈등에 데드라인이 없다고 선언한 셈이랄까요. 

[김병준/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선거에서 대표가 빠진다는 건 전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대표가 당에, 당의 대표가 당에 제일 큰 현안에서 빠진다는 게 보기가 그렇지 않습니까. 개념도 그렇고, 그래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같이 뛰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석-석 갈등'에 대한 인식, 연일 대책 마련에 나선 당내 초선, 중진들과는 위기감의 정도에 차이가 좀 있는 듯 한데요.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참 고통스럽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죄송스러워서 우리 중진들이 어제부터 팔을 걷고 만나서 삼삼오오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뜻밖에 중재자 역할의 코멘트를 한 사람도 잇었습니다. 홍준표 의원인데요. 청년의꿈 홈페이지에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 된다"고 쓴 겁니다.

홍 의원은 '칩거에 들어간 이준석 대표에게 조언할 것이 있냐'는 질문엔 "나의 길을 묵묵히"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 이 대표가 지방에 간 사이 윤 후보가 기습 입당을 했던 당시부터 조짐이 있었죠. 경선 룰과 김종인 영입, 선대위 인선 등을 놓고 여러차례 충돌했습니다. 갈등의 이면엔 대선 이후 지방선거 공천 등 당내 주도권 문제도 얽혀있단 분석이 나왔는데요. 이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선과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주장하고 있는데,, 윤 후보 측 인사들은 반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그런데 내년 지방선거는 대선 이후 얘기죠. 당장 97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는 서로 양보해야 한다는 게 중론인데요. 김기현 원내대표가 물밑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드신 분이라 중요하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거고, 이준석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 분이 똘똘 뭉쳐서 개인적인 생각은 다 버리시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열망, 이거 하나만 생각하시면 저는 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내에서 거론되는 해법은 서로 다른데요. 당무 주도권을 쥔 윤 후보가 풀어야한다는 입장과, 이 대표가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갈리는 겁니다. 여기에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25살 나이 차이도 어김없이 거론되는데요. 윤 후보는 대선을 석달 여 앞두고 당 상임고문들을 만났는데, 여기서도 당 상황에 대한 쓴 소리가 나왔습니다. 역시나 해법에 대한 의견이 갈렸습니다. 신경식 상임 고문은 김영삼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지지를 보류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버린 박태준 당시 민자당 대표를 만나러 새벽차를 탄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햇는데요. 직접 보시죠.

[신경식/국민의힘 상임고문 : 아무리 좀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준석 대표가 뭐 묵고 있다는 어디 경상도 바닷가 찾아가서 손잡고 (뭘 찾아가.) 같이 하자! 그래가지고 같이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아마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겁니다. (무슨 찾아가. 거기 가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말씀드리고. (김종인이한테나…) (아니, 아니야.) 그렇게 하지 말라 이거야? (어 아니지!) (아냐, 아냐. 계속하세요.) 하여튼 바다가 모든 개울물을 끌어안듯이…]

상임고문단이 모인 식당에는 뜻밖의 인물도 등장했습니다 (김종인 sk)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우연히 친구를 만나러 이 식당에 오게됐다고 했는데요. 윤 후보는 옆 방에 김 전 위원장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잠깐 들러서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은혜 대변인은 "김 전 위원장이 싫어하거나 제어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민주당이 골든 크로스, 즉 지지율 역전을 한 여론조사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조사 결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5.5% vs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34.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인 겁니다. 여전히 윤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은,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면서, 결국은 윤 후보가 10% 이상 이길 거라고 했습니다.

[김병준/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희들은 아마 10% 이상 크게 이길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고요. 저는 지금 후보의 후보다움이 여러 가지, 여러 군데서 가려져 있는데 저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대외적인 발언 아니십니까?) 해석하십시오.]

윤석열 후보는 오늘 아침 조찬기도회 참석했습니니다. 이재명 후보와 만났습니다. 공식석상에서 두 사람의 만남, 여러차례 있었죠. 나란히 단상에 앉아 귓속말을 하기도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오늘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는데, 윤 후보가 떠난 후 문 대통령이 도착하면서 만남은 불발됐습니다. 윤 후보가 검찰 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두 사람의 만남은 없었죠.

윤 후보는 어제 한 방송사 인터뷰도 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후보가 같은 방송사에서 '토론합시다'라고 윤 후보에게 제안한 데 대한 답을 했습니다. "법정 토론은 몰라도 정책 토론을 하고 싶지 않다. 정직한 후보와 토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막힘 없는 답변이었는데요. 대통령이 됐는데 검찰이 정권 관련 수사에 나선다면 수사하게 놔두겠다면서 "한번 해보라고 하라. 검찰 위에 정치권력, 그 위에 국민 민심이있다"고도 했습니다. 좀 더 곤란해보이는 질문도 나왔는데 역시 답변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출처: 채널A '뉴스A') : 아니 단둘이 왜 그 양반들하고 밥을 먹습니까. 글쎄 뭐 별로 밥 같이 먹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요. 그분들은 뭐 저랑 먹고 싶겠습니까?]

윤석열 후보는 오늘 예정에 없던 경기도 안양의 도로포장공사 사망사고 현장을 방문했는데요. "국민안전이 1순위"라면서도 중대재해법기업처벌법에 대해선 선을 그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제주도에서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윤석열 후보와 윤 후보측 핵심관계자, 일명 '윤핵관'에 대한 불편함을 쏟아냈습니다. 관련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잠행 길어지는 이준석 vs 윤석열 "리프레시"…김병준 "출범식 못 미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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