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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공짜 담보'로 6천억대 대출, 이자 78억 아낀 전자랜드 '철퇴'

입력 2021-12-01 15:38 수정 2021-12-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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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전경전자랜드 전경


전자랜드로 일반에 잘 알려진 고려제강 소속의 SYS리테일은
지난 2009년부터 적자가 누적됩니다.

당시 자금이 시급해진 전자랜드 측은 시중은행 4곳에 대출이 가능하냐고 문의하는데요.

3곳에선 처음부터 거절당하고 신한은행 1곳만 담보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랜드가 부동산이 없어 담보 잡힐 자산이 없었다는 겁니다.

2001년 당시 SYS홀딩스와 인적분할을 하면서 부동산 자산을
모두 넘겨준 탓이죠.

전자랜드가 가전제품의 유통을 맡고 있다면,
SYS홀딩스는 전자랜드에 입점하는 점포 등 부동산을 관리하는 계열사입니다.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자본잠식에 들어간
전자랜드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의 자녀들이 3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경영을 승계한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SYS홀딩스의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전자랜드에 대출을 일으키기로 합니다.

3600억원 가치(2020년 기준)를 지닌 30건의 부동산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신한은행으로부터 500억원의 대출을 받게 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2년동안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부터 모두 6,600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습니다.

1~6%대의 낮은 금리로 195회에 걸쳐 대출했는데, 계열사가 제공한 담보에 대한
대가는 치르지 않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계열사간 부당 지원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전자랜드가 소액으로 신용대출을 한 건 불과 100억~200억 원 정도에 그쳤는데,
건당 500억~700억 원 정도의 대규모 금액은 담보가 없었으면 애초에 은행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담보가 없었다면 대출 자체가 어려웠다는 얘기인데,
담보를 제공받아 저리에 대출받으면서 전자랜드는 금리만 해도 78억원 정도의 이득을 취했다고 합니다.

결국 전자랜드는 이러한 계열사간 부당 지원을 통해 8년 연속 자본잠식 속에서도 부도 위험을 벗어날 수 있었고,
그 사이 전국에 100여개 점포를 확장했습니다.

그 결과 지방의 중소 가전유통점들은 전자제품 유통시장의 공룡으로 자리매김한 전자랜드의 확장세에
기회를 잃게 됐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공정위는 "계열회사라는 이유만으로 합리적인 경영상 고려 없이 당연하게 지원해서 시장 퇴출가능성을 낮추고, 다른 경쟁사업자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경쟁하도록 하는 관행을 제재한 것에 이번 조치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전자랜드와 SYS홀딩스 측에 23억 6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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