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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살리고 떠난 소율이, 먼저 떠난 엄마가 찾아왔다

입력 2021-11-30 17:18 수정 2021-11-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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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사진-JTBC 캡처〉
지난달 5살 소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2년간 투병하다 또래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추모공원에 홀로 안치됐던 소녀. 하지만 이제는 외롭지 않게 됐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났던 엄마가 최근 소녀의 옆자리로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오늘(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서울대병원에서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숨진 5살 전소율 양이 최근 추모공원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엄마와 함께 나란히 안치됐다고 밝혔습니다.

전 양은 지난 2019년 키즈카페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일로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2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하던 전 양은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비극은 더해졌습니다. 전 양이 투병하던 중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겁니다. 전 양의 아버지는 딸과 아내를 함께 돌봐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 양의 엄마는 경기도 고양시의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돼 있었습니다. 이후 전 양은 또래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후 떠났고, 유해는 장기기증자에게 봉안담을 기부하고 있는 분당 추모공원에 홀로 안치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전 양의 사연을 알게 된 분당 추모공원 측은 장기조직기증원에 따듯한 제안을 했습니다. 모녀가 같이 있게 해주고 싶다며 추가로 봉안담 기부 의사를 전한 겁니다. 유족과 협의를 통해 지난 26일 전 양 엄마의 유해를 전 양이 있는 분당 추모공원으로 옮겨 함께 안치했습니다.

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JTBC에 "추모공원 측에서 소율 양이 엄마 곁에 있도록 하고, 또 아버지가 아내와 딸을 한 곳에서 같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먼저 제안해주셨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전 양의 아버지는 장기 기증에 대해 "이대로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가 살아있는 동안은 소율이의 심장도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하니 위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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