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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아내' 동네마트 사연에…주민들 '돈쭐' 행렬

입력 2021-11-26 20:50 수정 2021-11-2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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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산했던 동네 마트에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곳이 있습니다. 아주 저렴하게 판다거나, 특별한 걸 파는 것도 아닙니다.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이게 된 이유를, 이승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평일 오후인데, 가게는 손님으로 북적입니다.

계산대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장바구니마다 물건이 한가득입니다.

매대 곳곳이 눈에 띄게 비어있습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데도 이 마트는 이번 달까지만 영업합니다.

손님이 몰리기 시작한 건 불과 이틀 전부터입니다.

지역 맘카페에 마트 점주 손병철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겁니다.

손씨는 약 3년 전 아내와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게가 어려워졌고 아내는 유방암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까지 돌봐야해서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손병철/○○마트 점주 : '힘들다.' 그런 소리도 못 할 정도였으니까 아픈 사람이 정말 죽어가는 사람은 아프다는 소리도 못 내잖아요.]

문제는 잔뜩 쌓인 재고였습니다.

이웃 주민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너도나도 물건을 사주겠다며 나섰습니다.

[강민희/경기 용인시 죽전동 : 안 올 수가 없더라고요. 사장님한테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많이…]

[최선영/경기 용인시 죽전동 : 많이들 응원해준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고, 좀 힘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맘카페에는 마트에 다녀왔다는 인증샷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송희/경기 용인시 죽전동 :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마음 속에 '선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구나' 이 동기를 다 갖고있구나…]

먹을거리를 몰래 두고 가거나 일손을 거든 시민도 있었습니다.

[곽미나/경기 용인시 죽전동 :  : 저도 유방암 환우였거든요. 힘을 얻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구매한 물건을 더 어려운 이웃에 기부했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손병철/○○마트 점주 : 받은 만큼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계시면 꼭 베풀고 살겠다. 그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웃들이 전한 따뜻한 마음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화면제공 : 시청자 이수영·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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