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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제3지대 행보…정의당 "모욕 방송" 김어준 보이콧

입력 2021-11-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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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민주당과 거리를 두면서 제3지대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제3지대 연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이 와중에 방송인 김어준 씨는 심상정 후보 모욕 논란에도 휩싸였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 우리 지금 만나 (Feat. 장기하와 얼굴들) - 리쌍

한때 즐겨 들었던 노래인데요. 컬러링으로 설정해두면 전화를 건 상대방에겐 상당히 압박스러운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당장 만나야만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게 되는 가사죠. 거의 가사의 절반이 '우리 지금 만나'인데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어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이 노래를 띄웠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오늘부터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제3지대의 공조를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만남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님께 제안 드립니다. 빠른 시일 내에 조건 없이 만나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연대를 포함해 현안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심 후보, 안 후보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해 제3지대가 힘을 모을 때가 됐다는 판단인데요. 제3지대 후보들, 유권자들이 불안한 거대 양당 후보들을 두고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다고 보고 있죠. 딜레마에 놓인 유권자들에게 제3지대라는 확실한 대안을 보여주자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데요.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안철수 후보님, 또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님 등 모두 출마 선언을 통해서 기득권 양당정치의 틀을 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뜨겁게 환영합니다. 양당체제 종식은 시대적 사명이고, 저 심상정의 숙명입니다.]

심 후보 혼자 안 후보에게 적극 구애를 펼치는 것 같은 모양새지만요. 안 후보에게도 '제3지대 공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가 봅니다. 양당 후보들을 겨냥한 '쌍특검'을 제안하며 먼저 심 후보에게 손을 내민 건 안 후보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21일) : 해당 특검 법안이 합리적이고 공정한지에 대한 평가는 비교섭단체 원내 정당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맡겨주면 됩니다. 이 문제를 심상정 후보 및 정의당과 함께 풀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심 후보도 기다렸다는 듯 안 후보의 쌍특검 제안에 적극 동조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특검을 할 경우에 대선 후보 공식 등록 이전에 (내년) 2월 12일까지 특검의 결과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선판 공식 짝꿍이 탄생한 느낌인데요.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짝꿍 사이에서도 지켜야 할 선은 있었죠.

[KBS '검정고무신' : 여기는 내 자리니까 넘어오지마. 넘어왔잖아! 이건 내거야!]

심 후보, 안 후보와 깐부는 맺더라도 단일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단일화는) 앞선 이야기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양당체제 종식과 시대교체를 위해서 어디까지 협력할 수 있는지, 또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는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치인을 볼 때는 말보다 행동을 보라는 말이 있지만요. 심 후보는 말 그대로를 봐야할 거 같습니다. 완주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합니다. 정의당이 더 이상 범여권의 범주에 묶이는 게 아니라 제3지대에 속한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정의당, 한때는 같은 편이었던 민주당과 완전히 갈라졌기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배신감이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당시 정의당 대표였던 심 후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앞장섰는데요. 민주당은 정의당에 동조하는 듯했지만 결국 미래통합당을 따라 위성정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로 인한 타격은 고스란히 정의당의 몫이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3월 18일) : 국민의 표를 도둑질하는 그런 꼼수 정치에 정의당이 몸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의당은 원칙을 지켜갈 것입니다.]

한표라도 아쉬운 민주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정의당의 마음을 돌려야 할 텐데요. 그래서 던진 당근이 바로 '위성정당 방지법'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5일) : 위성정당은 단기적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되는, 정말 민주주의 체제에 왜곡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게 좋겠다… 정치개혁특위에서 우리가 주도해서 이런 위성정당 불가능하도록, 소수정당들도 상응하는 자기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게 좋겠다…]

이재명 후보도 정의당을 다시 범여권으로 끌어오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다고 본 것 같은데요. 결국 두 정당 간 결별의 시발점은 위성정당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그렇다고 쉽게 넘어갈 심 후보는 아니죠.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5일) : 이재명 후보가 막 던지듯 사과 한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일단 정의당 당원들이 이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다지 곱지 않은데요. 섣불리 당근을 물었다가는 자칫 당내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여러모로 민주당과는 확실히 선을 긋고 간다는 게 이번 대선에서 심 후보의 콘셉트입니다. 심 후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한 건 민주당만이 아닌 듯합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 공개 지지에 가까운 발언을 한 외부인사가 있죠.

[김어준/방송인 (화면출처: 유튜브 '딴지방송국' / 지난 22일) : 돈으로부터도, 줄로부터도, 백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않고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돼.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거든.]

방송인 김어준 씨인데요. 최근 심상정 후보에 대한 심리 분석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한 사회심리학자와 함께 심 후보의 성장 과정을 살펴본 건데요. 심 후보는 인정욕과 성공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태형/사회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화면출처: 유튜브 '딴지방송국' / 지난 19일) : 심상정 후보는 어떤 노선을 선택했냐하면, 오빠하고 경쟁해서 이기려고. (어린 심상정은?) 네. (부모님의) 인정을 계속 받으려 그랬는데…]

심 후보의 인정욕이 어린 시절 겪은 결핍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인데요. 심 후보가 정치를 하는 건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 욕구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심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이유 역시 정치적 요인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봤는데요.

[김태형/사회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화면출처: 유튜브 '딴지방송국' /지 난 19일) : (심상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좀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습니까, 최근에? 말꼬리 잡는 듯한 이런 공격도 있고. 그게 이제 사적 욕망이 작용하기 때문에 저는 그렇다고 보는 거죠.]

전문가의 발언 수위가 올라가자 김어준 씨가 잠시 제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지만요. 해당 발언은 편집 없이 그대로 유튜브 방송에 나갔습니다. 결국 이 방송의 진짜 목적은 바로 이 대목인 것 같은데요.

[김어준/방송인 (화면출처: 유튜브 '딴지방송국' / 지난 19일) : 표를 나눌 사람들이 이재명과 심상정이잖아요. 진보적 유권자 입장에서 내 표를 누구한테 어떤 기준으로 줄 것이냐… (제 기준이라면 어쨌든 적폐의 부활을 막으려고 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되는데…)]

심 후보가 진보진영의 표를 이 후보와 나눠 먹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죠. 이 후보와 얼른 단일화하라는 우회적 압박일까요? 해당 방송이 나가자 김어준 씨가 노골적으로 이 후보의 편을 들었다는 논란이 일었는데요. 정의당도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강민진/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어제) : 다스뵈이다에서 진행한 심상정 후보 모욕 방송에 심각한 유감을 표합니다. 김어준 씨의 해당 방송은 언론으로서 공정성을 져버린 방송이었으며, 심상정 후보에 대한 무논리적 명예훼손을 일삼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의당 측은 김씨가 사이비 심리분석을 동원해 심 후보에 대한 인신 공격을 벌였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민주당이 김씨에게 지령을 내린 건 아닌지 의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강민진/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어제) : 김어준 씨는 정의당과 심상정 후보에게 사과하십시오. 심상정 후보에 대한 질 낮은 인신공격을 김어준 씨 같은 이들에게 외주화하는 것이 민주당의 대선 전략은 아니기를 바란다는 점을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정의당은 김씨의 사과를 요구했는데요. 사과를 하지 않으면 김씨가 진행하는 방송은 보이콧하겠다고 경고했죠.

심상정 후보, 이제 범여권에서 탈피해 이제 여엿한 제3지대 후보로 정착했습니다. 색깔이 다른 안철수 후보와의 공조까지 추진하겠다는 마당이죠. 여권이나 그 주변 인사나 이미 떠나간 버스를 이제 와서 되돌리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정의당 심상정 후보였고요. 피처링은 방송인 김어준 씨였습니다.

'줌 인' 한 마디는 드라마 속 대사로 대신합니다.

[JTBC '부부의 세계' : 그거 알아? 이제 우리 절대 예전으로는 못 돌아가. 이미 넌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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