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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갈등에 SK하이닉스, 최신장비 도입 '제동'

입력 2021-11-18 20:01 수정 2021-11-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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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때문에 이번엔, 중국에 공장을 둔 우리 반도체 기업들 계획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새로 도입하려던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서는 쓰지 말라고 미국이 압박하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 김영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문제가 된 건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극자외선 노광장비'라는 첨단 설비입니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강한 빛을 쪼여서 회로를 그리는 장비로, 반도체 장비 분야 세계 2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합니다.

한대 당 가격만 1500억원인데, SK하이닉스는 한국 이천과 중국 동부 우시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서 이 장비를 들일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반대에 나섰습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의 기술이 중국군의 현대화를 돕는 최첨단 반도체에 쓰이지 않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닉스가 도입하려는 장비가 자칫 중국군의 첨단무기 생산에 이용되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근거로 든 건 미국의 전통 우방 40여개국이 참여한 바세나르 협정입니다.

테러국과 적성국에 전략물자나 기술을 수출하는 걸 통제하기 위한 건데,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미국은 중국에 첨단 장비를 판매하면 이 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에 장비를 들이면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40여개 국가가 한국에 각종 첨단 장비 공급을 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네덜란드도 이 협정을 준수해 2019년 6월 이후 중국 기업에 노광장비를 파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피터 베닝크 ASML CEO가 2500억원가량의 투자를 위해 한국을 찾은 상황.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무 부처도 곤혹스러워 합니다.

[박재근/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가 신규 D램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은 우리 한국 반도체 업체의 중국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일단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선에서 향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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