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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수원 복지관 강의듣던 8살 '심각한 화상'…책임은 나몰라라

입력 2021-11-10 20:28 수정 2021-11-1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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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경북 울진의 한수원 복지관에서 과학 강의를 듣던 여덟 살 아이가 심각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위험한 화학 용액을 아이들 손으로 만지게 하면서 아무런 보호 장비를 주지 않았던 겁니다. 어른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위태로워보이는 수업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광일 PD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나곡사택 복지관입니다.

지난 10월 9일 토요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 강의가 열렸습니다.

수산화나트륨 용액을 이용한 화학신호등 만들기였습니다.

실험 도중 한 아이가 실수로 용액을 쏟으며 바지를 적셨습니다.

[여신성/피해 아동 어머니 : 연락이 오셔서 제가 올라갔더니 선생님께서 휴지 같은 거로 허벅지에 끼워 놓으셨더라고요.]

교실에서 나온 아이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여신성/피해 아동 어머니 : 씻기려고 보니까 엉덩이 부분이 새까맣게 타 있더라고요.]

급하게 찾은 응급실, 담당 의사의 말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여신성/피해 아동 어머니 : 화학 용액이다 보니 이게 타고 들어갈 수가 있다. 근데 잘못하면 엉덩이 반이 날아갈 수도 있고 성기나 항문 쪽이 뚫릴 수도 있는…]

화상 원인이 된 수산화나트륨은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계란 흰자를 해당 제품 용액에 넣어두자 약 한 시간 만에 녹아내렸습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수산화나트륨은 대표적인 염기 물질이고요. 화상을 일으키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의 독극물입니다.]

수업이 진행된 곳은 실험실이 아닌 평범한 강의실로 아무런 보호 장비도 갖추지 않았습니다.

현장에는 아이 화상 흔적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과학수업 강사 : (수산화나트륨 용액이 위험하다는 걸 아셨어요?) 몰랐죠. 몰랐고 묽은 용액이라고 아이들 실험용으로 그냥 아무에게나 판매하는 거니깐…]

한수원 복지관은 입주자대표회에 강의를 위임했고 보험도 들지 않아,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

[한수원 나곡사택복지관 관계자 : 그건 선생님이 운영하는 거라서… (복지관에서 운영이 됐잖아요?) 저희는 대여만 해드린 거고, 장소만.]

입주자대표회는 취재진에게 해명을 거부했습니다.

한수원 측은 "해당 사건의 경우 담당 강사와 교구 업체에서 배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강좌에 상해 보험을 가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실험 강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실험에 사용되는 용액은 '위험 마크'를 표시해야 화학물질이지만, 상품에는 경고 마크 없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여신성/피해 아동 어머니 : 사과도 한마디 없어요, 선생님 외에는. (아이도) 엄마, 시간을 좀 돌리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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