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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팔까?" 머스크는 왜 손해 봤을까…"억만장자세 말고 세금"

입력 2021-11-09 16:28 수정 2021-1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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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디에서도 현금으로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지 않습니다. 주식만 갖고 있어서 세금 낼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파는 것뿐입니다."

지난 6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윗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추진되는 '억만장자세'를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면서 나온 얘기입니다. 여기에서 주식은 머스크가 가진 테슬라 주식 말인데요. 1억7천50만주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날 머스크는 "내 테슬라 주식 10%를 파는 것을 제안한다"며 자신이 팔아도 될지 찬반 투표를 부쳤습니다. 절반 이상이 그래도 된다고 찬성했습니다. 머스크는 또 아리송한 트윗을 남겼습니다.

"Abide(n)"

의견에 따른다 혹은 따랐다 입니다.

발단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지난 6일 찬반 투표. "내 테슬라 주식 10% 매각을 제안한다"며 동의하는지 물었고, 57.9%가 찬성했다. 〈사진=Elon Musk 트위터 캡처〉발단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지난 6일 찬반 투표. "내 테슬라 주식 10% 매각을 제안한다"며 동의하는지 물었고, 57.9%가 찬성했다. 〈사진=Elon Musk 트위터 캡처〉

■ "매도 의견에 따를 것"…하루 새 100억 달러 증발

"투표 결과대로 매도하겠다는 뜻인가요?" 댓글은 무수히 달렸습니다. 시장의 물음도 같습니다. "정말 보유한 주식을 판다는 것인가? 왜 이 시점인가?"

새벽에 마감한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9% 가량 떨어졌습니다. 주식 한 주당 60달러 정도 빠졌으니,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계산하면 하루 만에 대략 102억 달러를 날린 셈입니다. 머스크가 달가울 리 없습니다.

이 손실을 지고 진짜 판다는 것인가? 아직은 모릅니다. 그럼 하필 왜 이때인가? CNBC는 "머스크가 내년 8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어차피 테슬라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아리송한 트윗들은 시장에 반향을 불러 일으켜왔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아리송한 트윗들은 시장에 반향을 불러 일으켜왔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그래도 테슬라 매도? "진짜 이유는 세금"

스톡옵션은 바로 손에 잡히는 자산은 아니어도 잠재적으로 돈입니다. 머스크는 내년 8월까지 테슬라 주식 2천286만주를 사들일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스톡옵션 받을 때 얘기된 대로 주당 6.24달러에 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마어마한 세금입니다. 차익만큼 세금도 내야 합니다. CNN 비즈니스는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갑자기 내다 팔려는 진짜 이유는 세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현재 시세로 어림잡아도 최소 110억 달러(약 13조 원), 많게는 160억 달러(약 18조9천억 원)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세금에 직면하게 된다"고 봤습니다. 주식 매각이 머스크가 말하는 세금, 즉 '억만장자세'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주가가 낮아야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세금이 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743%나 뛰었고, 올해도 68% 더 올랐습니다. 자신이 가진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겠다고 한 뒤 주가가 그나마 내려간 것이 어쩌면 더 반길 일인지도 모릅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8% 급등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8% 급등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미 증권위 제재 위반 전력…"주가 조작?"

이것도 일종의 주가 조작일 수 있는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쏠립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금융당국과 합의했던 사항을 또 위반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송당한 적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머스크는 테슬라가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트윗을 올려 시장을 교란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벌금 4천만 달러를 냈고, 앞으로는 트윗을 올릴 때 법률 자문을 미리 받겠다고 합의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합의를 매년 보란 듯이 어겼고, SEC의 경고를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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