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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게임기→달걀…초등학생이 시작한 '선행 뫼비우스의 띠'

입력 2021-11-08 16:22 수정 2021-11-08 17:04

게임기 대신 달걀 기부한 육지승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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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 대신 달걀 기부한 육지승 군

게임기에서 달걀이 되었다가 다시 게임기가 되었다가 다시 달걀이 되었다가….

마술 이야기냐고요? 이런 마술 같은 일이 경북 칠곡군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5월 달걀기부식 참석한 육지승 군〈영상=경북 칠곡군청〉지난 5월 달걀기부식 참석한 육지승 군〈영상=경북 칠곡군청〉

경북 칠곡군 왜관초등학교 3학년 육지승 군은 게임기를 사려고 3년 동안 용돈을 모았습니다. 지난 5월 저금통이 가득 차서 열어보니 게임기를 살 돈 50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바꿨습니다. 평소 아버지를 따라 다니던 봉사활동에서 만난 어려운 이웃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지승 군은 결국 게임기를 포기하고 그 돈으로 달걀을 사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금세 주변에 퍼졌습니다. 지승 군의 기부를 본 대한양계협회는 상품권 20만원과 달걀 200판을 이웃돕기에 사용해 달라며 내놨습니다. 또 이 소식은 칠곡군 사회복지공무원인 이경국 주무관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 주무관은 지승 군의 마음에 감동했다며 지승 군에게 게임기를 선물했습니다.

게임기를 선물한 이경국 주무관과 육지승 군〈영상=경북 칠곡군청〉게임기를 선물한 이경국 주무관과 육지승 군〈영상=경북 칠곡군청〉


그러고선 6개월 정도가 흘렀는데 지승 군이 이 주무관에게 다시 연락했습니다. 또 달걀을 기부하고 싶은데 어디에 기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전화를 한 겁니다. 알고 보니 6개월 동안 군것질을 참고, PC방에 가지 않으며 선물 받은 게임기 가격만큼 용돈을 모은 겁니다.

사실 게임기를 선물 받을 때 다시 돈을 모아 또 기부해야지 하고 결심을 했습니다. 이 계획을 들었던 지승 군의 아버지는 용돈을 올려줬고, 친척들도 추석 때 두둑이 용돈을 줘서 목표한 금액을 빨리 모을 수 있었습니다.

육지승 군과 이경국 주무관은 오늘 다시 칠곡군 종합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났습니다. 지승 군은 선물 받은 게임기 덕분에 기부를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 주무관 이름으로 맥반석 달걀 50판을 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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