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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키스신 '이터널스' 결국 중동국가 개봉금지…졸리 "무지한 것"

입력 2021-11-08 09:50 수정 2021-11-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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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이터널스'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다양성의 한 단면이 결국 몇몇 국가에서는 발목 잡혔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최초로 동성애 히어로와 애정신을 등장시킨 영화 '이터널스(클로이 자오 감독)'가 중동국가에서는 사실상 개봉이 금지됐다.

데드라인 등 외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요르단·레바논·이집트 등 중동 4개국에서는 '이터널스'와 관련, 극중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친밀한 스킨십이 삭제된 버전이 공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와 카타르에서는 "동성 키스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그들이 신성모독이라 여기는 신과 예언자들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이터널스' 상영을 중단 시켰고, 사우디 아라비아·쿠웨이트·바레인·오만 등은 애초 '이터널스' 개봉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마블 스튜디오 측은 더 나아가 문제를 제기한 중동국가들의 '이터널스' 개봉을 아예 금지시켰다. "어떠한 장면에 대해서도 수정 혹은 삭제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는 뜻을 확고히 한 것. 중동국가 흥행 수입 역시 포기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영화 '이터널스'에 등장하는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최초 동성애 히어로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캐릭터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이터널스'에 등장하는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최초 동성애 히어로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캐릭터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터널스'에 동성애 히어로가 등장한다는 내용은 기획·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모았다. 마블 스튜디오 수장 케빈 파이기는 일찍부터 "'이터널스'를 통해 MCU 최초로 LGBTQ+(성소수자) 관계를 자세하게 묘사할 예정이다"고 예고했다.

따라서 동성애에 민감한 나라에서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사였다. 클로이 자오 감독 역시 이를 예견한 듯 개봉에 앞서 "완성된 영화는 더 이상 편집하지 않을 것이다. 파스토스 시퀀스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연결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실제 중동국가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는 MCU 시리즈 최초 18세이상관람가(R등급)가 책정되기도 했다.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는 금지되는 작품으로, 동성애 신이 있으면 대부분 R등급 심의를 거쳤던 러시아 영화계 특성상 '이터널스'도 같은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이터널스'에서 동성애 히어로로 등장한 인물은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연기한 파스토스다. 태초의 발명가로 설정된 파스토스는 인간을 사랑하며 그들의 삶 속에서 함게 살아가는 인물로, 사랑하는 사람과 아들까지 키우며 히어로 중 유일하게 가정을 꾸렸다.

 
〈사진=연합뉴스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사진=연합뉴스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전쟁의 여신 테나로 분한 안젤리나 졸리는 호주매체 뉴스닷컴과 인터뷰에서 중동 국가들의 조치에 아쉬움을 표하며 "그들의 그러한 결정에 슬픔을 느끼지만 동시에 마블이 해당 장면들을 삭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파스토스가 가진 가족과 그 관계의 아름다움, 사랑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사랑과 가족에 분노하고 위협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무지한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국내에서는 개봉 5일만인 7일 올해 최단기간 160만 돌파에 성공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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