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씨네+] 문화의 힘 '이터널스' BTS·발리우드 활용법

입력 2021-11-07 09:36 수정 2021-11-07 09:4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영화 '이터널스' 공식 포스터, 방탄소년단 지민 | 사진=디즈니, 빅히트 뮤직영화 '이터널스' 공식 포스터, 방탄소년단 지민 | 사진=디즈니, 빅히트 뮤직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글로벌 문화의 힘을 놓치지 않은 마블이다. 매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메시지를 강조하지만 정체성은 상업적 흥행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본주의 산업에서 지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꽤 센스있게 보여준 '이터널스'다.

영화 '이터널스(클로이 자오 감독)'가 지난 3일 개봉 후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개봉 전 마동석의 첫 할리우드 진출과 국내 배우 최초 마블 히어로 입성 외에도 관심을 모은 대목은 바로 BTS(방탄소년단)의 OST 수록이다. 외신 THE DIRECT가 '이터널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리스트 15곡을 공개하면서 알려진 내용은 과연 이들의 노래가 어떤 장면에 어떻게 담겼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이터널스'가 택한 OST는 BTS의 정규 4집 수록곡 '친구'. BTS 멤버 지민이 첫 프로듀싱을 맡은 곡으로, 친구의 우정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때문에 제목 그대로 '이터널스' 멤버들의 우정을 보여주는 신에서 흘러 나올지, 아니면 리듬과 곡의 분위기를 따낸 것일지, 마동석의 테마곡인지 추측도 상당했다.

그리고 공개된 '이터널스'에서 BTS의 존재감은 단순히 OST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터널스'를 통해 처음 소개된 불멸의 새 히어로 멤버 10인 중 현재 발리우드 유명 스타로 살아가고 있는 킨고(쿠마일 난지아니)와 한 시퀀스로 묶인 BTS는 OST가 공개되기 전, 향후 떡밥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사로 먼저 깜짝 언급돼 반가운 웃음을 자아낸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사전 정보를 알고 갔다면 눈치가 없는 관객이어도 '아, 이제 BTS 노래 나오겠구나' 숨죽이게 되는 찰나 탁 터지는 지민의 목소리는 시원한 짜릿함을 동반한다. 모르고 들었어도 단번에 귀에 꽂히는 음색을 '이터널스'는 명확히 살려냈고, 음악은 해당 시퀀스를 대표하는 배경음으로 잔잔하고 길게 깔린다.

지구의 탄생, 인류의 문명까지 그려낸 '이터널스'는 컨트리, 락, 팝 음악뿐 아니라 바흐의 클래식 음악도 수록시키며 OST에 큰 힘을 쏟았다. 이에 칼 퍼킨스, 스키터 데이비스, 멀 해거드, 핑크 플로이드, 리조 등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가수들과 함께 BTS 지민의 이름 역시 엔딩크레딧에 올라 또 하나의 글로벌 족적을 남겼다.

이와 관련 '이터널스' 연출을 맡은 클로이 자오 감독은 외신 ETtoday와 인터뷰에서 "'친구'의 가사가 '이터널스' 캐릭터 간의 감정과 일치했다"며 OST 선정 이유를 밝힌 후 "또 BTS 노래 중에서 '친구'를 가장 좋아하고, 지민을 정말 좋아한다. 그는 너무 귀엽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말처럼 해당 장면은 킨고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난 멤버들에게 '우정'을 이야기하는 신이다. 또 발리우드 스타로 살고 있는 킨고의 움직임에 매니저는 위험을 무릅쓰고 따라나서 그의 모습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기원전후를 다루는 '이터널스'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오가는 최신식 장면에 BTS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영화 '이터널스'에서 현 시대 발리우드 스타로 설정된 히어로 킨고(쿠마일 난지아니) 〈사진='이터널스' 예고편 캡처〉 영화 '이터널스'에서 현 시대 발리우드 스타로 설정된 히어로 킨고(쿠마일 난지아니) 〈사진='이터널스' 예고편 캡처〉

특히 '이터널스'는 킨고 캐릭터 설정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작 코믹스에서 일본 사무라이 캐릭터로 그려졌던 킨고를 발리우드 배우로 바꾼 것부터 예사롭지는 않았던 바, 춤과 노래, 음악이 빠질 수 없는 발리우드 영화만의 독창적 매력을 재치있게 소화시켜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드라마로 비교하면 흡사 잘 짜여진 PPL 신을 보는 듯 작가의 비상함이 눈에 띈다.

이는 '이터널스'의 또 다른 주제인 다양성과도 맞닿아 있다. 성별, 나이, 인종을 넘어 문화의 다양성도 챙겼다. 할리우드 대표 브랜드이지만 사실상 글로벌 프로젝트로 볼 수 있는 마블은 전 세계 수 많은 콘텐트 중 대표 소재로 BTS와 발리우드를 택했다. 필요하다면, 될만한 흥행 포인트를 최우선으로 놓칠리 없다.

또한 영화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설명된다. 자국 내 콘텐트 힘이 강한 발리우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화이고, BTS 역시 반박못할 현 시대 글로벌 중심임을 확인시킨 셈이다. 더 나아가 오디션 없이 마동석에 이어 박서준까지 데려간 마블픽은 세계가 주목하는 K콘텐트의 힘과 배우들의 존재감을 엿보이게 한다. '하나의 지구촌'이 현실화 되고 있는 현재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개봉 후 4일만인 6일 누적관객수 119만4932명을 기록하며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