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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왜] 물류대란 초읽기 '요소수 품귀'…'중국의 함정'에 빠졌다

입력 2021-11-04 07:02 수정 2021-11-04 21:19

가격경쟁력 낮아 국내 독자생산 꺼려
가성비 높은 중국에 생산·공급망 넘겨
차량용 반도체처럼 값싼 중국산 장악
중국 리스크 터질 때마다 대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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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경쟁력 낮아 국내 독자생산 꺼려
가성비 높은 중국에 생산·공급망 넘겨
차량용 반도체처럼 값싼 중국산 장악
중국 리스크 터질 때마다 대란 불가피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에서 촉발된 중국발 공급난이 이번에는 요소수로 번졌습니다. 요소수 품귀 사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발 공급대란이 점점 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호주와의 외교갈등으로 중국이 호주산 랍스터·와인·소고기에 열효율 좋은 석탄까지 금수조치하면서 연쇄 나비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석탄가격 급등으로 화력발전에 의한 전력 생산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전력대란까지 일어났습니다.

전력대란은 '세계의 공장'인 된 중국의 생산·수출기지에서 활력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바람에 공장들도 조업에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차량용 반도체부터 아이폰까지 중국발 수출품들이 잇따라 생산 중단 사태를 맞았습니다.

중국발 에너지 대란이 폭발하자 그 파편이 온 사방으로 튀는 형국입니다.

이번에 유탄이 떨어진 곳은 차량용 요소입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요소는 증류수와 섞어 요소수가 되는데요.

요소수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분해시켜주는 성분입니다. 버스나 트럭 등 힘 좋은 디젤엔진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배출가스 저감장치(SCR)의 필수품입니다. 승용차는 주행거리 1만 5천에서 2만당, 화물차는 200~300㎞당 10L의 요소수를 주입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 요소는 어디서 나올까요. 석탄입니다. 요소는 주로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암모니아입니다. 이걸 받아다 증류수에 섞어 요소수를 제조합니다. 수입량의 70%를 중국에서 조달합니다. 차량용만으로 국한하면 97%라는 조사도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를 내렸다는 겁니다. 정치경제적 이유로 필요에 따라 수출을 풀었다 조였다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조치로 인해 당장 화물차를 운행하는 국내 물류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류가 멈추거나 가다서다를 반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적기 공급이 안돼 생년월일 대고 약국에서 줄을 서야 했던 마스크 대란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물류대란이 벌어지면 생필품 전반에서 마스크 사태가 재연되는 겁니다. 생각만 해도 오싹해집니다.

중국은 왜 이러는 걸까요.

요소 등 화학비료를 식량안보와 관련된 특수재로 보고 수출제한에 나서는 걸까요. 아니면 석탄 수급에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화력발전에 쓸 석탄을 백방으로 알아보다 석탄을 소비하는 다른 제조업 분야를 난타하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정치적 이유로 중국의 존재감을 보여주려고 이러는 걸까요.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유야 어떻든 우리 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데 우리도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2019년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서자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대응해 국내 자급력을 키우고 수입 다변화를 꾀하지 않았나요. 이런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이른바 '소·부·장'과 중국산 수입품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둘 다 생산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체 생산하는 것보다 가성비가 나은 선택입니다. 이 가성비 좋은 선택지가 일본의 규제로 효력을 잃게 되자 부랴부랴 국산화에 나선 겁니다.

반면 중국산은 수입을 대체해 국내에서 자체 생산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례로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난은 거의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수급이 정상화되지 못했습니다. 신차 출고가 장기 지체되는 원인이죠. 이런 시장의 수요가 크니 우리 기술로 자체 생산하면 될텐데 왜 이러는 걸까요.

자동차와 냉장고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중간 수준의 기술 수준으로 설계가 됩니다. 이 때문에 생산시설이 중국과 동남아로 대부분 넘어갔습니다. 저부가가치 산업의 운명이죠. 그런데 생산기지인 중국에 코로나 여파와 전력 변수가 터지는 바람에 공급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적기에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 공장을 짓을 수는 있지만 저부가가치인데다 장기적으로 이윤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중국의 파상적인 저가 공세에 제물이 되기 십상입니다.

요소도 마찬가지 입니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자고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선다해도 중국이 다시 시장에 뛰어들면 정글 같은 가격 싸움에서 밀릴 게 뻔합니다.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요소수 사태는 차량용 반도체 문제처럼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 현실의 잠재적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중국 함정'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이처럼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 어떤 변수로 인해 교란이 발생하면 곧 바로 공급 부족 사태가 터집니다. 그만큼 톱니바퀴처럼 초밀착해서 돌아가고 있는 게 현재의 공급망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뭘까요. 가격 경쟁력 때문에 값싼 중국산을 갖다 쓰는 현재의 공급망 구조가 공급 대란의 주요한 원인입니다.

중국이 안정적 생산을 보장할 때 이 공급망은 가성비가 높아 환영받습니다. 싸게 사다 부가가치를 붙여 비싸게 팔 수 있으니 중국 의존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요.

하지만 정치든 경제든 사회 요인이든 중국 사정으로 공급망 참사가 주기적으로 일어난다면 그 공급망은 리스크 압력을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을 생산의 최종단계로 설정한 공급망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차량용 요소수 원료나 아이폰·장남감 같은 소비재 뿐 아니라 반도체 등 부품, 마그네슘·희토류로 이어지는 원자재까지 중국산에 의존했던 공급망 곳곳에서 비상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일회성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인지 판별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중국 의존도가 깊게 내재된 현재의 공급망이 시험대에서 제대로 내려올 수 있을지 회의감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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