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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지원금 타줄게" 47억 뜯어…후배 등친 '동네 형'

입력 2021-11-02 20:29 수정 2021-11-0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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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성화고를 나온 20대가 취업이 절실한 특성화고 출신 후배들을 상대로 정부 지원이나 정규직을 내걸고 사기를 쳤습니다. 70여명에게서 47억원을 뜯어갔고 이 때문에 사회 생활을 파산 상태로 시작한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특성화고를 나와 일자리를 찾던 조유빈 씨는 지난해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동네 형'으로 소개받은 23살 문모 씨가 정부 지원금을 받게 해주겠다고 한 겁니다.

[조유빈/피해자 :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개받아가지고 (나갔더니) 페라리 이런 걸 끌고 나오더라고요. 200만원이랑 원금까지 싹 다 주겠다고…]

대출을 받아서 보증금을 맡기면 나중에 지원금과 함께 돌려주겠는 겁니다.

휴대전화기를 가져가더니 4개 은행에서 천만원씩을 대출 받아 문 씨의 계좌에 넣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친구와 함께 돈을 빌려 오면 현장 실습이 끝난 뒤에 정규직 일자리를 준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피해자 : 6개월 이상 직장 다닐 친구 한 명만 소개해달라고 해서 만나자고 하고…]

특성화고를 나온 문씨는 특성화고 후배들이 현장 실습으로 수입이 있어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피해 학생 특성화고 교사 : 400만원에서 500만원, 최대 목돈이 3000만원까지도 나오는 게 있다 보니까 이런 제도를 교묘하게 비틀어서 접근해서 대출받게 하니까 많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속으로 혼자 끙끙 앓고…]

부산에서 시작한 사기는 김해와 서울까지 뻗어 갔습니다.

전국에서 70여명에게 47억 원을 뜯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유빈/피해자 : (개인) 회생절차 그걸 지금 하고 있습니다. 대출 이런 걸 아예 안 해보니까 이 정도나 될 줄도 몰랐고 학교에서 교육 같은 걸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알고보니 문씨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고 사기 전과도 있었습니다.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 8월 구속된 문 씨를 재판에 넘긴 뒤에도 피해자들이 더 나오자 지난 달 추가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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