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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쿠데타, 정세 불안 심화…반대 시위 본격화|아침& 세계

입력 2021-10-28 08:25 수정 2021-10-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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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인구 4400만 명의 나라죠. 수단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수단 국민들이 본격적으로 반 쿠데타 시위에 나서면서 정세는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쿠데타 반대 시위대 : 이 나라는 우리의 나라입니다. 우리의 정부는 시민입니다.]

북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과 아이들까지 포함해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벽돌 등으로 임시 바리케이드를 치고 타이어를 불태웠습니다. 정부 기관들과 병원 등은 군부에 반대한다며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군부는 시위대를 향해 총격까지 가하면서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와 부상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 지금까지 10명 넘게 목숨을 잃었고 14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수단에서는 지난 2019년 군부 쿠데타를 통해 30년 독재 정권이 막을 내렸고 민정 이양을 위한 과도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쿠데타가 발생했습니다. 2019년 쿠데타를 이끌었던 지도자이자 현재 민정 이양을 위한 주권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압달라 함독 총리를 구금하고 고위 관료들을 체포했습니다. 부르한 장군은 일부 정치인들이 군부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고 분열을 일으켜 내전의 위험이 있었다며 쿠데타는 내전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함독 총리는 안전상의 이유로 구금한 것이며, 지난 26일 자택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체포된 고위 관료들에게는 갈등 조장의 혐의를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부르한 장군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압델 파타 부르한/군부 쿠데타 지도자 : 체포된 모든 정치인의 혐의를 확인하고 형사고발된 자들은 재판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범죄 혐의가 없는 자들은 현행법이 허용하는 정치활동을 계속 할 수 있습니다.]

국제 사회는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수단 쿠데타 발생 하루만인 지난 26일 긴급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공동 성명도 채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역시 수단 군부의 쿠데타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수단에 대한 7억 달러의 경제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사회가 이처럼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은 수단이 내전과 테러에 취약한 아프리카 뿔 지역과 맞닿아있고, 이집트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수단의 정세 불안이 아프리카는 물론이고 중동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년 만에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수단의 쿠데타 상황,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되어있습니다.
 
  • 2019년 이후 2년 만에 또 쿠데타…발발 배경은?

    지난 39개월간 민간합동의 과도위원회가 민정 이양을 주도해 왔습니다. 압델 파타 부르한은 군사 쪽 책임자고 그리고 사실상 그동안의 39개월간 국가원수를 맡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지금 그동안 이제 상당한 과정으로 민정이양이 거의 진행이  됐습니다. 새 헌법을 만들고 민간경제학자인 압달라 함독 과도총리를 내세우고 내각도 구성했거든요. 조만간 선거를 통해 정식 정부를 구성하는 수순만 남았는데요. 그런데 부르한이 이미 권력의 맛을 본 데다 앞으로 들어설 민간정부가 과거 군부독재 시절 30년에 걸친 그 시절에 대해 군부의 반인권범죄를 조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쿠데타로 민간 정치인과 국민에 맞서서 배반과 반역의 길을 걸은 것으로 그렇게 짐작이 됩니다. 군부 기득권 그리고 이제 개인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 민주주의와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맞선 거죠.

 
  • 반쿠데타 시위에도 물러서지 않는 군부…전망은?

    지금 보면 수단에서 쿠데타는 그동안에 부패와 함께 하나의 사회적 악습으로 자리잡아왔습니다. 쿠데타가 아주 잦은 게 56년 독립 이후 65년간 12번의 쿠데타와 쿠데타 시도가 있었을 정도입니다. 올해만 해도 벌써 두 번째이거든요. 지난 9월에는 과거 30년간 집권했던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를 복귀시키려는 그런 쿠데타가 있었고요. 이번에도 이제 지금 군부통치를 계속하면서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쿠데타가 발생한 셈이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은 지금 이미 10명 이상이 숨졌음에도 계속 저항, 불복종, 파업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서 바깥세상이 어떤지 아는 시민집단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셈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들은 쿠데타 세력의 총칼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이번에는 쿠데타와 군부 통치의 악습을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대단히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유엔 등 국제사회 신속 대응…주변국 안보 영향은?

    그렇습니다. 수단에는 이제 포트 수단이라는 항구를 통해서 홍해와 연결이 됩니다. 홍해는 걸프지역 페르시아만 아라비아해 지역의 석유와 가스 같은 에너지는 물론이고요.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교역로입니다. 그래서 이제 홍해 안전, 안보 이런 게 굉장히 연결된 게 수단인데요. 그래서 이제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서로 이제 서방과 중동 군주국가 간에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금 이제 군부 쿠데타를 집권한 정권이 차지하고 있는 이집트 그리고 걸프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들이 지금 여러 가지 예멘전쟁에서 수단이 군대를 보냈거든요. 그래서 이제 수단 군부를 뒤로 지원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수단발 아랍의 봄을 지금 이제 경계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서방이 수단 쿠데타를 어떻게 막고  민주주의를 유지하려면 이런 중동국가 그리고 미국의 준동맹인 이집트 같은 나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수단 내 정세 불안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며, 수단 전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출국 권고에 해당하는 3단계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수단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가능한 안전한 지역으로 출국하라고 권고한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30일, 수단 국민들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정 복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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