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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관중석서 맞은 16년 임기 마지막날…메르켈이 남긴 '최초'의 기록들

입력 2021-10-27 17:14 수정 2021-10-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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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6일 새로 출범한 독일 연방하원의회에서 메르켈 전 총리가 관중석에 앉아 참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캡쳐〉현지시간 26일 새로 출범한 독일 연방하원의회에서 메르켈 전 총리가 관중석에 앉아 참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캡쳐〉

독일에서 현지시간 26일 새 연방하원이 출범했습니다. 새로운 의회가 꾸려지면서 16년 간 재임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임기가 공식 종료됐습니다.

■ 의회 관중석에 앉은 메르켈…16년 임기 종료

이날 새로 출범한 20대 의회에서 메르켈 전 총리는 저 멀리 관중석에 앉아 개회식을 지켜봤습니다. 지난 총선에 출마하지 않아 31년 만에 연방하원직도 잃었는데요. 역시 같은 날 퇴임한 볼프강 쇼이블레 전 하원의장은 "오늘 이색적인 자리에 앉은 총리를 환영한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박수를 보내는 의원들에게 짧게 목례했습니다. 그리고는 늘 그렇듯 두 손을 마름모 모양으로 모으고 관중석에 앉았습니다. 팔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해왔다는 이 손동작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지요.

몇 시간 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메르켈 전 총리와 내각 장관들에게 퇴임장을 수여했습니다. 메르켈 전 총리에게는 "독일 공화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총리 임기 중 하나가 끝이 났다"고 경의를 표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집권 등으로 유독 어려웠던 임기 마지막 4년 동안 나라를 잘 이끌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현지시간 26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메르켈 전 총리와 내각 장관들에게 퇴임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현지시간 26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메르켈 전 총리와 내각 장관들에게 퇴임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다른 나라의 동료 지도자들도 메르켈 전 총리가 퇴임하기 전 마지막으로 참석한 EU정상회의에서 따뜻한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지난 22일 EU정상회의에 참석한 26개 회원국 정상들은 현안 논의를 하기 직전 메르켈 전 총리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샤를 미셸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메르켈이 없는 정상회담은 바티칸 없는 로마, 에펠탑 없는 파리와 같다"고까지 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현지시간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같은 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역시 메르켈에게 화상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에 우러러볼 수 있는 롤모델이 있었고, 나 역시 우러러본 이들 중 하나였다"고 존경을 표시했습니다.

■ 스스로 물러난 첫 총리

메르켈 전 총리는 독일 역사상 첫 동독 출신이자 여성 총리였습니다.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16년이라는 역대 가장 긴 기간 동안 총리직을 맡았습니다. 재임 기간 그리스발 유럽 경제위기, 브렉시트 등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2015년 시리아 등에서 난민을 대거 수용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퇴임 직전 지지율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스스로 총리직을 내려놓고 정계에서 은퇴하는 첫 총리라는 기록도 마지막으로 세우게 됐습니다.

다만 바로 물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르면 12월 초 독일 의회에서 새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신임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는 총리직을 대행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 전에 이달 30일 이탈리아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에서는 메르켈의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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