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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용서 바란다" 유언 공개

입력 2021-10-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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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직 대통령 노태우 씨의 빈소가 오늘(27일)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유족 측은 "부족한 점과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고인의 유언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노씨의 장례를 앞으로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는데요. 조익신 멘토가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전직 대통령, 노태우 씨의 빈소. 오늘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죠? 각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는데요. 특히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눈에 띄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과오들에 대해서 깊은 용서를 구하는 마음과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하셨던 노력을 기억하겠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민주화로 대한민국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역할이 있었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으로서 외교에 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분…]

아직 법적으론 사위죠? 노 씨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는데요. 이런 질문을 받아야했습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 마음이 상당히 아픕니다.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아무쪼록 영면을 잘 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인과의 생전 인연은 좀 어떻게 되시는지) 허허허…]

설마 생전 인연을 알고 물어본 건 아니겠죠? 미국 출장만 아니었다면 상주 역할을 맡았을지도 모를 분에게 말입니다. 하긴, 고인의 이름을 헛갈린 문상객보단 조금 낫다고 해야할까요?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 노무현 전 대통령은 6·29 선언을 통해서 민주화의 길을 여셨습니다. (대표님, 처음에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하셔서요) 주어를 잘못 (말)해서 미안합니다.]

유족들은 고인의 마지막 유언도 공개를 했는데요.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과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최선의 노력과 부족한 과오들. 노씨가 남긴 명암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현인 듯싶은데요. 특히 외교 분야에서 만큼은 여야가 공히 인정하는 큰 족적을 남겼죠.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격동하는 국내외적 전환기에 북방 정책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중요한 디딤돌을 놓은 분이시기도 합니다.]

[허은아/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 재임 당시에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북방 외교 등의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 토지공개념 도입도 주요 업적으로 꼽힙니다. 민주화 이후, 첫 직선제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전직 대통령 노태우 씨 : 온 세상은 민주화의 물결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민주화, 참 좋지요. 얼마나 좋습니까?]

하지만 암도 분명합니다. 12·12 쿠데타의 주역이자 5·18 민주항쟁을 피로 진압한 책임자 가운데 한 사람이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과오들에 깊은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 왜 생전에 하지 못했느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5·18 민주항쟁에 대해선 이런 글까지 남겼었죠?

[노태우 회고록 (2011년) : 5·18운동은 유언비어가 진범이다.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 씨를 말리러왔다'는 등 유언비어를 듣고 시민들이 무기고를 습격했다.]

격앙됐던 광주 민심. 장남인 재헌 씨가 5·18 묘역을 찾아 사죄하며 다소 누그러들긴 했는데요. 발포명령자가 누구냐, 끝까지 그날의 진실을 함구한 고인의 행태에 대해선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어제) : 5·18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진상 규명 과정에서도 본인의 책임이 반드시 물어질 것이다…]

그나마 고인이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세평도 있습니다. 상대평가의 힘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전두환 씨보다는 낫다는 겁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당시 발포 명령을 주도했던 전두환!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는 등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전두환 씨에 비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에 국민의 요구를 수용을 했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전두환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노태우 대통령 일가는 그에 대한 피해를,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고…]

고인과는 애증의 관계였던 전씨. 친구가 먼저 떠났다는 소식에 '눈물을 보였다'는 후문인데요. 죽은 자를 심판하는 날카로운 시선들. 전 씨 입장에선 남의 이야기는 아닐 듯싶습니다. 고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 국가장 논란으로까지 이어졌죠?

[조오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5월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노태우 씨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장의 예우는 물론 국립묘지에 안장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인이 선의를 가지고 후회하거나 반성한다고 해서, 역사적 평가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역사적 평가는 냉정한 것이 좋다. 그러나 인간적으로는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다. 국가장은 아직은 안 된다…]

공을 받아든 정부. 결국 법대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유영민/대통령 비서실장 (어제) : 사면, 복권, 예우 박탈 등을 국가장 시행의 제한 사유로 명시를 안 해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절차가 필요하다.]

[김부겸/국무총리 : 이번 장례를 국가장으로 하여 국민들과 함께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예우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현행 국가장법엔 전직 대통령을 그 대상으로 꼽아놨죠? 예외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장을 거부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번 기회에 국가장법을 손봐야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박탈당한 전두환,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씨를 놓고도 같은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전 씨의 경우 광주 학살의 주범으로 꼽히는데요. 이런 사람까지 국가장을 치러줄 순 없겠죠? 현재 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국가장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한 상태입니다. 노태우 씨의 장지를 어디로 하느냐도 관심이었죠? 국립 현충원에 묻히는 건 안된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일단 유족이 고인의 뜻에 따라 파주 통일동산에 모시길 희망하면서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다만 국가장과 달리 국립묘지 안장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인데요. 노씨는 12·12 반란과 내란죄로 실형을 받았었죠.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는 명백한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비록 고인이 사면과 복권이 됐더라도 이 결격사유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앞서 보훈처와 법무부도 같은 해석을 내놨었습니다. 유독 그 끝이 좋지 못한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들. 고인의 공보다는 과를 다투는 일이 한동안 반복될 듯싶은데요. 특히 이 분은 더욱 그렇겠죠? 친구의 죽음에서 느끼는 게 없을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 장면으로 마무리 합니다.

[임한솔/전 정의당 부대표 : (5·18 학살에 대해 한 마디?) 광주 학살에 대해서 난 모른다.(발포 명령 내리셨잖아요)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발포 명령 부인?)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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