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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 수색업체에 받은 건 '파편 영상'뿐…정부는 48억 지급

입력 2021-10-26 21:01 수정 2021-10-26 21:29

22명 실종 스텔라데이지호…4년째 "원인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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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명 실종 스텔라데이지호…4년째 "원인 밝힐 것"

[앵커]

추적보도 훅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서 우리 국민들이 희생된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 정부는 끝까지 진상을 밝히겠다고 약속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속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나중엔 흔적을 찾기도 어려워집니다. 우리 선원을 비롯해서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도 그렇습니다. 4년 넘게 흘렀지만 원인조차 모르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 JTBC는 그동안 외교부가 공개를 거부해왔던 심해수색 관련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미국의 수색업체는 침몰한 배의 원형을 복원해주겠다고 내세웠는데 받은 건 파편을 찍은 500개의 영상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약한 48억 원을 모두 줬습니다.

먼저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2017년 3월 남대서양에서 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했습니다.

"물이 새고 있다"는 연락을 끝으로 우리 선원 8명을 포함해 22명이 실종됐습니다.

정부는 2년 가까이 지나 미국의 업체 오션인피니티와 심해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침몰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서였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도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년의 소송 끝에 법원은 지난 8월 가족들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JTBC가 가족들을 통해 받은 외교부 자료들입니다.

업체는 핵심 업무로 심해 촬영을 통해 가라앉은 배의 원형을 3차원으로 복원해 준다는 걸 내세웠습니다.

실제 업체가 찍은 영상입니다.

배의 파편들을 찍었는데 정확히 어느 부분인지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조합이 어려운 영상 500개를 낱개로 받은 게 전부입니다.

1980년 40여 명이 숨진 더비셔호 사고 때의 복원과는 크게 대조됩니다.

업체는 단계별로 돈을 받기로 했는데 외교부는 이런 영상을 받고도 48억여 원 전액을 지급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모든 과업을 완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정일/민변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변호사 : 적어도 '3차원 모델링 영상 구현 자체는 용역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심지어 계약 때 제시한 촬영 장비를 안 썼는데도 외교부는 따로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외교부는 "선체 위치 확인 등 과업이 대체로 수행됐고, 잔해물 영상을 제출은 했기 때문에 계약금 지급에 문제가 없었다"며 "해양수산부와 전문가 의견을 받아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외교부 문건에는 망가진 블랙박스에 대한 입장도 담겨 있습니다. 그동안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업체가 함부로 다뤘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해왔는데 외교부는 "참관했던 가족들이,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면서 책임을 가족들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어서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를 수색업체 직원이 강한 물줄기로 씻어냅니다.

분리해서 그 안에도 물을 쏩니다.

블랙박스는 겨우 7%만 복원됐습니다.

침몰 직전 선원들의 음성은 지워져 있었고 항해기록도 8줄에 불과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업체가 함부로 다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외교부는 실종자 가족들을 탓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문제가 있었다면 참관하던 가족들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족들이 현장 상황을 통제할 수 있던 것처럼 주장한 겁니다.

'수색업체는 고압 분사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업체에 유리한 내용도 담았습니다.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부대표 : 분명히 이의 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업체) 사람들이 그렇게 설명을 하면서 계속 물대포를 쏘고 있으니 더 이상 이의 제기를 못 하고 막힌 거거든요.]

가족들은 당시 현장에 외교부 직원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외교부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서 정확한 답변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스텔라데이지호의 추가 수색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권 / 영상디자인 : 허성운·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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