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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희서 "한일관계 의식보다 국경없는 영화로 소통했죠"

입력 2021-10-25 16:40 수정 2021-10-25 16:41

한일합작 프로젝트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최희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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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작 프로젝트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최희서 인터뷰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묵묵히, 그리고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 최희서(36)다. 이번엔 독특한 글로벌 프로젝트, 한일합작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2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은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일본과 한국의 가족이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 같은 여정을 떠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최희서를 비롯해 이케마츠 소스케, 오다기리 죠, 김민재, 김예은 등 한일 양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이시이 유야 감독이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을 소화한 작품으로, 주요 배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현장 제작진이 한국 스태프로 이뤄졌고 제작 방식 또한 한국에 맞춰 진행됐다. 이시이 유야 감독은 3년간의 프리 프로덕션을 거쳐 이 영화의 프로젝트를 완성, 촬영 시작 반년 전부터는 한국에 머무르며 직접 로케이션 헌팅을 비롯한 모든 준비를 진두지휘했다.

영화는 서울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강릉으로 향하던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와 토오루(오다기리 죠) 형제가 KTX에서 우연히 츠요시의 아들 마나부(사토 료) 덕분에 부모님 성묘길에 오른 한국의 삼남매 정우(김민재) 솔(최희서) 봄(김예은)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최희서는 오빠와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원치 않는 무대에서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솔을 연기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박열(이준익 감독)'에서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 역할을 맡아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 신인연기상을 휩쓴 최희서는 이번엔 일본 감독, 일본 배우들과 직접 호흡을 맞추며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최희서는 "강릉에서 촬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독특한 한국영화라는 생각을 한다. 한국과 문화, 콘텐트에 대한 일본 감독과 배우들의 애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박건용 감독)'로 데뷔한 후,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로 발돋움 하기까지 10여 년의 세월을 버텼던 최희서.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언제 어디서나 맡은 바 최선의 몫을 해내며 걸어 온 최희서는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장을 내거는 스타일이다. 배우 최희서로 꽃을 피울 시기였던 지난 2019년에는 동갑내기 남편과 깜짝 결혼을 발표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배우라는 정체성과 결혼까지의 과정을 글로 써내려가 또 다른 재능을 확인시켰던 최희서는 최근 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의 '디바'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능력도 발휘했다. 오로지 연기, 오로지 배우의 업이 아닌, 만능엔터테이너로서 다재다능의 교과서다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도전자. 그 자체로 흥미로움을 배가시키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처음에 번역 된 시나리오를 받았다. 이시이 유야 감독님은 개인적 친분은 없었지만 워낙 좋아하는 일본 감독님이어서 작품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근데 시나리오가 내가 느끼기에는 감독님 스타일의 뉘앙스가 잘 안 산 것 같더라. 그래서 '원문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을 드렸고 원문을 보면서 훨씬 시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이케마츠 소스케는 캐스팅이 확정된 상황이었고, 오다기리 죠도 합류 할 수 있다고 했다. 배우들의 존재도 출연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번역에 직접 참여했다고.
"사서 고생을 한 케이스이기는 한데(웃음) 내가 '하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번역본이 너무 아쉬웠다. 시적인 표현이 잘 살았으면 싶은 마음에 초벌 번역된 시나리오를 조금 더 다듬었다. 이런 작업은 '동주' '박열'에서 몇 번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안 할 줄 알았는데 또 하고 있더라. 하하."

-한국을 배경으로 일본 감성이 묻어 있는 영화라는 느낌이 커서 새로웠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와, 완성 된 영화를 본 후 느낌이 어떻게 달랐나.
"일본 배우들이 오프닝에서 위트있게 시작을 한 느낌이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영화가 활기차게 시작하더라. 물론 사업이 망하고 서울에서 갑자기 강릉으로 가게 되면서 금방 무너지는 구간이 있지만 그 또한 영화에서는 재미있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시나리오를 읽을 땐 '너무 급작스럽지 않나?' 싶었고, 내 역할도 '너무 우울하지만은 않을까' 걱정했는데 완성된 영화는 길게 표현하지 않아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더 즐거웠다."

-한국에서 일본 감독, 일본 배우들과 촬영하는 이색 작업을 했다.
"일본인은 딱 5명이었다. 배우 3명, 감독님 1명, 그리고 스틸 작가님 1명. 이렇게 다섯 분이 일본에서 건너왔다. 내 입장에서는 이번 영화가 '새로운 시점의 한국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본과 연출을 이시이 유야 감독님이 맡았기 때문에, 일본 감독의 시선에 담긴 강릉의 모습이 독특했고,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을 진행해 일본영화라는 생각도 크게 안 들었다."

-현장은 어땠나.
"한 가지 특이했던건 감독님이 모니터를 안 보더라. 현장에 모니터가 아예 없었다. 그런 현장은 처음이라 좀 당황하기도 했다. 뭔가 생 눈으로 내 연기를 확인하는 느낌이랄까?(웃음) 근데 카메라 옆에서 날 보는 감독님의 눈빛이 반짝거리면서 매서울 때도 있어 '영혼까지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봐 주는구나'라고 인지하게 됐다."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언제 또 한국에서 한국과 일본 배우들이 모여 가족이 되는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그 자체만으로 매력은 충분한 것 같다. 일본 감독님이 애정을 담아 한국과 한국 친구들을 찍었다는 것 역시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고."

-가족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강릉 로케이션이라 한 달 정도 강릉에서 살다 보니 조금 더 애틋해졌다. '부모님께 자주 연락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고.(웃음) 사람이 바다를 보면 더 감성적이 되는 것 같기는 하다.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숙소에서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묵었다. 매일 아침, 밤마다 경포 해수욕장 쪽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생각이 많아졌다. 근데 또 그 곳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가 다 가족이 된 것 같기도 했다."

-가족이 주요 소재로 활용되지만, 직접 연기한 솔 캐릭터를 처음 마주 했을 땐 어땠나.
"솔은 처음 접해보는 유형의 캐릭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난 정말…. 내가 전직 아이돌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하. 시나리오에 노래하는 장면이 있었다. 가요를 부르는데 꽤 잘 해야 했고, 무대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무대에 많이 서 봤던 것 같은 느낌이 당연히 들어야 했다. 나름 고민과 연구를 많이 했다. 노래 연습도 많이 했다. 솔직히 내가 노래를 잘 못 부른다. '목소리 좋다'는 이야기는 듣는데 노래할 땐 음정을 못 맞춘다. 그게 음치라고 하더라.(웃음) 음치 탈출을 위해 연기 연습만큼 노래 연습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노래 부르는 장면은 후시녹음을 못한다고 하더라. 그 사운드 그대로 써야 한다고. 내 첫 촬영이었는데 긴장도 많이 했고 부담도 됐다."

-공감한 지점도 많았을까.
"가장으로서 형제들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캐릭터다 보니까 장녀로서 부담감, 압박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솔이의 상황이 나와 꽤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자주 갖고 있는, 낮아져가는 자존감을 끌어 올리려는 모습들이 나 같았다. 무대에 서고 노래 부르고 싶어하는 솔이는 다른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은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그런 면에서 이해도가 높았다."

-이번엔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솔직히 일본어를 못하는 역할이라 한 것 같다.(웃음) 내가 '동주' '박열'로 많은 분들께 알려져 있다 보니 최희서 하면 일본인전문배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 나를 가두는 모든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시작 자체가 독특했으니까 어느 정도는 받아 들인다. 다만 '이번에도 일본인이지?'라는 시선에 '아니지롱~'이라고 할 수 있는 반전을 꾀하고 싶었다."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일본어를 잘하는건 알지만, 일본 배우, 감독과 현장에서 호흡 맞추는건 또 낯설었을 것 같다.
"소통이 어렵지는 않았다. 도움을 드릴 수도 있었지만 도움을 받기도 했다. 감독님이 디렉션을 줄 때도 영어 통역을 거치지 않고 일본어로 편하게 말할 수 있어 나로선 조금 더 긴밀한 작업을 하는 느낌이었다. 일본 배우들과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모두 작품에 대한 어마어마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디테일한 코멘트를 서로 해주는 분위기였다."

-이케마츠 소스케, 오다기리 죠와 함께 한 소감은 어떤가.
"너무 너무 좋았다. 굉장히 올곧은 사람들이고, 연기에 대한 태도가 진중하고 조심스럽다. 그만큼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도 훌륭한 분들이었다. 옆에서 많이 배웠다. 왜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면 벤치에 앉아 기다릴 때도 놀지 않는다. 상대 선수를 계속 보고 동료 선수들을 계속 본다. 이번 현장이 나에게는 그런 느낌이었다. 내가 촬영을 할 때 본인이 걸리지 않아도 옆에서 그 자세 그대로 서 있는 분들이었다. 깜짝 놀란 순간들이 많았다. 화장실도 안 가더라. 많이 본받았다.(웃음) 나는 그런 배우들을 처음 봤다. 감독님께 '원래 일본 배우들은 언제나 준비 자세로 기다리고 서포트를 하냐'고 묻기도 했다. 감독님이 '모든 배우가 그렇지는 않지만, 내가 작업하는 배우들은 그런 배우들이어서 같이 하는 것이다'며 엄청난 자부심을 보였다."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일본과 한국의 가족이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같은 여정을 떠난다.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영화의 큰 소재이자 주제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들이다. 극중 내 싱글 CD가 나온다. 노래 제목이 '아무 말도 필요없어'라는 제목인데, '말을 하지 않아도 소통이 될 수 있는 감정들이 있다'고 감독님이 믿으셨고 그런 분위기가 영화에도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 감정은 가족간의 사랑이 될 수 있고, 형제, 아들과 아버지, 오빠와 동생, 남녀의 사랑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달되는 것이 있다. 눈을 보면 알 수 있고, 함께 맥주를 마시고 밥을 먹으면 공유할 수 있는 감정들이 소중하다. 그런 것을 관객 분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한국배우와 일본배우가 소통한 감정일 수도 있겠다.
"이 영화 작업 막 시작했을 때 '기생충'이 해외 수상을 휩쓸고 있었다. 그리고 전체 리딩 날 아카데미시상식이 생중계 됐는데, 봉준호 감독님께서 상을 받으시고는 '영화에는 국경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을 때, 울컥했다. 일본 배우들과 함께 리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와 닿았던 이아기였다. 분명 이 작업을 하다보면 한일관계 이야기도 많이 나올텐데, 어쨌든 나는 눈 앞에 있는 배우를 국적을 떠나 한명의 배우로서 소통하고 연기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다. 최종적으로는 그런 영화가 나온 것 같아서 만족도가 높다."

-한일관계가 악화됐던 시기 작업을 했다. 의식되는 지점은 없었나.
"영화에도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감정이 몇 %고'라는 식의 대사가 나온다. 그 대사가 처음 받았던 시나리오에는 없었다. 감독님께서 한 두달 정도 한국에 직접 체류하면서 느꼈던 한일 관계, 갈등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넘어서 영화를 찍어 가야할지에 대해 고민 많았던 것 같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기를 하고,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눈을 보고 감정을 교류하다 보니까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틈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강릉에서 영화를 같이 찍고 있고, 영화라는 하나의 목적이 있다보니 그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전우애가 있었다. 그래서 (외부적 문제에) 영향을 받거나 의식을 하지는 않았다."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을 일본 배우들이 축하해주기도 했나.
"많이 축하해줬다. 오다기리 죠는 원래 한국을 좋아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본인 입으로도 '난 한국이 너무 좋다'고 여러 번 이야기 했고 '한국 작품이면 단역이라도 불러달라'고 해 고맙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우리 영화를 많이 좋아하더라. 나 역시 일본 영화를 잘 봐서 각자 나라에 있는 영화들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한국 영화는 나보다 일본 배우들이 더 많이 본 것 같은 모습에 힘을 얻기도 했다.(웃음)"

-한국 콘텐트가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시기다. 배우 입장에서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는 기대감과 함께 자긍심을 느낄 것 같은데 어떤가.
"'굉장히 좋은 시대에 살고 있구나.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기생충' 등 많은 콘텐트가 해외에서 놀라울 정도로 사랑받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콘텐트, 영화, 드라마들이 인터넷과 OTT의 활약으로 많이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시대에 산다는 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꿈을 더 더욱 크게 가져도 된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할리우드 진출할거아, 일본 영화 출연할거야' 그런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는다. 목표대로 흘러가기도 참 힘들고.(웃음) 올해 미국 쪽 오디션을 두 개 봤는데 다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4개인가 봤는데 하나는 되고 다 떨어졌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도전하고 있다. 다만 예전에는 '그 쪽에서 촬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컸다면, 이젠 '한국에서 촬영한 콘텐트가 먼저 해외에서 선보여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 신기하다. '장벽이라는 것이 없어졌구나, 콘텐트에 국경이 없어졌구나' 싶어 설레는 일이 많아질 것 같기도 하다."

-해외 오디션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고 했는데, 떨어졌을 때 좌절하지는 않았나. 특별히 출연하고 싶은 장르나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일단 '아워바디'를 찍을 때 캐스팅 된 해외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가 코로나19 때문에 홀드가 됐다. 내년 촬영을 목표를 하고 있다. 다 떨어진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웃음) 나는 뭐든 일단 하고 보는 것 같다. 촬영이 겹치지 않는 한 몇 가지 연기를 담아낸 오디션 비디오 테이프를 만들어 보낸다. 오디션에서 떨어지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오디션은 떨어지라고 보는거야'라는 생각으로 봤기 때문에 타격이 있지는 않았다. 이제는 굳은 살도 생긴 것 같고. 하고 싶은 장르는 액션도 하고 싶고, 스릴러도 해보고 싶다."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등 일본 감독들의 한국 로케이션이 꽤 많이 추진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시이 유야 감독과 나눈 이야기가 있을까.
"1년 반 전에 촬영을 한 작품이라 찍을 땐 이런 분위기가 될 줄 몰랐다. 다만 내가 이시이 유야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던 건 왜 한국에서 찍고자 했냐는 것이었다. 감독님이 박정범 감독님을 언급하더라. 박정범 감독님과 친한데 박정범이라는 사람이 나고 자란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다고. '그 사람이 본 한국을 보고 싶고, 그 나라의 배우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결국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싶었다.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까운 나라더라. 이러한 문화 교류는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내가 심은경 배우도 되게 좋아한다. 친분은 없지만 은경 씨가 일본에서 활약하는 소식을 들으며 열심히 응원하고 있기도 하다."

-이시이 유야 감독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등과 함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이어 일본 영화계를 이끌어 갈 젊은 거장으로 꼽히고 있다. 함께 작업한 배우로서 이시이 유야 감독이 그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감독님은 본인의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본인의 시나리오에 대해 어마어마한 확신이 있다. 촬영을 할 때에도 흔들림이 없다. 본인의 머릿 속에 완벽한 콘티가 있기도 하겠지만, 배우가 먼저 연기를 하면 그 연기를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컷을 나눈다. 우리가 신을 준비하면 보통 카메라와 조명 등을 세팅하는데 그 전에 모든 스태프들 앞에 서서 내 연기를 먼저 본다. 꼭 연극을 하는 것 같다. 미리 확인하고 본인 색깔로 담아내는 자신감과 비법이 존경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거장이라고 충분히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최희서가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이시이 유야 감독)'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송혜교 배우의 SNS만 봐도 애정이 느껴지더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촬영으로 올해를 다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히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일단 출연한 모든 배우들과 친해졌다. 처음엔 노력해서 친해진 것도 있겠지만, 같이 연기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고마워 '나도 더 잘해야지?'라는 열정이 배가 됐다. 혜교 언니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가족이 된 것 같다. 그런 우리의 관계가 방송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배우들끼리 얼마나 사랑했는지 보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태 보여드린 적 없는 새로운 역할이라 빨리 방송되길 기다리고 있다. 발랄하고 약간 민폐끼가 있기도 하고. 거의 한 회당 한 신은 꼭 취한 장면이 들어간다. 곧 방송인데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이시이 유야 감독님이 '희서 씨는 도전자네요?'라는 말씀을 해준 적이 있다. 나를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해 준 것이다. 도전자는 일본어로 직역해도 도전자다. 그 말이 재미있었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다. 호기심과 욕심이 같이 발현됐을 때 무모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를 찾게 되는 것 같다. 할리우드 오디션도 꼭 할리우드에 가고 싶어서라기 보다 합격 불합격을 떠나 과정에서 남는 재미와 중요성이 크다. 한국은 더 이상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미국에서 오디션을 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보려고 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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